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 권석천 (JTBC 보도국장)
제길. 지금 생각해도 징그럽게 더웠다. 올 여름 얘기가 아니다. 한 해의 끝에 무슨 일이 기다리는지 알지 못했던 2016년 여름 얘기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흘러내렸다. 무더위 탓만은 아니었다. 그해 여름 내내 정신없이 돌아다녀야 했다. 이용훈 코트(2005~2011)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그 중에서도 특히 힘이 들었던 건 박시환 전 대법관(이하 경칭 생략)과의 인터뷰였다. 삼성 에버랜드, 국가보안법, 긴급조치, 조봉암 재심, PD수첩, 위법 압수수색…. 박시환은 그가 주심을 맡았거나 소수의견을 썼던 전원합의체 판결을 중심으로 그 의미와 배경을 설명해줬다. 인터뷰는 한 번에 4~5시간씩 걸렸다. 기진맥진이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그와 헤어진 다음엔 카페 의자에든, 사무실 소파에든 몸을 뉘어야 했다. 그..
공감의 목소리/공감통신
2018. 9. 18. 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