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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공성 실현과 사회위기계층 지원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다녀와서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11.09.2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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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2일부터 한국철도공사는 서울역사 내 야간 잠자는 행위 금지를 실시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서울역 노숙인들과 시민단체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긴급토론회가 2011년 9월 21일 수요일에 국회의원회관 1층 제3간담회실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저는 조혜인 변호사, 제14기 김정환 인턴과 함께 토론회에 다녀왔습니다.


코레일 측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던 토론회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1부는 사전행사로서, 원래 토론회를 주최하신 국회의원님들의 인사말과 홈리스행동에서 준비한 영상 상영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의원님들은 참석하시지 못하고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님이 인사말을 하셨고, 영상은 시스템 문제로 지정토론이 끝나고 자유토론 이전에야 상영할 수 있었습니다.

2부는 토론회로서,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 연구원이자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 책임간사이신 김선미님의 주제 발표와 지정토론자들의 지정토론, 그리고 자유토론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날 토론회에 참석하기로 되어있던 한국철도공사 여객본부 역운영처장이신 함성훈님이 기관 내부사정으로 인하여 오지 못했습니다. 이 토론회를 열리도록 한 계기를 제공한 측이 한국철도공사임에도 관련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쉬웠습니다. 

주제발표를 하신 김선미님은 노숙인 수 현황, 노숙인 시설 현황 등을 설명하면서 실제 노숙인 수에 비하여 공식적으로 집계되고 있는 노숙인 수는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하였고, 노숙인 쉼터 수의 부족함과 쉼터 환경의 열악함을 문제삼았습니다. 특히 여성 노숙인에 대한 정부당국의 조사가 부족한 점, 자활 쉼터가 대부분 남성 노숙인을 위한 쉼터로 운영됨에 따라 여성 노숙인들이 더욱 소외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다음으로 해외사례에 대하여 설명했는데, 특히 프랑스에서 국철연대위원회라는 조직을 통해 홈리스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원론적
논의의 나열에 그친 지정토론

첫번째 지정토론자로 나선 경희대학교 지리학과의 김준호님은 서울역이라는 공간이 노숙인에게는 감성교류의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민자역사 유치 이후로 매우 기능화되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시의 카페대책과 같은 공간 및 숙식제공이 실효성이 있는 지 의문이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노숙인을 하나의 범주로 묶어서는 안되며 노숙인을 세분화하여 그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다음 지정토론자인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미류님은 우선 인권적인 관점에서 서울역에서 자도 되냐는 질문을 서울역에서 자는 사람이 있다는 의식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다음으로 이번 철도공사의 강제퇴거조치의 인권침해적 성격을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판례들을 예로 들어 이번 조치의 비인도적 성격을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또한 이번 조치는 불가피한 것이 아니며, 특정 행위를 이유로 특정 집단의 다른 행위를 금지화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권적 관점에서 홈리스의 문제는 주거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로 해결해야 하며 국토해양부나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도 관심을 갖고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정책국장이신 이태영님은 민원이 경영평가에서 감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가면갈수록 상부의 지시를 어기기 힘들어지고, 사장이 바뀌어도 이러한 구조가 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철도공사의 조치를 심정적으로는 이해하는 측면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2006년 철도노조 파업당시 철도공공성 및 역사공공성도 주요 이슈였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해고자복직 문제로 투쟁하면서 이런 요구들을 관철하는 데 힘을 쓰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하면서, 철도공사가 2006년에 노동조합과 작성한 기존 합의를 지키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서울노숙인복지시설협회 회장이신 서정화님은 철도공사의 조치가 현행 노숙인 대책의 문제점을 상기시켜주었다는 점에서 아주 나쁘지만은 않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코레일이 타 부처 등으로 책임을 돌리는 한 이 문제는 해결이 어려우며 철도공사의 발상전환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서정화님은 대책으로서 주간 아웃리치의 상시화가 필요하며 역사 내 sos센터를 만들고 역 인근에 서비스 제공장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현재 쉼터 공간의 수가 부족하며 그나마 있는 쉼터들도 시설이 매우 열악해서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또한 기존 쉼터의 기능전환을 모색해야 하며, 여성 노숙인을 위한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서정화님은 노숙인 대책이 노숙인의 자활을 위한 환경조성이 우선시되는 방향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로 발언을 마무리했습니다.


보건복지부 민생안정과장이신 양종수(사진 좌측에서 두번째)님은 논의의 기준이 설정되지 않아서 토론이 진행되지 않고, 서로 자기 할 말만 늘어놓고 있다며 토론회 자체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발언을 시작했습니다. 발언자들의 문제점 제시와 대안제시가 모두 너무 모호하며, 논의가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면 정부부처에서 굳이 나올 필요가 없지 않느나며 열변을 토했습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는 노숙인 전반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며, 공공역사에 한정된 논의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습니다. 복지부는 ‘서울역에서 자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라는 전제 하에 정책을 시행하며, 서울역에서 자고싶은 사람도 있다고 하면 복지부가 정책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현재 복지부 정책은 노숙인 정책을 제도권 범위 내로 포함하여 정책 대상으로 삼는 것이며, 노숙인 자립의 큰 그림을 그리고 단계적 조치를 모색하고 있다는 발언으로 정부부처에서도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피력했습니다.

 

서울특별시 자활지원과 과장이신 최용순님은 양종수님의 의견에 공감한다고 하면서 서울시가 응급 구호방이나 임시주거지원사업 등 다각적 노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서울역사와 비슷한 형태인 노숙인 카페를 서울역 인근에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는데 주변 상가 주민들의 반대가 심하여 사업 추진이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지정토론이 끝나고 홈리스행동에서 준비한 영상이 상영되었습니다. 서울역 노숙인들을 직접 인터뷰한 영상이었는데요,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니 그들이 얼마나 절박한 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뚜렷한 쟁점이 없었던 자유토론

이어서 자유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로 발언하신 분은 유년 시절 노숙을 하면서 죽을 고비도 넘겼다는 말씀을 했고, 성경의 한 부분을 예로 들면서 아무런 대비책 없이 노숙인을 강제로 쫓아내는 철도공사의 조치에 유감을 표했습니다.

 

다음으로 서울시립 노숙인 쉼터 게스트하우스 관계자가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노숙인들에 대한 국민 의식을 전환시킬 필요가 있고, 꼭 도심지가 아니더라도 노숙인들이 쉬고 치료받고 자활할 수 있는 공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적인 상황에 맞는 노숙인 자활 시스템을 찾는 동시에, 노숙위기에 있는 사람들을 구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햇살보금자리 상담구호센터장(사진 가운데)은 한국사회의 공공성이 사라지고 있으며, 공공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시에서 이야기한 ‘서울역과 비슷한 장소’란 무엇인지 분명한 설명이 있어야 하고, 비슷한 것이 할 수 없는 서울역 고유의 역할이 있음을 인정하는 속에서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최용순 서울시 자활지원과 과장은 노숙인 카페가 기존 시설과 달리 노숙인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기존 쉼터와 다르다고 했습니다.



 앞서 지정토론자로 발언한 이태영님은 역사 내 상업시설이 무분별하게 난립하면서 통로가 지나치게 협소해지고, 민자유치가 이루어지면서 그들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형태로 서울역이 운영되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 지원이 조금만 있으면 현재 폐쇄된 역사 건물 자체를 지역사회에 필요한 공간, 특히 노숙인을 위한 공간으로 재활용할 수 있으며, 이에 더하여 상업시설 면적을 제한하고 공공을 위한 공간을 일정부분 할당하는 역사 재개발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또한 노숙인들이 서울역을 고집하는 것에 이유가 있다면 서울역 내에서 노숙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을 설정해야 하며, 이를 위한 조례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류님은 서울역서 자고 싶은 사람은 없다는 의제 설정 자체가 잘못이며, 거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문제임을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노숙인 복지와 관련하여 노숙인에게 체계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장소 확보가 필요하고, 이것은 서울시의 의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다음으로 현재 노숙인이신 분께서 발언했습니다. 그 분은 노숙인이 정확히 어떤 생활을 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정책이 시행되는 현실을 개탄했습니다. 임시주거지역도 턱없이 부족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숙인들이 많다고 했습니다.

기독교단체 굿피플 소속 굿피플하우스라는 노숙인 쉼터 원장님은 현재 노숙인 쉼터 개소를 준비중인데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설립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기독교단체에서 뭔가 할수 있도록 정부에서 힘써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굿피플 소속이신 다른 분은 서울시가 추진중인 노숙인 카페는 해독시설이나 wet house와 유사한 개념인지에 대해서 최용순님에게 질문했습니다. 최용순님은 wet house와 노숙인 자유카페는 다르며, 자유카페 내에서는 술을 먹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사회를 맡은 서종균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님은 wet house는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어려운 개념이라고 언급하며 토론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할 말을 부탁했습니다. 서정화님은 서현역에서 노숙인들에게 동절기에 잠잘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 바 있고, 다른 역에서는 야간 아웃리치 준비 공간을 제공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철도공사와 서울시, 보건복지부 모두가 노숙인 대책에 대해 좀더 전향적으로 나올 것을 당부했습니다. 김선미님은 보건복지부가 강제퇴거 등 조치를 소관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서울시와 협조할 거라는 말을 듣고 싶다며 발언을 마쳤습니다. 마지막으로, 사회를 맡은 서종균님은 우리 사회는 아량과 포용력이 있으며, 국민들이 낮은 인권의식 속에서 만족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준비가 미숙한 것 같다는 말로 토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글_이성준(14기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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