인권침해 _ 손아람 작가
시골집에 내려가면 외삼촌 세 명이 번갈아 어린 나를 돌보았다. 외삼촌들의 차로 다녔던 아름다운 장소들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있다. 성인군자나 다름없던 목사 외삼촌의 입에서 운전중 이상한 단어가 불쑥 튀어나오는 걸 듣고 화들짝 놀랐던 적이 있다. 아마 그는 나보다 더 놀란 것 같았다. 다혈질인 치과의사 외삼촌의 운전 매너는 달랐다. 한번은 신호대기중인 그의 새 차를 다른 차가 들이받았다. 황급히 내린 상대운전자가 흠씬 두들겨 맞을 거라 예상했지만, 외삼촌은 자동차는 원래 소모품입니다, 라면서 그냥 보내주었다. 그 말이 너무 멋지게 들려서 내 차를 갖게된 뒤로 몇 차례 써먹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기억은 큰외삼촌의 운전 매너다. 산 만한 덩치에 지역의 알아주는 주먹이었다는 그의 차를 탔던 날이었다...
공감의 목소리/공감통신
2019. 5. 15. 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