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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지역 캄보디아 이주농업노동자 노예노동 고발 기자회견'에 다녀와서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11.10.0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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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에 있는 경향신문 사옥 13층에 있는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양구지역 캄보디아 이주농업노동자 노예노동 고발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공감에서는 정정훈 변호사와 이기연, 황재환 인턴이 참여하였습니다.
 가을햇살이 창문사이로 내리쬐는 대회의실에서 기형노 민주노총 비정규사업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은

1) 미셸 카투이라 서울경기인천지역이주노조위원장의 여는 발언을 시작으로

2) 지구인의 정류장 김이찬 대표의 경과보고와

3) 천주교 의정부교구 이주노동사목부 Exodus의 박진균 활동가의 규탄발언과 양구지역 캄보디아 농업노동자들의 규탄발언

4) 기자회견문 낭독과 질의응답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 고용허가제와 이 사건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근로하기 위해서는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한국의 사용주가 내국인근로자를 구인하려는 노력을 한 후에 그것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고용허가제에 따라 정부에 필요한 인력을 지원해줄 것을 신청해야 합니다. 이후 외국에서 우리나라에서 근로를 하기를 원하는 근로자가 원하는 사업장(회사)을 정하여 사용자와 직접 근로계약을 맺어야 합니다. 이렇게 우리나라에 입국한 노동자가 사업장을 변경하려고 할 때에는 기본적으로 3회의 변경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독소조항이지만 표면적으로는 영세기업에 안정된 인력수급과 외국인노동자의 보호와의 균형을 위한 조항입니다.

 그런데 이 사안은 중간에 제3자가 개입하여 이러한 구조를 깨뜨렸다는데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외국인 근로자가 한국사정에 어두운 틈을 타서 교육을 마친 노동자에게 자신을 따라오라고 하여 봉고차에 태운 후 계약명의상의 사용자가 아닌 임의의 사용자에게 인원을 배정하였습니다.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서 외국인 근로인력을 신청하고 그렇게 근로인력을 확보한 후에 실제 노동력을 원하는 다른 사용자에게 노동력을 공급하는 것이지요. 아무것도 모른채 그를 따라나선 외국인근로자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미등록 노동을 하게되고 법적인 보호를 받기가 더욱 어려워집니다. 이 점을 이용하여 외국인근로자를 위협하기도 하고 또한 여권을 자신 또는 사용자가 보관하도록 하여 인신의 자유를 제한하였습니다. 

 또한 실제 사용자는 브로커 역할을 한 제3자의 말만 믿고 3달여 동안 900시간에 가까운 근로를 시키면서도 임금은 매달 100만원만 지급하는 등 외국인근로자가 언어와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을 이용하여 노동력 착취를 하였습니다. 일부 노동자가 법대로 할 것을 주장하며 항의하기도 하였으나 이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외출에 대한 통제와 욕설, 폭행 등이 가해지기도 하였습니다.

# 제도와 현실사이

 문제는 지금 우리나라의 농업의 실정이 외국인노동자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과 어업 등의 산업분야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제도적 규율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틈새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규율조차 영세농민보호라는 명목 하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실제 노동자들이 관할고용센터에 찾아갔을 때에도 관계자들은 형식적인 일처리만을 해주었을 뿐, 문제해결을 위한 정확한 실태조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제도와 운용의 흠결 사이로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기자회견 후 있었던 회의에서 미쉘 위원장님은 이러한 일을 '인신매매'에 비유하셨습니다. 언어도 문화도 낯선 이국땅에서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미등록노동을 하게 하고, 외국인노동자로서 보호를 못 받게 하며 노동을 강제하는 것은 인신매매와 다름없다는 것입니다. 실제 매월 100만원을 받으면서도 그 중에 대부분은 본국에서 자신만 바라보고 있는 가족들을 위해 써야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일해야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이야기지요.

# 마치며

 늘 소수자의 문제는 내가 상대방의 입장이 될 수 있다는 '잠재적가능성에서 오는 공감'에서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정을 포괄할 수는 없겠지만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제도는 허망한 것이지요.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다문화사회를 추구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쓸쓸한 이면을 볼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사람들이 독일과 미국에 취업하기 위해 원정을 많이 떠났던 시절을 떠올렸습니다. 하와이 사탕수수 밭에서 고생했던 한인들의 모습, 어쩌면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우리의 인권의식은 그 때 그 시절에 머물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풍요로운 가을햇살과 추수의 기쁨을 사용자와 외국인 근로가 함께할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글 _ 14기 인턴 이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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