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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공성실현과 사회위기계층 지원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서울역을 중심으로'에 다녀와서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11.09.2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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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9월 21 수요일, 국회의원회관 1층 제3간담회실. ‘철도공공성 실현과 사회위기계층 지원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서울역을 중심으로-’ 라는 제목으로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조혜인 변호사, 이성준 인턴, 그리고 저는 함께 토론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역 노숙인 강제퇴거방침

 나름대로 관심있던 문제이기에 참여하게 된 저는 7월말 무렵 언론을 통해 접했던 서울역 노숙인 강제퇴거 방침이 있었다는 정도밖에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이후에, 예전부터 봉사활동을 하던 노숙인 배식지원 단체에서 담당 총무님으로부터 서울역 소식을 듣기로, 아직 전면적인 퇴거가 이루어지지는 않았고 민관이 지속적으로 협의단계에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토론회와 같은 자리가 그런 민관의 협의단계중 하나라는 생각에 건설적인 토론을 기대하고 참가하게 됐습니다.


 

일방향적 의견개진, 소통의 시도가 부족했던 토론자들

 1부와 2부로 나눠서 진행되었던 토론회는, 1부에 가볍게 토론회 공동주최 의원실에서 강명순 의원이 대표해서 인사말을 전했으며, 성균관대 사회복지연구소 김선미 연구원의 발제를 시작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발제를 맡은 김선미씨는 서울역 노숙인강제퇴거조치가 진행된 경과와 노숙인 및 노숙인시설 현황에 대한 정보전달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노숙인 수 추이를 통해 2005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에 있으며 최근 다소 줄어드는 듯 하지만 통계상 누락된 hidden homeless까지 포함한다면 노숙인 문제가 작은 문제가 아님을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많은 노숙인들을 수용하고 지원할 노숙인시설은 부족한 실태에 있음을 자료를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대안에 있어서는 아웃리치(Out reach, 현장접근)를 통해 노숙인과 관계지속적이고 상담-자활 연계적, 고정적 거점을 역 근처에 마련하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노숙인 문제와 관련하여 사전 정보나 대안들에 대해 미비한 일반인들에게 초반에 도움이 되는 발제였습니다.

 발제에 이어 첫 지정토론자로 나선 경희대 지리학과 김준호씨는 서울역 공공성과 관련하여 ‘공간’과 ‘장소’라는 개념차를 통해 말문을 열었습니다. 서울역은 공공역사이기에 사람들이 잠시 머무는 기능적 역할의 ‘공간’이 아니라, 감성교류의 ‘장소’라는 점을 강조하며 서울역의 공공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번 조치를 통해 어떤 행위가 아닌 ‘노숙인’이라는 불특정한 계층을 코레일에서 막은 것은 서울역이 단순한 '공간'으로 변모하는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김준호씨의 의견은 다소 원론적인 얘기에 그처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있습니다. 서울역이 민자역사가 되면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의 편의를 맞추다보니 자연스레 기능중심의 공간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노숙인들에게도 역사 자체가 주거공간이라고 인식하고 살기엔 턱없이 열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노숙인들이 많은 시간 머무는 곳이니 여기도 ‘장소화’해야 한다고 하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토론자였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미류씨는 먼저 현재의 강제퇴거조치가 인권침해적인 양상으로 이루어진다는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물리벽을 사용한 분리는 명백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제한적으로 허용되어야 하는데 무고한 노숙인들에 대해 테러위험이 있다는 불명확한 민원이 빗발친다고 강제퇴거시키는 조치는 인권침해라는 주장입니다. 기본적으로 당사자인 노숙인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주거지원의 방식을 통해 인권적 접근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말을 맺었습니다.

 미류씨의 토론을 통해 ‘인권감수성’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활동가들을 통해 듣는 역사 직원들의 노숙인에 대한 태도나 조치는 차갑게만 느껴졌습니다. 친절한 안내가 아닌 ‘나가라’라고 끊어 얘기하는 직원들의 언행에는 서울역사의 결여된 인권의식이 묻어났습니다.

 다음으로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정책국장인 이태영씨가 토론을 이어나갔습니다. 코레일 관계자가 참석하지 못한 상황에서 코레일이 이런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리고 기존의 합의 상기, 마지막으로 역사공공성 실현방안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먼저 코레일의 이번 조치는 국토해양부의 지시에 따라야하는 현실, 그리고 코레일의 경영평가점수에서 자유롭지 못한 서울역의 현실에서 불가피한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와 함께 2006년도에 노사간에 역사공공성에 대한 협의를 통해 이루었던 합의를 상기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원론적인 얘기가 아닌 실질적인 실천방안에 있어서 민자역사의 상업시설 무분별 양산을 제한하도록 해야 함을 제시했습니다. 민자역사가 상업적인 이득을 조금 양보하는 순간 역사의 공공성이 회복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태영씨는 후에 토론하신 보건복지부 양종수 과장과 함께, 이전의 토론자분들의 원론적 주장에서 탈피해 실질적인 대안에 대해서 논의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조치에 대해 비판만 계속하기보다는 상대측을 이해하고 또 이해를 구하는 대안을 제시하신 점에 있어서 중재적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서울노숙인복지시설협회 서정화 회장은 노숙인을 분류화하여 각 분류에 대한 필요를 고려한 대안을 언급했습니다. 먼저 신규노숙인들에게는 체험터나 노숙인 정책설명회 등을 통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역사 내 센터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리고 노숙인 중 서비스 부족을 느끼는 계층에게는 재활쉼터가 부족하거나 환경이 열악한 점이 있는데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장기노숙인 중 질병을 앓고 있는 분들에 대해서는 입원 후 쉼터연계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각별히 여성노숙인에 대한 시설이 마련되어야 할 것을 지적했습니다.

서정화 회장의 접근법을 통해 노숙인들을 좀 더 상세한 분류로 나눠 필요를 반영한 대안을 생각해볼 수 있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역사나 시청 측에서 공간마련이나 지원의 문제가 남아있겠지만 조금 더 구체적으로 노숙인들의 필요를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보건복지부 민생안정과장 양종수씨는 토론회의 의미가 상실되었다며 처음부터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애초부터 복지부에서 토론회를 통해 기대했던 점은 실질적인 대안에 대한 논의였는데 대체적으로 모호한 원론적 얘기밖에 없었다며 실망을 표했습니다. 양종수씨가 전제를 내세우길 ‘누가 서울역에서 자고 싶겠는가?’라는 생각 위에 정책을 기획하고 있으며 노숙인들의 주거문제를 이 전제에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어찌보면 양종수씨의 말씀대로 앞선 얘기들은 원론적인 문제제기만 있었지 실제적인 대안에 대해서는 부족한 점이 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정책상 전제에도 다소 무리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서울역에서 자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서울역을 떠나 자립할 주거공간을 마련해줄 정부의 재원도 없음을 생각한다면 실현불가능한 전제에 정책을 세울 수 없다는 것이 자명해보였기 때문입니다. 노숙인들의 단계적 자립을 위한 좀 더 현실적이고 장기적인 대안을 생각해보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울특별시 자활지원과장 최용순씨가 지정토론을 했습니다. 최용순씨는 토론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짧게 말씀하셨는데, 앞서 양종수 과장과 동일하게 노숙인 지원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논의했으면 좋겠다는 말과 퇴거조치에 따른 ‘노숙인 자유카페’ 대안이 서울시의 대안임을 밝혔습니다.
 

# 질의응답과 그 과정에서 생각한 점

 여러 참가자들이 질의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많은 얘기들 중에서 제 생각이 조금 더 깊어진 한 가지 의견에 대해서만 정리해보았습니다.

 기독교단체 굿피플하우스라는 곳을 대표한 분은 현재 노숙인 쉼터를 새롭게 준비하고 있고 재정과 모든 준비를 완료하게 되었는데 시의 인가절차가 통과되지 않는 현상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시에서 지원도 받고 자체적으로 재정을 마련해서 합쳐서 노숙인들을 맞아들일 준비가 다 되어있는데 절차가 발목을 잡는게 말이 되냐는 문제였습니다. 이에 대해 사회를 맡은 서종균 연구위원은 지역자치단체의 절차개선문제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고충을 대신해서 대답했습니다. 시민단체를 비롯한 여러 사회기관에서도 노숙인을 위한 시설을 마련할 어느정도의 능력이 있을텐데 왜 시설부족의 문제가 있을까 물음표를 던졌던 저는 지역사회의 이해관계와 이기주의의 존재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한국사회는 여전히 철저한 이해관계의 논리 하에 약자를 포용할 아량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가오는 겨울, 그리고 2012년...

 이제 완연한 가을의 날씨가 느껴집니다. 아직은 노숙인분들이 활동하고 밖에서 잠을 청하셔도 건강문제는 없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겨울, 이번 겨울만큼은 조금 따뜻해서 노숙인분들이 건강하게 내년을 맞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2012년 6월 8일,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다고 합니다. 법률의 시행에 앞서 서로 머리를 맞대며 더 치열한 논의와 토론 가운데 서로를 더 이해할 수 있는 민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정말 노숙인들을 위한 법률이 제정되고 노숙인들을 위한 정책이 시행되어 이들이 모두 스스로 역을 떠나 자신의 자리를 찾는 날이 다가오길 기대해봅니다.

글 _ 14기 인턴 김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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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3.27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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