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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3주년 기념 토론회 후기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11.04.1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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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3주년 기념 토론회가 지난 4 6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되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하 장차법) 토론회는 2008년 장차법 시행 이후 그 시행 경과 및 성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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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서는 장차법 시행 3주년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자리로, 조형석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조사과 장애정책팀장이 장차법에 의거한 진정사건의 권리구제율을 중심으로 발제를 진행하였다. 조 팀장에 따르면 인권위로 접수되는 전체 차별 진정사건 중 과반수가 넘는 대다수의 사건이 장애차별 진정사건이라고 한다. 이는 우리사회에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많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는 장차법 인식 및 홍보를 통한 장애인 당사자의 권리의식 향상을 반영하는 지표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조 팀장은 2010년 한 해 동안 1,677건의 장차법 위반 관련 진정사건이 접수되었으며, 그 내용이 조사대상에 해당하는 경우 80% 이상의 권리구제율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인권위의 조사활동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인권위의 활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80% 이상의 권리구제율은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진정사건 가운데 조사 중 해결이 가장 많다는 말을 들으니 그 해결이 인권위에 의해 중계된 장애인과 차별기관의 협상에 의한 합의는 아닌지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다음으로 김동호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과장의 발제가 있었다. 김 과장은 지난 3년간 장차법의 인지도와 이행도를 높이기 위한 보건복지부의 사업에 대해 소개하고 평가하였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는 그간 장애인차별 상담 사례집과 홍보 전단지를 배포하고, 방송과 신문을 통한 장차법 광고를 실시해왔다고 한다. 그리고 그 성과로 장차법에 대한 인지도가 매년 증가하여 2010년 조사 결과 59.5%의 장애인/비장애인 국민이 장차법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웠던 점은 장애인의 장차법 인지도가 비장애인보다 낮게 나온다는 사실이었다. 장차법의 주요 목적 가운데 하나가 장애인의 권리 구제라는 점을 고려할 때 장차법에 대한 장애인 당사자의 인식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부 마지막 순서로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의 발제가 있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3, 성과와 과제라는 제목의 이 발제에서 박김영희 사무국장은 장차법 시행 이후 스스로의 권리를 회복하고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장애인 당사자들의 일련의 노력을 언급하면서 장애인 당사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장애인차별 철폐가 진정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박김영희 사무국장은 장차법에 근거한 집단 진정 및 소송을 통해 개인의 문제로 놓여있던 장애가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이를 통해 개인의 권리를 사회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하였는데 장차법의 영향과 성과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지적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김영희 사무국장은 끝으로 차별 그 자체가 범죄로 인식되는 사회를 희망한다고 하였는데, 이 생각에 모두 동의하기는 어려웠지만 앞으로 차별의 범주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통해 사회적인 합의를 이루는 작업이 꼭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여 분에 걸친 휴식 후 2부 순서인 장차법 쟁점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교육권 문제와 관련해서 우이구 교육과학기술부 특수교육과 연구관, 도경만 전국장애인교육연대 정책위원장의 발제가 있었다. 우 연구관은 장애인의 생애주기별 교육지원이라는 개념을 활용하여 교육과학기술부의 장애인 교육 관련 정책을 설명하였다. 우 연구관은 이를 위해서 교육과학기술부가 편의시설 설치·편의 제공 확대·보조인력 배치·장애 이해 교육 등의 사업을 실시해오고 있다고 하였다.

 
 
반면 도경만 전국장애인교육연대 정책위원장은 초등학교 교사의 입장에서 현장의 어려움을 지적하였다. 도 위원장은 장차법과 장교법(장애인교육법)이 상호작용을 통해 교육환경 개선을 이뤄낸 것은 사실이나 차별의 문제를 제대로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도 위원장은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이 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예산 부족에 있는 것이 아니라 법을 집행하고자 하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의지, 시·도 교육청의 의지의 부재라고 지적하였다. 나아가 도 위원장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 부처의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장애의 이해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국가기관이나 공무원들을 만나면 장애에 대한 그들의 몰이해로 인해 소통의 어려움을 느낄 때가 많은데, 앞으로 꼭 이러한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다음으로 참정권 문제에 관해 원준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1과 사무관과 염형국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변호사의 토론이 이어졌다. 원 사무관은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사례를 중심으로 정보 제공·접근 편의제공, 투표소 접근성 및 투표소 내에서의 편의제공, 그리고 부재자투표 관련 편의제공의 세 가지 측면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편의 제공 사업을 소개하였다.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의 투표권에 대한 차별은 많이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몇몇 부분, 예컨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형 선거공보 작성 등은 장애인의 개별 욕구를 고려하기보다는 형식적인 차원의 지원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았다.


 이어 토론에 나선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의 염형국 변호사는 장차법 제정 이후 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시행된 사업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장애인의 개별유형과 개별욕구에 부합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또한 염 변호사는 장차법에서 장애인의 피선거권이 선언적으로만 규정되어 있음을 지적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장애인의 피선거권 행사를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염 변호사는 이를 위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에 있어서 일정 비율(10/100)을 장애인으로 할당하고, 장애인추천보조금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장애인 후보자 활동 보조를 제공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그 동안 장애인의 참정권이라고 하면 선거정보 제공이나 투표소의 접근성만을 떠올렸는데 피선거권의 대한 논의가 참신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참정권을 보장한다고 했을 때 피선거권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한 순리일 것이다. 앞으로 장애인들이 자신의 피선거권을 마음껏 행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정보접근권에 관한 토론이 진행되었다. 먼저 강민구 주무관(이충범 방송통신위원회 시청자권익증진과 사무관 대리)이 시·청각장애인 방송접근권 관련 법령개정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에 관해 발제하였다. 강 주무관은 법령간 규제수준이 불일치한 현실을 언급하고 방송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의 법령 개정을 위한 부처간 합의가 진행 중에 있다고 하였다. 또한 장애인방송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여 장애인의 체계적인 방송 접근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을 통해 2017년까지 선진국 수준의 장애인 방송접근권을 달성하는 것이 방송통신위원회의 목표라고 한다.


 
발제를 들으면서 과연 목표달성이 가능할까 하는 약간의 의구심이 생길 때, 이어서 김철환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활동가의 발제가 이어졌다. 김철환 활동가는 현실에서 적용 가능한 구체적인 방안들, 예컨대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여 청각장애인에게 자막 방송을 제공하는 등의 안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장차법이나 방송법으로 규정된 사항들이 현실에서 실현되기 위해서는 방송·통신·출판 등의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이 마련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앞선 강 주무관의 발제를 들을 때에는 모호한 느낌과 함께 목표 달성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는데 김철환 활동가의 발제를 들으면서 의구심이 어느 정도 해결되는 것을 느꼈다. 방송통신위원회 측은 스마트 기기로 대표되는 새로운 기술을 정보통신분야에 활용하는 것을 아직 구체적으로 고민해보지는 않은 듯 했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장애인차별금지법 3주년 토론회는 기쁨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자리였다. 여러 발제자들의 발제와 토론을 통해 우선 장차법이 생각보다 우리 사회에 많이 알려져 있으며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애인 당사자임과 동시에 장애인 문제에 관심이 많은 한 사람으로서 흐뭇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또한 앞으로 나아갈 길이 아직 많이 남아있음을 확인하여 안타깝기도 했다. 지금까지 장애인 당사자가 주체가 되는 활동이 집단진정에 주로 국한되어 있었다면 앞으로는 장애인 당사자가 주체가 되어 법과 제도, 나아가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장애는 죄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알았어요. 장애는 죄인 것을…” 정신장애를 가진 남동생을 둔 한 누나의 말이다. 장차법이 시행된 지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우리 사회는 아직 장애인을 온전히 포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이러한 토론회가 개최되는 한, 그리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있는 한, 언젠가는 장애인 차별이 철폐되는 그날이 찾아 올 것을 확신한다.

-13기 인턴 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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