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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인권법 캠프 후기] 우리 사회 노동인권의 사각지대, '특수고용노동자'로 다시 생각해 본 노동자란? - 정소영

공감이 하는 일/공감 인권법 캠프

by 비회원 2012.08.1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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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에 대한 강좌! 캠프 이전부터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에 관심이 있던 터라 무척이나 기대되었다. 그렇지만 처음 노동인권이란 주제를 선택할 때만 해도 나는 막연하게 생산 현장에서 인권을 침해당하고 생존권마저 위협당하는 노동자들의 인권을 떠올렸고, 마음가짐 역시 그들의 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바탕을 둔 정도였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강좌가 시작되기 전에는 과연 우리는 왜 노동자가 아닙니까?”라는 제목의 노동인권 강좌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게 될 것인지에 대해 짐작이 가지 않았다.

 

이렇게 궁금증을 가득 안고 드디어 시작. 강좌의 첫머리에는 세 가지의 물음이 등장했다. 각각은 택배기사들이 노동자인지 아닌지, 기업으로 연수를 나가는 특성화고 3학년 학생들이 노동자인지 아닌지,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쟁점을 담고 있었다. 모두들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나름의 답을 선택하고 자리를 이동해 같은 선택을 한 사람들끼리 모둠을 이뤄서 의논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 과정에서 나는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다양한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앞서 말한 물음에 답을 내리기 위해 나는 제일 먼저 법에서 노동자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를 찾아보고자 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강좌를 통해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1호에서 노동자를 규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근로기준법에서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따르는 수입에 따른 생활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강좌가 진행되는 동안 이러한 성문법에서 제시하고 있는 노동자에 대한 두 줄의 법 규정이 다양한 현실에 처해있는 노동자들을 모두 규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이에 대해 대법원은 판례를 통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업무 수행과정에서 사용자에게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지,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와 같은 총 열 가지의 기준을 제시했지만, 그럼에도 노동자성을 판단하는데 어떤 원칙이 정해져 있다기보다는 때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 등 현실에서는 법이 노동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노동인권과 관련된 문제를 생각할 때 나는 한 번도 노동자의 범주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느껴보지 못했다. 내 눈에는 노동자로 보이는 누구든지 노동자이고 이들의 노동인권은 법을 통해 보장받아야 하는 게 아니겠느냐는 단순한 생각에 그쳐었는데, 아예 노동자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특수고용노동자라든지 자영업자라고 분류되어 노동자로서 누려야 할 노동인권을 주장할 법적인 통로가 막혀있는 사각지대를 알게 되면서 노동인권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 강좌의 제목이기도 했던 우리는 왜 노동자가 아닙니까?” 라는 외침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노동인권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두 시간이라는 시간이 너무나 아쉽게도 눈 깜짝할 사이에 훌쩍 흘러가 버렸다. 이번 공감 인권법 캠프 노동인권 강좌를 통해 나는 과연 법이나 판례에서 말하고 있는 노동자성 여부의 판단 기준이 현실의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데 있어 실효적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인권법을 함께 이야기하는 이 시간, 법이 인권보다 우선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도 참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또, 앞으로 이번 캠프를 통해 함께 고민한 노동인권에 대해서 더욱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감 여름 인권법 캠프!

 

 

인권법 캠프 참가자_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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