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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원개발사업의 정보공개방안에 관한 정책토론회 후기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11.03.3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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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원개발사업의 정보공개방안에 관한 정책토론회가 지난 23일 수요일에 국회 의정관에서 열렸다. 12기 인턴분께서 공감 카페를 통해 소개를 해 주셔서 이번 토론회에 대해 알게 되었다. 황 변호사님과 함께 했던 작은 세미나를 통해서 해외자원개발사업의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해 개략적으로나마 배울 수 있었는데, 이번 정책토론회에서 더욱더 심도있게 해외자원개발사업의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생각해 망설임 없이 국회로 향했다. 더군다나 황필규 변호사님께서 토론 패널로 직접 참석하시기에 빠질 수 없는 자리이기도 했다.


9호선을 타고 국회에 도착해 가까스로 시간을 맞추어 의정관에 들어섰는데, 많은 참석자 분들과 녹화 카메라를 보고 놀랐다. 강연 분위기를 기대하고 갔었는데, 전반적으로 상당히 경직된 분위기에 조용히 맨 뒷자리에 앉아 토론회를 방청하였다. 토론회가 시작하기 전, 자료집을 자세히 들여다보고서야 앞으로 두 시간 동안 토론회의 분위기가 내가 기대하던 것과는 판이하게 흘러갈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현재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을 통해서 해외자원개발 사업법 개정안 (해자법 개정안)이 발의가 되었는데, 이 내용의 골자는 해외자원개발에서 일어나는 실질적, 잠재적 인권 침해를 막기 위해 해외자원개발 사업자로 하여금 영업보고서와 계약서를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해외자원개발 사업자 쪽에서는 영업비밀침해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이 수정안을 통과시키면 우리나라가 에너지 자원 확보 전쟁에서 뒤쳐질 것이라는 뉘앙스도 풍기고 있다. 반면 인권단체와 공익단체에서는 이 개정안을 통해 해외자원개발의 투명성을 보장함으로써, 뇌물이 개입하는 것을 막고, 자원부국의 자원이 독재체제를 공고히 하거나 소수 권력계층의 배만 불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토록 첨예하게 갈등하는 안건에 대해서 토론회는 양 측의 논쟁으로 열기를 띨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발제


발제는 개정안 찬성 쪽부터 번갈아 가면서 이루어졌다. Earth Rights International의 Paul Donowitz는 해외자원개발의 투명성 제고는 세계적인 추세로서 한국이 이에 동참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하였다. 현재 미국 해외자원개발 사업자는 2010년에 통과된 Dodd-Frank Wall Street Reform and Consumer Protection Act에 의거 정부에 해외자원개발에 관한 자세한 보고서를 제출하게 되어있다. 이는 프랑스, 영국, 독일 정부도 이러한 입법안을 지지하고 있고, EU도 빠른 시일 내에 해외자원개발 사업자영업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킨다고 한다. 홍콩증권거래소에서도 해외자원개발기업의 경우 영업에 관한 자세한 보고서를 제출하는 기업만 상장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명한석 지평지성 변호사는 해자법 개정안 발의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바지만, 계약서 공개 의무화는 심각한 영업비밀침해이기 때문에 삭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사업장 조사권은 해외 사업장의 경우 주권 침해의 문제까지 발생할 우려가 있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미 기존의 공시제도를 통해 대부분의 해외자원개발이 투명하게 운영이 되고 있는데, 이러한 사업자들은 독재 권력과 손잡고 이익을 취하는 것처럼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원개발투명성법제의 필요성을 알기 쉽게 잘 설명해주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취약한 민주주의를 지닌 자원부유국은 자원개발이익이 억압적 정치구조를 고착화하는데 쓰이기 때문에 자원이 부유할수록 국민들이 빈곤해지는 "자원의 저주"속에서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원개발에 있어서 채굴기업과 자원보유국 모두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원보유국에서는 국제적 지지를 얻고 있는 자원개발사업 투명성 이니셔티브(Extractive Industries Transparency Initiative, EITI)을 통해, 채굴기업 본국에서는 투명성을 통한 에너지 보장법(Energy Security Through Transparency, ESTT)을 통해 법제화를 해야한다고 박 교수는 주장하였다.


토론의 핵심 쟁점

토론의 패널은 황필규 공감 변호사님과 이철규 해외자원개발협회 상무님였지만 청중 질의 시간에서도 해외자원개발 사업자분들과 인권단체 관계자분들, 패널 간의 논쟁이 계속 이어졌기에 회의장 전체가 토론장이 되어가는 분위기였다. 대부분 해자법 개정안의 취지에 대해서 공감하고, EITI/ESTT의 해외적인 지지 또한 이해를 하고 있었으나, 발의된 개정안의 구체적 내용에 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토론의 초점은 개정안의 계약서 공개 부분과 주무부장관 및 금융위원회의 사업장 조사권에 맞추어졌다. 황 변호사를 비롯한 인권 단체 관계자 분들은 아랍에미레이트 원전 수주를 예를 들며, 해외자원개발계약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국민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채 모든 것이 정부의 치적인 양 언론에서 다루어지는 모습을 비판하였다. 국민들의 실질적인 대정부감시능력을 위해서는 계약서 공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철규 해외자원개발협회 상무와 질의를 했던 해외자원개발 사업자분들은 에너지 자원 확보 전쟁이라는 틀에서 개정안을 바라보려고 하는 경향이 강했다. 2030년까지 우리나라의 에너지 의존율이 95%인데, 이러한 개정안은 에너지 의존율을 개선하는 해외자원개발 노력에 치명타를 가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전반적으로 발제자 분들과 토론 패널 분들이 상대방의 주장을 조목조목 짚어가면서 아주 날카로운 지적을 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청중 질의 시간에 사회자 분께서 거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자분들에게 기회를 주셔서 토론이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한 "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셔서 그런데," "직접 와 보시면 그런 말씀 못 하실 걸요,"라는 식의 상대방을 비하하는 뉘앙스의 멘트들은 방청객으로서도 불쾌함을 느끼게 하였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자 분들은 계약서를 공개하면 당장 해외자원개발이 끊어지는 것처럼 주장을 하였는데, 그렇다면 세계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EITI와 ESTT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하는 건지 궁금했다.



날카로운 토론이었던만큼 토론회에 참석하신 분들이 실질적으로 개정안을 완성하는 데 함께 참여를 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아무쪼록 현행 법령과도 큰 충돌이 없으면서 해외자원개발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해자법 개정안이 완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_13기 인턴 박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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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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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4.03 14:58
    형수씨, 여기 갔다왔군요. 잘 모르던 문제였는데 잘 정리해 주셔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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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4.26 18:20
    우와. 황변호사님 여기 다녀오셨군요 ! 한번씩 회사에서 해자법 관련된 업무를 하는 중이라, 개정에 대해 저도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공감에서 해자법 정책토론회를 다녀오셨다니 :-) 이 사업에 대해 좀 더 알게되면, 저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ㅎㅎ 보고싶어요 공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