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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에서 생활하면 떡볶이도 못 사먹나요?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goodcountry 2011.05.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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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국회의원회관에서 작은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이름하여 ‘사회복귀시설의 보장시설 제외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 사회복귀시설은 정신질환자들이 정신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 복귀를 위한 훈련을 하는 시설입니다. 저도 생소하였던 ‘보장시설’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개념인데, 원래 수급자 개인에게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 기초생활급여를 수급자가 거주하고 있는 시설에 위탁하여 시설로 하여금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게 하고 따로이 개인에 대한 급여를 제공하지 않는 시설을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기초생활‘보장’을 해주는 시설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기존에는 시설에서 생활하는 정신질환자들이 개인적으로 월 40여만원 정도의 기초생활급여를 직접 받았습니다. 그렇게 받은 돈으로 20여만원을 시설이용료로 내고, 나머지 20여만원을 개인이 저축을 하거나 용돈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작년 9월부터 복지부와 서울시에서 사회복귀시설에도 보장시설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여 개인 수급은 없어지고 시설에만 월 13만5천원을 지급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기초생활급여를 받아서 월 20만원 정도 생활비로 사용하던 정신질환자들이 이제 장애수당으로 월 2만원만 받게 되고, 시설에서도 이용자들에게 월 20여만원을 받아서 시설운영비로 충당하였는데 이제 정부로부터 월 13만5천원만 받게 된 것입니다.
 

정신질환자 당사자들이 그로 인해 받은 고통은 실로 눈물 겨운 것이었습니다. 이제 자신의 수중에 들어오는 돈이 월 2만원 밖에 되지 않아서 어디를 가더라도 함께 버스를 타고 가지 못하고, 생리대 하나, 담배 한갑 살 돈이 없으며, 즐겨먹던 떡볶이도 더 이상 먹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정상적인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보호작업장에서 일을 하지만 거기서 받는 월급은 한달에 고작 8만원, 왔다갔다 교통비로 6만원이 드니 한달 꼬박 일하여 받는 수입은 2만원이 전부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시설에서의 생활이 너무 어렵게 되어 그중 30%가 고시원으로 거처를 옮겼고, 20%는 정신병원에 재입원되었다는 것입니다. 고시원으로 거처를 옮긴 이들은 시설에 있을 때는 약물관리, 일상생활관리를 시설 측이 해주어서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었는데 그것이 되지 않아 정서적으로 너무도 불안한 상황입니다. 정신병원으로 재입원한 이들은 언제 다시 지역사회로 돌아올 수 있을지 기약이 없습니다.

 

10인 이하의 정신질환자들이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소규모 사회복귀시설은 이름은 시설이지만 실은 정신질환자들의 공동체입니다. 편견과 낙인으로 사회에서 버림받고 소외받은 이들이 서로 지지하고 도와가며 살고 있는 공간입니다. 이들에게 약간의 재정적 지원과 약물관리․일상생활관리 지원만 된다면 얼마든지 지역사회 내에서 살아갈 수 있음에도 고시원으로, 정신병원으로 내모는 것은 올바른 처사는 아닐 것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정신병상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여 2009년 기준 86,700 병상에 이르고 있고, 2009년에만 1조7102억 원이 정신과 진료비로 지출되었습니다.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정신질환자에게 1인당 월 40여만원의 예산이 소요되지만, 정신병원에 입원된 정신질환자에게는 1인당 월 100여만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됩니다.

 

정신질환자들은 위험한 사람들, 잠재적 범죄인들이 아닙니다. 아인슈타인, 미켈란젤로, 베토벤, 고호도 정신질환자였습니다. 오히려 그들을 정신병원으로, 고시원으로 내모는 우리가 더욱 그들에게 위험합니다. 정신질환인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데도 그에 무감각해진 우리가 더 위험한 존재들입니다. 

                                                                                                                          

글 - 염형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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