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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위 칼럼] 삼성 X파일 사건의 결말 - 박갑주 변호사

공감의 목소리/공감통신

by 비회원 2011. 9. 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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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래 다른 주제로 공감칼럼을 작성하고 있었다. 맡았던 사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재미도 없거니와 대부분 이미 끝난 일에 대한 보고라서 재판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고 했다. 어제 오후(8월 30일) 헌법재판소에 갔다 오기 전까지는.

2. 나는 노회찬 전 의원의 ‘삼성 X파일’에서 언급된 최고위급 검찰간부 실명공개와 관련한 형사사건의 변호인단 중 한 명이다. 오래된(?) 사건이라 기억을 되살리는 차원에서 사건 개요를 이야기하면, ‘삼성 X파일 사건’은 안기부가 1997년 이학수 삼성그룹 비서실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이 신한국당 당시 대통령선거 후보 이회창씨 후보 등에 대한 자금 지원과 최고위급 검찰간부들에 대한 금품 제공을 논의하는 내용을 불법 도청하였는데, MBC 이상호 기자 등이 2005년 7월 그와 같은 도청테잎의 등장인물 실명과 대화내용을 보도하고, 시민단체 등에서 도청테잎 대화자들과 등장인물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였음에도 수사에 진전이 없자 당시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었던 노회찬 전 의원이 2005년 8월 18일 국회에서 삼성그룹이 정기적으로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최고위급 검찰간부의 실명과 관련 부분 도청테잎 녹취록을 공개한 것이다.

3. 도청테잎 내용이 공개되자 정치권과 국민들은 관련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 여론으로 들끓었고, 특검법까지 제정되어 수사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삼성그룹과 중앙일보, 정치권, 그리고 관련 최고위급 검찰간부 전원은 증거 불충분과 공소시효 만료 등의 이유로 무혐의 처리되었고, 결국 삼성 X파일에 대하여 최초로 취재하고 실명보도한 MBC 이상호 기자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수사를 촉구하였던 노회찬 전 의원 등만 형사처벌을 받게 되었다.

4. 어제는 노회찬 전 의원의 삼성 X파일 사건과 관련하여 처벌법규인 통신비밀보호법 관련조항에 대한 위헌헌법소원 사건의 선고기일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법률에 대한 위헌선언을 거의 하지 않는 헌법재판소가 통신비밀보호법에 대하여 위헌선언을 할 것이라고 큰 기대하지 않았지만, 헌법재판소의 합헌이유를 듣고 있는 순간 지난 대법원에서의 노회찬 전 의원에 대한 삼성 X파일 사건 유죄 취지 판결이유를 법정에서 들었을 때의 허탈함과 자괴감이 되살아나는 기분이었다.

5. 삼성 X파일 사건과 관련하여 노회찬 전 의원에게 법원은 항소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하였지만, 대법원은 항소심을 일부 유죄 취지로 파기하였다. 즉, 대법원은 보도자료 배포행위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 행위에 해당하여 공소를 기각해야 하고, 허위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보도자료의 내용이 허위사실이라는 검사의 입증이 없었다는 이유로 항소심의 무죄판단이 위법하지 않다고 판결하였다. 그러나 보도자료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행위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대상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녹음에 관여하지 않고 다른 경로를 통하여 그 대화의 내용을 알게 된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를 공개하는 경우에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죄가 성립되고, 한편 이학수와 홍석현의 대화시점은 8년 전의 일이므로 삼성그룹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은 것으로 보이는 최고위급 검찰간부 명단 공개행위는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노회찬 전 의원이 수사 촉구목적으로 보도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재하였더라도 그 방법의 상당성이 없으므로 결국 형법상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다.

6. 그런데 그와 같은 대법원 판결은 첫째, 의정활동이 국회방송으로 바로 공개되고 의원들의 개인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되는 현재와는 환경이 전혀 달랐던 1986년에 있었던 유성환 의원의 통일국시와 관련된 면책특권 관련 판례를 적용하여 보도자료의 홈페이지 게재행위가 면책특권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으로 부당하고, 둘째, 제3자가 녹음해서 알려진 대화내용을 우연히 알게 된 경우 그와 같은 대화내용을 공개하는 것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죄가 성립한다는 것은 형법 법규 해석에 있어서의 ‘확대해석 금지’나 ‘유추해석 금지’를 위반한 것으로 부당하며, 셋째, 거대언론 사주와 거대재벌 2인자가 최고위급 검찰간부 중 누구에게 금품을 제공할 것인가 하는 대화내용이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은 상식에 반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정치권에 대한 자금 제공과 최고위급 검찰간부들에 대한 금품 제공이라는 도청테잎 내용에 대하여 제대로 수사가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실명 공개와 관련 부분 도청테잎 녹취록 공개를 하지 않고 단지 수사를 촉구하였다면 과연 검찰이 수사하는 모양이라도 보였을 것이냐는 점에서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의 관심과 여론을 모으기 위해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를 게재한 방법이 상당성이 없다고 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 것이다.

7. 위와 같은 대법원 판결을 접할 때마다 그 논리의 허술함과 법조사회의 깊은 보수성에 허탈감과 자괴감이 들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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