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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겼다! - 영화 ‘친구사이’ 청소년관람불가 취소소송, 서울고등법원 항소심도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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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20일 오전 10시. 기다리던 전화가 왔다. 김조광수 감독이었다. 서울고등법원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단다. 기쁨과 함께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내심 헌법재판소의 군형법 제92조 합헌결정이 이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원고의 승소, 상식의 승리였다.

영화 ‘친구사이?’는 20대 게이(남성 동성애자)의 사랑과 커밍아웃을 그린 영화다. 그런데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이 영화가 선정성이 높고 청소년의 모방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결정을 하였다. 이 영화를 제작한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와 ‘청년필름’의 대표이자 이 영화의 감독인 김조광수 감독은 영등위의 결정은 동성애를 차별하는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그래서 영등위를 상대로 법원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분류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공감이 소송대리를 하였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동성애를 내용으로 한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청소년의 일반적인 지식과 경험으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단정할 수 없다. 동성애를 유해한 것으로 취급하여 그에 관한 정보의 생산과 유포를 규제하는 경우 성적 소수자인 동성애자들의 인격권·행복추구권에 속하는 성적 자기결정권 및 알 권리, 표현의 자유, 평등권 및 헌법상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공감 활동소식] 영화 ‘친구사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분류 취소 판결(1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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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영등위가 항소를 했다. 오늘 판결은 영등위의 항소에 대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었다. 영등위의 변호사는 항소심에서 새로운 주장을 하였다. 1심의 청소년관람불가 취소 결정이 부모들의 자녀교육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었다. 상대방 변호사는 “고등학생에 불과한 청소년들이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동의 없이 완전히 개인적인 의사에 따라 이 영화의 관람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학부모의 교육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원고 측은 청소년관람가 결정이 부모의 자녀교육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 청소년의 알권리나 이 사건 영화를 자녀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부모의 자녀교육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영등위의 변호사는 또 ‘바성연’의 조선일보 광고를 증거로 제출하며, 아직 동성애를 허용할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사회 전반적인 논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상대방 변호사가 동성애자에 대한, 비합리적이고 일방적인 혐오로 가득 찬 주장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광고를 법원에 증거라고 제출한 것은 실망스러웠다.


원고 측은 전문가의 의견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했다. 천근아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성적 지향에 대한 결정은 청소년기 이전에 생물학적으로든 환경적으로든 이미 결정되어있을 것이다라는 여러 연구결과에 비추어 본다면 동성애 표현물 자체가 청소년기의 성적 지향의 방향을 바꾸는 것은 아니며 이미 결정되어있던 성적 지향에 영향을 주는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히고 있으며, “동성애에 대한 혐오, 동성애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하여 청소년기에 동성애 표현물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단지 이성애적 음란물 싸이트나 표현물들을 19세 이하에서 제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동성애 관련 인터넷 싸이트나 표현물등에도 등급을 정하여 포르노나 음란물에 대해서는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원고 측은 여러 외국사례도 들었다. 외국에서는 초등학생을 포함한 청소년들에게 동성애 문제를 차단, 은폐, 회피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이해를 위해 사회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캐나다 밴쿠버교육청은 2007년 『동성애자 청소년의 부모와 가족을 위한 질문과 답변』이라는 소책자를 영어,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로 발간하였다. “어린이와 십대 모두는 자신에 대하여 좋은 느낌을 가져야 한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책자는 자녀가 동성애자임을 드러내는 과정(coming out process)과 그러한 과정을 준비하는 부모와 가족 구성원들을 위하여 마련되었다. 소책자는 자녀의 성(性)을 문제시한 나머지 “원인” 을 찾는 데만 주력하는 것은 잘못이며, 동성애 또는 이성애에 관하여는 인정되는 원인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고, 초등학생들이 의무적으로 배워야 하는 교과과정에 가족의 다양성, 성적 지향, 동성애혐오증, 차별 등의 동성애 관련 주제 토론이 포함되어 있음을 밝히고 있다.


오늘 서울고등법원의 항소심 판결은 1심의 판결이 정당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었다. 헌법재판소의 군형법 합헌결정으로 실망한 사람들, 특히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


- 글: 장서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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