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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성모병원, '성모'를 버리고 '강남'을 선택하다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08.11.1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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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3일, 비는 오후께부터 추적추적 오기 시작하더니 저녁이 되어서는 제법 빗발이 굵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남성모병원 앞에서는 수십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빗줄기에도 아랑곳 않고 촛불을 밝히고 있었다. 지난 주, 기륭에서 더욱 본격적으로 타오르기 시작한 비정규직 문제가 도화선을 타고 이곳저곳에서 불길을 밝혔다. 소리없이 투쟁하고 있던 강남성모병원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공감 홍보팀에서도 이날의 열기를 제대로 느껴보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강남성모병원의 파견노동자들은 사진으로 보이는 바로 이곳에서, 전날까지만 해도 같이 일했던 동료들에게 질질 끌리다시피 하여 병원에서 쫓겨났다. '우리를 인간 이하로 대우하지 말라, 동료들에게 끌려 병원을 나가느니 차라리 용역 깡패를 불러 우리를 내치라'고 외치는 이들에게서 느껴지는 서글픔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이끌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투쟁'이라는 방법을 선택했지만, 강남성모병원에게 이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릴까 의문이었다. 귀를 닫고 있는 자들을 위하는 듯,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못내 원망스러웠다.

'카톨릭재단이라 다른 곳보다는 근로자들의 권리를 존중해 주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해왔던 터라 이러한 사태가 더욱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근로자들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지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을 선호해왔던 강남성모병원의 행태를 알고나서는 이들의 행동에 치가 떨릴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파견업체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월급의 30%를 고스란히 떼어가도록 하는 파견계약서를 작성해왔다.

[관련기사]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60081027164221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317844.html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고용된 비정규직 근로자들 28명이 강남성모병원에서 집단해고 된지도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병원 측에서는 한 달이 넘게 이어져오고 있는 농성에도 '이들을 알선한 파견업체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단 한 번도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강남성모병원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성모'의 상징과 의미를 병원을 경영하는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실제로 강남성모병원에서는 얼마 전부터 6인 입원실을 없애고 더욱 고품격화된 1인 VIP 입원실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투쟁하는 자들은 강남성모병원이 '성모'는 없어지고 '강남'만 남았다고 외쳤다. 농성하는 이들은 대부분 가톨릭 신자들이었다. 그들은 지금의 사태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걸까.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걸까.


그저 강남성모병원이 간판을 고쳐 달 날도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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