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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인권법캠프 후기] 노동인권 강연 - 울분과 걱정으로 코끝이 찡해지는 시간 (이한나)

공감이 하는 일/공감 인권법 캠프

by 비회원 2012.03.0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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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의 산증인, 공유정옥을 만나다!

 

공감 인권법캠프에서 누리는 장점은 바로 유명인사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노동’편 강의를 맡아주신 공유정옥 선생님 역시 제게는 ‘신문에서나 볼 수 있는 훌륭한 분’이었습니다. 반도체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한 단체 ‘반올림’에 대해 들어본지도 벌써 수년째인데 그 ‘반올림’의 산증인을 직접 만나게 되다니! 설렌 마음으로 강의가 시작되길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의욕적이었던 마음가짐과는 달리 제 몸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캠프 둘째날 오후라는 시간과 희미한 빔프로젝트 불빛은 맹렬하게 잠신을 소환한 것입니다. 그럴수록 전 눈을 부릅뜨고 선생님 말씀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잠을 쫓기 위한 노력은 곧 불필요해졌습니다. 선생님께서 전하는 반올림의 역사는 눈 밑에 바른 물파스와도 같았기 때문입니다.

 


울분과 걱정.. 코끝이 찡해지는 시간.....


10만 명 당 한두 명 발생하는 희귀병이 왜 하필 같은 공장에 근무한 사람들에게 많이 발병하는지, 왜 사측은 ‘유독 화학’ 성분을 밝히지 않는 건지 회사는 사실을 은폐했습니다. 저는 은폐된 진실에 답답해하는 선생님을 보면서 현장에서 느끼신 울분을 그대로 전달받았습니다. 또 회사 측 변호사들이 법정에서 펼치는 유려한 말솜씨에 입이 벌어졌다는 말씀을 듣고 조금 뜨끔했습니다. 훗날 나는 이익 앞에서 양심을 지키는 변호사가 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갑네기 87년생 여성노동자의 죽음을 말할 때, 공유정옥 선생님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습니다. 저도 코끝이 찡했습니다. 매일매일 ‘케미컬’ 냄새를 맡으며 작업하지만 그 성분이 무엇인지 알고 일하는 노동자는 없었다고 합니다. 희생된 노동자도 자신에게 병을 안긴 물질이 무엇인지 모른 채 세상을 떠났겠지요. 그리고 몇 장의 앳된 얼굴들이 스크린에 띄워졌습니다. 모두들 머리가 반들반들한 삭발을 하고 있었습니다.

 

 

내게 반올림이란?


‘사람과 사회를 모두 살리는 의사’ 자신을 소개할 때 쑥스러우신 듯 조심스레 꺼내놓은 저 수식어를 듣는 순간, 정신과 의사 정혜신 씨가 떠올랐습니다. ‘거리의 의사’ 정혜신 씨에게는 쌍용자동차 해직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심리치유센터 ‘와락’이 있고 공유정옥 선생님께는 ‘반올림’이 있습니다. 이 두 단체가 존재하는 목적은 명료합니다. 또 바로 노동자들의 몸과 마음이 파괴된 이유 역시 분명합니다. 노동자가 인간으로서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반올림이 산업재해라는 형식을 들고 싸우고 있지만 물질적인 보상만이 아닌 인간다움을 보장 받을 것을 주장하는 일을 우리는 기억해야합니다.


자신의 몸을 보호할 기본적인 권리부터 지켜나감으로써, 노동 앞에 소외되지 않는 노동자로 살아갈 것을, 반올림은 촉구하고 있었습니다. 나 역시 그런 노동자가 될 수 있을지, 그리고 그렇지 못한 노동자의 친구가 되어 살아갈 수 있을지 언제나 실천은 부족하고 고민만 많은 제게 또 하나의 고민을 안겨주는 시간이었습니다.

 



글_ 제5회 인권법캠프 참가자 이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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