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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거래에서의 장애인차별사례조사 및 관련 법령개정-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주최 2011 한국재활대회 3세션 주제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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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랜 시간을 시설에서 생활해 온 뇌병변장애인 이○○ 씨는 올해 초 50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혼자 휠체어를 타고 내리거나 양손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활동조차도 힘들지만 시설을 나와 처음으로 자립생활을 시작하였다. 자립생활의 첫 과제로 은행거래를 시작하려고 했다. 처음 은행직원은 아무런 근거 설명도 없이 “자필서명이 안되면 무조건 카드를 신청할 수 없다”고만 되풀이해서 이야기하다가, “장애인이라 카드를 분실할 수도 있고, 스스로 관리하시기 힘드니까 발급해줄 수 없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했다.’

 지난 2011년 12월 1일 백범기념관에서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주최로 ‘새로운 10년, 현장이 희망이다!’라는 주제로 한국재활대회가 열렸고, 제3세션에서 ‘금융거래에서의 장애인차별사례조사 및 관련 법령개정’에 관해 발표하였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는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을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ㆍ배제ㆍ분리ㆍ거부 등에 의하여 불리하게 대하는 행위를 차별행위로 금지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장애인을 무능력자로 낙인찍는 말과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습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시행령과 보험업법 등에서는 신용카드발급, 보험계약 체결, 대출 등을 할 때에 ‘본인의 자필서명’을 요건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시각장애인, 뇌병변장애인 등 자필서명이 어려운 장애인에 대하여 금융기관들이 신용카드 발급을 거부하는 사례가 계속 발생해왔습니다.

그러나 신용카드 발급․보험가입․은행대출 여부는 무엇보다 신청인의 의사 능력 및 경제력이 핵심적인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자필 서류 작성은 신용카드 발급 등의 가부를 결정하는 요인이라기보다는 타인 명의 도용, 신용카드 발급 남발 방지 등을 위한 목적으로 한 것이지 자필서명이 어려운 장애인을 금융거래에서 배제하기 위한 조항은 아닐 것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지난 2010년 10월 여신전문금융업법시행령 관련 조항이 장애인의 상태 및 특성을 반영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장애인과 동등한 수준의 사회참여를 불가능하게 하는 규정이어서 합리적으로 개정이 필요하다는 권고결정을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다행히도 이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언론에서도 관심을 가지면서 금융위원회에서 여신전문금융업법시행령 제6조의8 제1항 제3호를 다음과 같이 개정하였습니다. 

‘신청인이 본인임을 확인하고, 신청인이 직접 신청서 및 신용카드 발급에 따른 관련 서류 등을 작성하도록 할 것. 다만,「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장애인에 대한 본인 확인 및 신용카드 발급신청 절차를 진행할 때에는 같은 법 제4조제2항에 따른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혼자 카드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 취급을 당한 이○○ 씨는 얼마나 기분이 나쁘고 수치스러웠을까요. 우리 사회가 제발 장애인을 똑같은 사람으로 인식하기를 이번 기회에 다시금 바래봅니다. 법제도가 바뀐다고 해결이 되는 문제는 아니니까요.

글 _ 염형국 변호사

 

공감 에세이집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 출간 - 박원순 시장, 신경숙 작가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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