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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다국적기업에 그 갈 길을 묻는다 - 포스코 인도제철소 프로젝트 관련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진정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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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9일, 몇 명 안 되는 사람이 포스코 본사 앞에 모였다. 포스코의 인도제철소 프로젝트 과정에서의 인권침해 가능성에 관해 '다국적기업에 관한 OECD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진정 제출 기자회견을 했다. 2008년 2월에도 동일한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3년 반이 지났지만, 프로젝트 상황은 크게 변화한 것 같지 않고, 단지 변화된 것이 있다면 그때는 변호사가 나 혼자였지만 그날은 네 명이나 되었다는 것. 포스코의 윤리경영 원칙은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 있다.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기업윤리에 위반하는 의사결정이라면 하지 않는다.’

 

2005년 6월, 포스코는 인도 오리사주 정부와 제철소 건설을 위한 MOU를 체결한다. 이 MOU는 연간 1200만 톤 규모의 제철소 건설, 관련 항구 및 발전소 건설, 6억 톤으로 추정되는 철광석 채굴, 그리고 연간 이천만 톤의 철광석 운반을 위한 철로 등 인프라 구축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총 12조 원이 투자되는 사업으로 한국과 인도 입장에서 모두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투자 혹은 투자유치 사업이다. 포스코는 인도의 GDP 11%에 달하는 부가가치의 창출, 87만 명에 이르는 직간접적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며 이 프로젝트를 선전해왔다.

 

그런데 프로젝트 개시 초기부터 곳곳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 토착민들의 생계수단 박탈과 강제이주, 도시빈민으로의 전락, 농업용수의 고갈과 항구 및 식수원, 삼림 파괴 등 환경 파괴, 무분별한 자원개발과 기업에 대한 과도한 특혜부여, 그리고 지역공동체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프로젝트 진행 과정과 반대여론과 관련된 폭력사태. 이러한 모든 문제점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채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그 심각성이 점점 더 드러나고 있다.

 

7년이 넘게 지난 현재, 이 프로젝트는 수많은 폭력의 피해자, 심지어는 사망자만을 양산한 채 답보상태에 있다. 이 프로젝트에 반대하며 마을 어귀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벌어지고 있는 지역 주민의 생존권 투쟁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2008년 2월, 당시 현지에서 벌어진 폭력사태에 대해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우리가 이 자리에 섰을 때, 포스코의 반응은 세계화된 색깔론뿐이었다. 공산주의자들의 책동에 놀아나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열망하는 한국과 인도 국민에 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 후에도 수십, 수백 명이 체포되고 다치고 있지만, 포스코는 단지 프로젝트 찬반 세력 간의 충돌에 불과하다고, 인도 경찰의 정당한 공무집행 과정상의 잡음에 불과하다고, 자신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수년째 주장하고 있다. 배후에서 조종하는 것이거나 배후에 숨어있는 것이거나 아니면 둘 다라는 강한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주정부가 포스코 제철소 프로젝트를 위해 제공하는 4,000여 에이커의 땅에는 수 세대에 걸쳐 살아온 약 4,000가구 20,000여 명의 주민 공동체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인도의 전통삼림거주민보호법에 의거하여 토지의 사용을 공동체가 결정할 수 있는 특별한 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이들의 명백한 의사는 때로는 인도 정부에 의해, 때로는 소위 ‘프로젝트 찬성 세력’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무시되고 왜곡되어 왔다.

 

최근 이 프로젝트의 환경문제 등 여러 문제점을 지적한 인도 정부의 보고서나 법원의 판결에도, 차후 생산규모의 확대를 전제로, 축소된 포스코 프로젝트를 곧바로 강행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이 점점 집중되고 있고 오늘의 문제 제기도 한국 인권사회노동단체를 넘어 여러 국제적인 단체들이 함께하고 있고 한국뿐만 아니라 노르웨이와 네덜란드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심각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겠다.

 

포스코 인도 제철소 프로젝트는 문재인 예비후보가 청와대 요직에 있을 때 노무현 대통령의 지원을 받아 시작되었고, 박근혜 예비후보의 대세론이 지배적일 때 이명박 대통령이 인도 현지까지 가서 밀어붙이려고 하였고, 안철수 예비후보가 포스코 사외이사가 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계속 진행되어온 사업이다. 이들 후보도 포스코 프로젝트와 관련된 일련의 사태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하고, 앞으로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책임 있는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다시 포스코에게 묻는다. 인도 제철소 프로젝트 자체와 그 진행과정에 있어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기업윤리에 위반하는 의사결정이라면 하지 않는다’는 소위 포스코의 윤리경영 원칙은 진정 지켜지고 있는 것일까.

 

글_ 황필규 변호사

 

공감 에세이집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 출간 - 박원순 시장, 신경숙 작가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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