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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의 공익활동 활성화' 간담회에 다녀와서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12. 10. 2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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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0일, “로펌의 공익활동 활성화”를 주제로 간담회가 열렸다. 나는 예전에 '변호사가 업무시간 후 공익활동을 하면 로펌에서는 그냥 용인해주는 정도'라고 들은 적이 있었고, ‘요즘은 뭐가 좀 달라졌나’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간담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공감 황필규 변호사의 사회로 간담회가 시작되었는데, 2006년에 처음 로펌의 공익활동 담담 변호사들이 모인 것을 시작으로 오늘이 4번째 간담회였다. 오늘은 12개의 주요 로펌에서 20명 남짓한 변호사들이 참석하였다. 황 변호사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로펌에서 공익활동을 하는 경우는 없었는데 지금은 거의 모든 주요 로펌들이 공익활동을 하고 있다. 그만큼 수요 면에서 질적·양적으로 확대되었으니, 이제는 공익활동도 좀 프로페셔널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취지를 소개한 후, 이전에 있었던 3차 간담회 내용을 간단하게 말해 주었다.

 

다음으로 염형국 변호사가 로펌의 공익활동 활성화 방안을 제안하였는데,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로펌의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에서 소외계층에 대한 현물이나 금전 지원도 중요하지만 로펌의 전문성을 살려 공익법률지원활동을 하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공익활동일 것이다. 많은 로펌에서 자체 공익활동위원회를 두고 공익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나 법률지원을 필요로 하는 소외계층이나 공익단체에서 직접 로펌과 연결되어 활동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로펌 내 공익활동을 중개하고 조정하는 공익전담변호사가 있어야 하며, 공익전담변호사가 없다고 하더라도 공익법 단체나 외부의 공익변호사와 연결되어야 효율적인 공익법률지원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변호사 공익활동중개센터의 설립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그 후에는 오늘 참석한 변호사들이 자신들이 몸담은 각 로펌의 공익활동 현황에 대하여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부분의 로펌들이 기부나 봉사활동 같은 비법률적 지원 활동 등은 꾸준히 해왔으면서도 공익법률지원활동은 법률상담 정도에 머무른 정도가 많았다. 공익법률지원활동을 로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하려고 해도 우선은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고, 다음으로는 시스템적으로 어떤 곳에서 어떠한 방법으로 할 것인지를 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펌 내에서 공익활동을 활성화하려는 의욕들은 대단히 커보였는데, 로펌 경영진의 의지가 크면 클수록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현실화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늘 간담회에서는 특히 로펌 변호사들이 현실적으로 공익활동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들을 솔직하게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공익활동을 위한 기금 마련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공익활동 시간을 모두 billable hour로 인정할 수 있을지, 어떤 것을 공익활동이라고 봐야 할지 등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많았다.

 

우선 공익활동기금마련에 대하여 ‘우리는 공익활동 기금을 로펌 총수익의 몇 %로 정해놓았다’, ‘우리는 그렇게까지는 못하고 자발적으로 기금을 모으되, 로펌이 같은 기금을 매칭 펀드 형식으로 내어놓는다’, ‘우리는 따로 사단법인을 만들려고 한다’는 등의 얘기가 쏟아졌고, 공익활동 시간에 대하여도 다른 로펌은 공익활동 시간을 전부 billable hour로 인정하는지, 개인적으로 활동한 시간까지 인정하는지를 궁금해하는 변호사들이 많았는데 어떤 로펌은 공익활동시간에 대하여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인텐시브까지 인정한다는 얘기가 나오자 부러워하는 변호사들도 있었다. 나 역시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로펌에서 훨씬 더 적극적이고 실질적으로 공익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또한, 어떤 활동까지를 공익활동으로 할 것인지가 정해져 있지 않아, 예를 들면 성적소수자에 대한 법률지원을 공익활동으로 볼 수 있을 것인지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에 대하여는 공익법 단체 같은 곳을 중심으로 세부적인 규약을 마련해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해결책이 제안되기도 했다. 실질적인 문제점과 해결책이 난무하여 당일 처음 대면했던 주제인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이후에는 태평양의 공익활동위원회 활동현황과 동천의 공익활동중개 시스템을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특히 동천은 공익활동을 직접 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익활동을 하고자 하는 변호사들을 필요한 곳에 연결해주고 관련 교육훈련까지 지원하는 ‘프로보노 중개지원’을 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염 변호사가 꼭 필요하다고 한 공익활동중개센터의 모습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태평양에서 공익활동만을 전담하기 위하여 만든 재단법인인 동천이 태평양 외 다른 로펌의 공익활동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태평양 소속 변호사가 태평양에 집중하셔야 하는 것 아니냐며 농담을 하셨는데, 그 모습이 웃기면서도 보기 좋았다. 동천의 양동수 변호사는 로펌들이 공익활동을 하려면 공익전담변호사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공익전담변호사를 고용하는 데 필요한 연봉은 어차피 비용처리 할 돈이니 로펌입장에서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명쾌한 결론을 내리셨는데, 진로를 고민하는 나와 같은 예비 변호사 입장에서도 매우 환영할 만한 해결책이었다. 또한 로펌 변호사에게 생애주기 패턴을 고려한 프로노보 활동을 하게 함으로써 ‘데쓰벨리기간’이라고 일컬어지는 3~5년 차에도 지속적인 동기부여를 하여 자기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나중에는 해당 영역의 공익법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했는데, 이것 역시 변호사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전략인 것 같았다.

 

그 외에도 참신하고 획기적인 얘기가 많이 나와서 흥미로웠지만 지면 관계상 생략하기로 한다. 예상한 시간을 훌쩍 넘었지만 마지막까지 서로 궁금한 것을 질의하고 성의 있는 대답이 오갔다. 오늘 논의한 것만이라도 온라인시스템을 만들어 자료로 공유하고 1년에 두 번 정도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것으로 하고 간담회는 마무리되었다.

 

뒤풀이에서도 프로보노 활동에 대한 논의가 계속 이어졌는데, 황 변호사는 우리 사회가 공익활동이라는 말에 굉장히 센서티브한 것 같다고 하시면서, 몇몇 대형 로펌에서 드러내놓고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풍토를 아쉬워하셨다. 양 변호사는 자신도 로펌에서 일을 해봤기 때문에 다른 변호사에게 주말을 포기하고 이 일을 하라고 말하기가 어려웠지만 공익활동을 하면서 만족감을 느끼는지를 스스로 판단할 정도가 될 때까지는 공익활동을 지원해주는 프로보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염 변호사님가 처음에 말한 대로, 공익활동을 하고자 하는 변호사들과 변호사의 법률지원을 필요로 하는 공익단체를 매개하고, 해당 분야를 처음 접하는 변호사들이 관련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교육받을 수 있도록 프로보노 인스티튜트(Pro bono institute)나 내셔널 프로보노 리소스 센터(National pro bono resource 같은 공익활동중개센터를 설립한다면 좀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프로보노 활동이 가능할 것이다. 옆에서 조용히 변호사님들이 하는 말을 들으니, 아직은 생소한 ‘프로보노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이 머지않아 생기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오늘 참석한 한 변호사가 공익활동을 하는 변호사들 얼굴은 다 밝은 것 같다며, 공익활동은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냐는 농담을 했는데, 그러고 보니 우리 공감에서 일하는 구성원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들까지 얼굴들이 밝은 것 같다. 화이트닝을 위해서라도 공익활동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나중에 변호사들의 공익활동이 당연시되는 사회가 되면 내가 그 논의의 역사적인 현장에 있었노라고 자랑할 날이 하루 빨리오기를 바란다.

 

글_ 장지혜 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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