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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입양인의 아픔 치유될 수 있을까 - 입양특례법 개정안 국회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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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년 전 해외 입양인들이 공감 사무실을 찾았다. 1970년대 한국 입양기관을 통해 미국, 덴마크 등으로 입양되었다가 성인이 되어 모국을 찾은 이들이었다. 한국에 오자마자 이들이 한 일은 ‘뿌리찾기’였다. 친부모를 찾고자 입양기관을 찾아갔다. 그러나 입양기관은 정보공개 불가를 외쳤다. 당혹스러웠다. 그러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끈이기에 매달렸다. 수차례 문을 두드리니 입양기관은 슬그머니 자료를 내놓았다. 입양인들은 두 번째로 당혹스러웠다. 일관되지 않은 입양기관의 태도가 불가해했다.

어렵게 손에 넣은 입양기록에는 본인의 생년월일, 건강상태, 입양국가 등이 잘못 기재되어 있었다. 심각하게는 친부모의 동의도 없이 숙모가, 백부가 입양을 의뢰한 경우도 발견되었다. 입양인들은 법과 절차를 무시한 입양기관의 입양 행태에 분노했다. 탈법적이고 불법적인 입양기관의 해외 입양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대한민국 정부에 실망했다. 그들의 분노와 실망에 대한 국민권익위원회의 답변은 당시 법제도가 미비하여 입양기관의 해외 입양을 제대로 관리 감독할 수 없었다, 일부 번역 상 실수, 행정상 오류가 있었다는 거였다.

실망한 해외 입양인들이 2008년 8월 공감을 찾았다. 법으로 공감이 줄 수 있는 답변은 옹색했다. 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입양기관에 대해서도, 탈법적으로 입양을 의뢰한 친족에 대해서도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입양인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한국정부가, 입양기관이 과거 잘못된 해외 입양 관행의 진실을 낱낱이 밝히고, 그들의 잘못을 해외 입양인들에게 사죄하고, 화해하는 것이었다. 단체 이름인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입양인 모임(TRACK: Truth and Reconciliation for the Adoption Community of Korea)’에 해외입양인들의 바램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2009년 2월 보건복지부는 ‘입양 선진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 연구’ 보고회를 개최했다. 복지부의 움직임에 해외 입양인 단체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입양인들의 숙원인 정보접근권이 보장될지, 아동의 권리가 최우선될 수 있도록 입양절차가 개선될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복지부의 관심사는 이미 설립한 중앙입양정보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있었다. 입양이 촉진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구태의연한 생각도 버리지 않았다.

답답함과 위기감에 해외입양인 단체인 TRACK, ASK, GOAL, 뿌리의 집은 공감과 독자적으로 입양법 개정 운동을 시작했다. 입양인들의 바램이 담긴 법안으로 2009. 11. 공청회를 개최했다. 최영희 의원을 통해 2010. 5. 국회에 법안을 발의했다. 반면 정부는 2009년 7월 1차 공청회, 2009년 12월 2차 공청회를 거친 뒤로 감감 무소식이었다. 결국 정부 주도 법안 발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2010년 국회에서도 입양법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2011년 4월경 복지부가 새로이 법안 TF를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한 입양인단체와 공감은 상반기 국회 통과를 목표로 심기일전했다. 소관 상임위 의원실 문을 두드리고,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이양희 위원장님을 찾아뵙고, 법 개정을 촉구하는 브로셔를 만들어 홍보를 했다. 또한 법안의 통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복지부 담당자와 소통하며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드디어 2011. 6. 29. 입양특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장장 3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기뻐하는 입양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슬며시 걱정이 오른다. 법이 통과되었다고 그동안 왜곡된 입양 관행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을텐데. 입양신고 대신 친생자로 출생신고하는 비밀입양 관행이 바뀌지 않는 한 입양인의 정보접근권은 유명무실할 텐데, 가정법원의 입양허가제도 무용지물이 될 텐데. 과연 새로운 법으로 해외 입양인들의 아픔은 중단될 수 있을까, 치유될 수 있을까. 입양법 개정안의 통과를 지켜보며 고민이 꼬리를 잇는다.    

*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 개정 주요 내용
(2011. 6. 29. 국회 본회의 통과)
- 법률명을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에서 「입양특례법」으로 변경.
- 국내 입양 우선 추진 후 국외 입양 추진 가능
- 양친 자격 요건 강화: 교육 이수, 폭력․알콜․약물 중독 경력자 제외
- 가정법원에 의한 입양허가제 도입
- 입양숙려제 도입: 출생 후 1주일 후 친부모의 입양동의 가능
- 친양자 입양 효과 부여
- 중앙입양원 설립: 입양 관련 통합 데이터 베이스 구축 운영
- 입양인의 정보접근권 보장

글_ 소라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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