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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례포럼 후기] 한국의 홈리스 현실과 홈리스 운동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12.03.0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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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기 인턴들이 준비하는 마지막 월례포럼, 2012년 2월의 월례 포럼은 <홈리스 행동>의 이동현 집행위원장을 모시고, “홈리스 현실과 홈리스 운동”이란 주제로 진행되었다.

# 노숙인이 아닌 “홈리스”
자신을 “활동가”라고 소개하시면서 인사를 하신 이동현님은 소속되어 있는 단체인 <홈리스 행동>이 기존의 “노숙인”이란 용어가 아닌 “홈리스”라는 표현을 쓰면서 새롭게 출범하였는지부터 설명하였다.

우리나라에서 “노숙인”이란 보건복지부령에서 규정한 용어로 “일정한 주거지 없이 거리나 노숙인 쉼터에서 생활하는 18세 이상의 자”를 말한다. 그러나 서구의 경우, “홈리스” 개념은 거리나 시설 생활자는 물론 불안정한 주거지에서 생활하는 모든 사람을 지칭한다.

이처럼, “홈리스”라는 범주는 단순히 거리 혹은 쉼터에서 생활하는 “노숙인”의 범주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쪽방-고시원-컨테이너-다중이용업소(사우나․ 만화방․ 다방) 등 주거로서의 적절성과 점유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은 곳에서 생활하는 다수를 고려한 “주거 빈곤 상태”를 넓게 아우르는 표현이다. 한편, “노숙인”이 정책의 대상으로 낙인찍혀 있는 용어란 점에서 “홈리스”는 주거권의 박탈이라는 당사자들의 현실인식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낙인감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 홈리스의 실태

“홈리스”라는 용어가 이렇게 중요한 이유를 지니고 있는 까닭은 홈리스 현황에서 잘 드러난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거리와 시설에만 사는 분들만을 대상으로 삼아 통계상으로 5000명이 넘지 않는 인구만이 노숙인 이라고 수치화 했는데, 이는 직관상으로도 믿기 힘든 수치이다. 그러나 홈리스란 범주를 통해 “주거의 부적절성, 점유의 불안정성”을 내포하는 공간에서 생활하는 홈리스 인구는 20만 명까지로 추산된다.

홈리스 중에서 고시원에 사는 인구가 가장 큰 범위를 차지했고 컨테이너, 여관-여인숙, 다중이용업소가 뒤를 이었다. 거리홈리스의 경우에는 더욱 더 열악한 실정이었는데, 거리에서 생활하는 분들이 제일 많은 곳은 철도역 주변으로, 그 다음이 공원, 병원이나 주차장 등이 후순위를 차지했다.

병원에서 생활하는 홈리스에 대해 일반인들이 생소 할 수 있는데, 국공립병원 등의 로비에서 주무시거나 병동에 보호자들이 쓸 수 있는 샤워시설 등을 이용하여 생활하는 홈리스들이 많다고 한다. 위에서 살펴 본 것과 같이 거리 홈리스의 70%가 공공장소에서 생활하고 있고, 때문에 정부의 공공장소 운영에 따라 거리홈리스의 대우는 다를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 있었던 서울역 강제퇴거조치가 홈리스들에게 얼마나 큰 타격을 주었을 지를 공감할 수 있었다.

# 홈리스의 인권실태

이동현 집행위원장은 홈리스들이 경험하는 인권실태가 “바닥”이라고 지칭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집이 없으면 주민등록이 말소되는데, 주민등록은 누구나 다 있는 건데 자신만 없으면 사람도 아니고 동물도 아닌 상태라고 여겨진다. 그래서 주민등록이 살아나면 “사람이 되었다”고 표현할 만큼 주민등록이 말소된 홈리스는 위치는 사람과 동물사이의 중간자적 지위에 속한다고 해도 진배없다.

홈리스들을 인권의 사각지대로 모는 가장 큰 문제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명의 도용”문제였다. 예전에는 인신매매, 노동착취 등 인적자원을 이용하여 착취하는 것이 과거의 행태였다면, 2000년대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지적장애인 등 자기발언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명의도용이 이루어져 심각한 피해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는 신용을 도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피해가 막대한데, 한 홈리스 사례에 의하면 이분 명의로 중장비대여업체 등 브로커들이 남긴 체납세가 11억 정도라고 하니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인권침해였다.

조세체납의 문제 뿐 아니라, 신용카드, 대포폰, 대포차 등의 방식으로 문제가 벌어지는데, 현재 개인파산제도는 사기일 경우만 해당되고, 채무는 조세성 채무, 건강보험료 등은 그대로 남아서 많은 홈리스 들이 억울하게 감옥을 가기도 하고, 공문서위반 등의 혐의로 철창에 갇히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홈리스 행동>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실태조사를 하고 문제제기를 하여 서울시가 한번 대책을 만든 적이 있었는데, 노숙인 쪽방주민을 대출 불가자로 등록한 것이 그 것이다. 신용정보회사를 선정하여 노숙인 리스트를 여러 기관에 유통을 시켜서 노숙인이 대출을 못하게 하면 명의도용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정부의 방책으로는 명의도용을 막을 수 있지도 않을뿐더러 노숙인 들을 대출 불가자라고 등록을 했을 때 나타나는 문제는 더 컸다. 결국 서울시 사업은 무산이 되었고, 그 뒤로도 뾰족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실제 홈리스들의 실정에 대해 귀 기울이지 않은 결과였다.

홈리스들에게 명의도용이라는 사회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면, 그와 동시에 건강문제도 큰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홈리스들의 건강실태를 대표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망률”이다. 2009년 사망통계를 보면 2009년에는 357명이 사망했는데, 서울시의 노숙인 의 수가 3000명이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할 때, 서울시 노숙인의 10분의 1이 매년 죽는다고 볼 수 있다.

통계상으로 노숙인이 매년 급격하게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사망률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너무나 처참하고 안타까운 실정이 아닐 수 없었다. 비노숙인구라면 사망원인이 되지 않을 손상, 중독, 외인성 질환이 홈리스들의 가장 높은 사망원인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2009년의 수치는 99년에 비해 3배 이상의 사망률이라는 것이었다. 이 같은 사망률은 노숙인 의료 체계에 “구멍”이 있음을 반증하고 있는 것으로, “다쳐서 죽는” 홈리스들에 대한 집중적인 의료대책이 절실함을 공감할 수 있었다.

# 홈리스에 대한 몇 가지 변명

우리 사회가 공유하고 있는 홈리스에 대한 이미지와 편견은 대략 “ 왜 노숙을 하느냐, 자활의지가 박약해서이지 않나, 노숙인 시설이 존재하는데 왜 안 들어가고 거리에서 생활하느냐 ” 등이다.

홈리스들이 홈리스 상태에 처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거문제”와 “일자리 문제”이다. 언론에서는 홈리스들을 대상으로 참여형 취재를 하여 “노숙을 왜 하느냐”라고 물었을 때 “여기가 좋아서” 라고 답변했다고 보도한다. 흔히, 대중들은 그런 기사들을 보고서 홈리스들이 “노숙을 좋아해서” 한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동현 집행위원장은 자신의 실제 경험을 언급하면서, 홈리스들과 만남을 계속하다보면 실제로 홈리스들은 홈리스 상태를 벗어나고 싶어 한다고 설명한다. 처음 만난 기자한테 자신의 아픔을 구구절절 다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뿐더러, 자신의 아픔을 다시 꺼내도 도움을 받기 힘든 실정이지만 언론은 마치 홈리스들이 자신들의 상태를 “선택”한 마냥 기사를 쓰고 있는 것이다.

노숙을 한다는 것은 바로 자신의 “사적 주거 공간”이 없다는 것으로, 자기 집이 있는데 노숙하는 사람은 없다. 전 세계 적으로 경제수준이 우리나라 정도 되는 국가들의 비율을 봤을 때, 공동주택 비율이 20%정도 되지만, 우리나라는 4% 정도이다.

노숙문제가 특히 가시화된 것은 IMF이후로, 당시는 노숙인이란 용어도 없을 때로 부랑자 등의 단어를 사용되었다. IMF 이후 넥타이를 맨 실직자들이 공원에서 자고 일자리 구하러 다니면서 실직노숙자라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 현재 노숙하고 있는 분들은 IMF당시 노숙하던 분들은 아니지만, IMF가 만든 경제구조는 계속해서 새롭게 노숙으로 내몰리는 25%의 인구를 만들어 내고 있다.

홈리스들에 대한 또 다른 편견 중 하나로는 “자활의지”에 관한 문제이다. 서울이란 대도시에서 생활하다보면 하루에 1번 이상은 노숙문제는 일상적으로 접하는데, 시각적인 정보를 통해 이 문제를 접하다 보니 홈리스들이 게으르고 자활의지가 없기 때문에 현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매일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홈리스의 비율은 85%로, 건강상황이 매우 악조건인 상황을 생각했을 때 홈리스들의 자활의지는 오히려 과잉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들이 근로활동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구직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와 문제들을 보아야 하는데, 이는 앞서 말했던 거처나 주민등록말소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다.

주민등록이나 거처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직장이 생겼을 때 일정정도의 경비가 잘 갖춰져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취업은 한계가 많다 또한, 이들의 인적자원은 기계기능직, 단순노동직이 60%, 영세자영업이 10%이며, 평균연력 48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새로운 인적자원으로 태어나기엔 나이가 많고, 학력도 중졸 이하인 분들이 많아 현재의 바뀐 산업구조에서 재기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동현 집행위원장은 조심스럽게 홈리스들의 “정신질환”과 “알코올중독” 문제에 대해 언급하였다. 일반적인 편견과는 달리 정신질환과 노숙의 선후관계를 잘 따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홈리스들을 한두 달 정도 만났을 때와는 달리, 홈리스 생활이 6개월 정도 지난 홈리스들이 혼잣말 하는 등 정신질환자 혹은 알코올 홀릭으로 변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즉, 정신질환자이기에 노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노숙을 하기 때문에 정신질환자라고 변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노숙인이 가지는 스트레스 지수가 월남전 참전 병사들, 비행기 추락사의 생존자랑 똑같다는 한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즉, 열악한 환경과 두려운 남의 시선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맨 정신을 가지고 노숙을 하기 힘들고, 정신질환이나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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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의 생생한 질의응답
홈리스들과 직접 만나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 이동현님의 생생한 강연답게, 강연 이후의 질의 응답 시간도 여러 가지 첨예한 질문들이 많이 오고 갔다.

14기 인턴 우람은 인터넷 뉴스 댓글 등을 보면 세금 낭비 등 홈리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은 편이어서 인식개선이 먼저 이루어질 필요가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빅이슈 잡지를 문화적영역과 연계해서 인식 개선을 도모하는 방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동현 집행위원장은 사회적인식이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허나 인식 개선은 하기 힘들고 현재 잘하지 못하는 부분이라는 것도 인정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빅이슈가 추구하는 것과 <홈리스 행동>이 추구하는 것이 명백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빅이슈는 자신들을 운동단체가 아닌 회사로 생각할 뿐 아니라, 자활하는 노숙인과 그렇지 않은 노숙인을 구분하고, 일하지 않는 노숙인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노숙인 = 자활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홈리스의 개념을 홈리스를 일하는 자와 일하지 않는 자 두 가지로 나누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다음 질문으로는 이번 월례포럼을 함께 준비한 차혜령 변호사가 <홈리스행동>이 하는 여러 활동소개를 부탁하였다. 이에, 이동현 집행위원장은 <홈리스행동>은 기본적으로 “운동 단체”로서, 홈리스 당사자 분들이 사회와 잘 만나기를 추구하는 단체이므로 함께 집회를 나간다고 소개했다. <홈리스행동>의 활동은 크게 홈리스를 직접 만나는 현장 활동, 미디어 매체활동, 야학 등 3개의 큰 활동들로 나뉘어 진다. 현장 활동은 금요일마다 서울역에 나가 홈리스들을 현장에서 만나는 것으로, <홈리스행동>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 하면 여러 기관에 노크해서 손과 발이 되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야학은 2006년도부터 열어 거리 쪽방, 등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생활학문, 홈리스인권, 문화취미. 컴퓨터, 한글, 기초 영어, 생활체육교실 등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명의도용피해 고발 등의 프로젝트 사업도 상시로 진행하며 상근자는 3명이라고 대답하였다.

14기 인턴 강성대는 강의 중 언급된 “임시주거지원”에 대해 질문 했는데, 이동현 집행위원장은 거리에서 노숙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임시 주거 받겠다고 한 신청자들에게 고시원쪽방을 구해주어 3개월까지 방비를 내드리고, 3개월 동안 앞으로 어떻게 살지 함께 계획하고 3개월 뒤에는 스스로 방비를 낼 수 있게 자립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하였다. 장애도 있고 연세도 있어서 노동이 힘들 분들에게는 차상위 계층이나 기초생활수급자로 받도록 하거나, 일을 할 수 있는 분들은 구직활동을 도와드려서 80.5%정도 탈시설 하도록 재활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14기 인턴 임유경은 기존에 있던 홈리스운동에는 남성홈리스들이 많은데 여성홈리스들도 늘어나는 추세에서, 여성홈리스들에 대해서 별도의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기존에 있던 운동방향과 다르게 진행을 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동현 집행위원장은 그동안은 고민이 많이 없었는데, 성인지적 관점에서 생각하게 된 것이 <홈리스 행동>에서 여성 활동가들이 힘든 상황에 처하기도 해서 내규를 만들었다는 점을 이야기 하였다. <홈리스 행동> 사업에 있어서도 내규를 만들고, 성평등위원회를 만들어서 홈리스 행동 자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정도만 이야기를 하였는데, 여성 시설이 부족한 점에 대해 확충해야한다고 정도만을 공유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여성을 위한 쉼터가 부족하고, 여성홈리스들은 거리에 있을 때 갈 곳이 없으며, 여성을 위한 상담보호센터가 없는 상황에서 여성 홈리스를 위한 더 많은 정책이 필요하다는 첨언도 잊지 않았다.

# 나오며

이번 월례포럼은 14기 인턴들이 준비한 마지막 월례포럼이라는 의미도 크지만, 최근 서울역에서 홈리스들을 강제 퇴거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홈리스들의 실태와 홈리스 운동이 가지는 여러 의의들을 만나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프랑스의 경우, 93년 강제퇴거 조치 이후 철도 등의 공공 기관에서 홈리스들을 위해 역사를 임시 숙소로 개조하여 제공하고 역무원들이 직접 홈리스들에게 이력서 제출법이나 면접 교육을 시켰다는 사례와 비교해 볼 때, 우리 사회가 홈리스들의 문제를 얼마나 “개인의 무능력” 문제로 치환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알 수 있다. 땅값이 폭등하는 서울 대도시에서 내 집 마련이라는 이루기 힘든 꿈을 꾸며 매일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도 어쩌면 잠정적인 홈리스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경제 성장이라는 기치아래 조용히 감추어지고 있는 홈리스들의 문제는 이것이 얼마나 “사회적”인 현안인가를, 그들이 얼마나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일원이라는 점을 기억할 때만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이들이 홈리스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에 힘을 보태어 자그마한 인식 변화에서부터 새로운 정책입안까지의 추동력을 발휘하기를 소망해 본다.


글_ 배민신(공감 14기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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