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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변의 변] 트랜스젠더의 모성권? 부성권은? - 장서연 변호사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변

by 공감이 2012.05.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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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의 모성권? 부성권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조금 복잡한 질문을 해보려고 한다. 트랜스젠더에게 법적 성별정정의 요건으로서, 의무적으로 “생식능력 상실”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가.
 
현재 대법원의 ‘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 등 사무처리지침’에 따르면, 법적 성별정정의 허가기준으로서 "생식능력이 없고, 향후에도 생식능력이 발생하거나 회복될 가능성이 없음"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7대 국회 때 발의된 ‘성전환자의 성별변경 등에 관한 특별법안(노회찬 의원안)’에서도 성별변경의 요건으로 “생식능력이 없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성별”에 대한 결정에서 “생식능력”은 필연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인가. 생식능력 상실요건은 트랜스젠더들에게 임신/출산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를 박탈하는 것 아닌가. 이는 과거 장애인들에게 비자발적인 불임수술을 강요하는 것처럼 심각한 인권침해가 아닌가.
 
이와 대조적으로, 외국에서는 한 FTM 트랜스젠더 남성이 불임인 아내를 대신하여 임신/ 출산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셋째 자녀를 출산하였다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하여 “태어난 아기는 이 남성을 ‘엄마’라고 불러야 하나, ‘아빠’라고 불러야 하느냐”며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한편, 한국 대법원은 2011년 9월, “성전환자가 미성년자인 자녀가 있는 경우 성별정정을 허가할 수 없다”는 결정을 하기도 하였다. 그 이유는, “자녀의 입장에서는 부/모의 성별이 뒤바뀌는 정신적 혼란과 충격을 일방적으로 감내해야 하고, 동성혼의 외관이 현출될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은 엄연한 현실이고, 감수성이 예민한 미성년자인 자녀를 이러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도록 방치하는 것은 친권자로서 또는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책무를 도외시하는 것”이라면서 “미성년자인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성별정정을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소수의견은 “이미 부모의 전환된 성에 따라 자연스러운 가족관계가 형성된 경우 등에서는 성별정정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미성년자의 복리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반대의견을 내기도 했다.
 
성별정정의 요건으로 “생식능력 제거”나 “미성년자 자녀 유무”를 기준으로 두는 것은, 결국 남성/여성을 전제로 한 이성애 중심적 부/모를 벗어난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법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존재하는 트랜스젠더나, 동성 커플 등 다양한 가족형태에 대한 진지한 고찰 없이, 단순히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이유로 이렇게 손쉽게 한 개인의 자기결정권의 본질적 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은 문제다. “사회적 차별과 편견”이 문제라면, 그러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해소하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대법원의 결정은 오히려 이런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고착화시키고 있다.
 
임신, 출산, 양육 등 모·부성권은 누구든지 차별 없이 누려야 할 천부적 권리이다. 그런데 이러한 당연한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이고, 이를 제한하고 있는 기준들은 누구의 관점으로 만들어지고 있는가.

하와이 대학의 캐롤 제이 페터슨 교수는, 이처럼 트랜스젠더의 성별정정을 위해서 생식능력 제거를 포함한 성전환수술을 의무적으로 요구하거나, 자녀가 없을 것을 요구하는 것은 장애인권리협약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한민국도 가입비준한 장애인권리협약 제23조는 “당사국은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조건으로 결혼, 가족, 부모신분(parenthood) 및 관계에 관련되는 모든 문제들에 있어 장애인 차별을 근절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협약에서는 ‘장애’의 개념을 한정적으로 정의하는 대신에 협약 전문에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장애는 점진적으로 변화되는 개념이며, 장애인 개인의 손상과 다른 사람들과 동등하게 사회에 완전하고 효과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저해하는 태도 및 환경적인 장벽 간의 상호작용으로 기인한 것임을 인정한다.”

이에 따르면, 여전히 의학적으로 성주체성장애(Gender Identity Disorder)라는 정신장애로 진단되고 있는 성전환자들도 법적, 사회적, 규범적으로 사회로부터 동등한 참여에서 제한, 배제, 분리, 거부되고 있고, 환경적인 장벽으로 인한 장애가 있는 장애인으로 보아, 장애인권리협약과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적용을 받아야하지 않을까.

만약, 그렇다면, 대법원 예규에서 제시한 성전환자 성별정정의 요건 중 생식능력이 없을 것을 요구하거나, 미성년자 자녀가 없을 것을 요구하는 것은 장애인권리협약 뿐만 아니라,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8조 ‘누구든지 장애인의 임신, 출산, 양육 등 모·부성권에 있어 장애를 이유로 제한·배제·분리·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를 위배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운동적으로, 트랜스젠더(성전환자)를 장애로 보아야 하는가라는 것은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성전환증을 정신장애 목록에서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는 반면에, 그렇게 되면, 호르몬 치료나 성전환 수술의 의료적 접근이 어려워진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도 있는 등, 복잡한 논쟁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글_ 장서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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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5.20 22:28
    공감에서 트랜스젠더와 같은 성적소수자를 위한 논설을 한다는 것에 대해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공감은 트랜스젠더와 같은 소수자의 모성권/부성권을 논하기 이전에 공감에게 기부를 하고 있는 많은 기부자들의 의견과 성향을 먼저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감은 공익변호사 뿐 아니라 꽤 많은 수의 소액 기부자들의 공감이기 때문입니다. 트랜스젠더 같은 소수자를 위해서 기부금이 쓰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충격으로 받아들일 기부들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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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5.22 10:30
    안녕하세요. 공감의 지향, 미션은 "소수자, 사회적 약자의 구체적 인권을 보장하고, 인권환경에 대한 제도적 개선을 통해 우리 사회 인권의 경계를 확장"하고자 함에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차별받아 온 트랜스젠더,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 인권도 제도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소수자, 사회적 약자의 인권 영역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공감은 2006년부터 성전환자특별법 제정운동, 차별금지법 제정운동 등을 통해 성소수자 인권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공감에서는 소수자 인권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노동자, 철거민, 공익제보자 등, 이러한 다양한 영역에서 모든 기부자님들의 의견이 동일할 수 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권과 평등을 지향하는 공감의 중심 가치를 지지해 주시는 분들이 공감에 기부를 해주고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또, 공감 칼럼은 일방적인 주장을 강요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 간과해 온 소수자들이 처한 현실과 제도적 문제점에 대해서 고민을 나누고자 하는 문제제기 차원의 글입니다.
    선생님의 의견을 통해 저희도 한 번 더 고민하고 논의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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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5.24 14:25
    앗, 저는 기부를 하고 있지만...
    공감이 트랜스젠더와 같은 성적소수자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나가는 것에 완전 지지하고 공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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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5.24 21:31
    첫번째 의견을 쓴 기부자입니다. 공감의 활동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꽤 오래전부터 소외된 성소수자들의 인권들 역시 다뤄왔음에도 모르고 있었으니까요. 저는 제 기부금이 성소수자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쓰이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제가 관심을 덜 가져서 그간 공감이 성소수자들을 위해서도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몰라왔던 것이지만...왠지 모르게 적극적으로 알려주시지 않은 공감에게도 서운한 생각이 드네요. 분명 성소수자들을 위한 공감의 활동을 지지하는 기부자들도 있을테지만, 저처럼 성소수자를 일반적인 소수자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싶지 않는 사람들도 공감의 기부자들 중에는 있을 것입니다. 저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 다만 공감에서 하는 많은 활동중 특정분야만을 위한 기부(혹은 특정 활동을 배제한 기부)가 가능하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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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6.07 11:07
    저는 오히려 공감의 다양한 활동을 모두 듣고 보는 게 좋아요. 그동안 제가 몰랐던 소수자의 문제를 알려주고, 제가 가진 시야의 비좁음을 일깨워주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