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4회] 법과 인권 후기 - 조국 교수님

공감이 하는 일/공감 인권법 캠프

by 비회원 2011.02.22 15:11

본문

조국 교수님의 ‘법과 인권’ 강연 - 인권의 실천적 의미


“좋은 놈, 나쁜 놈, 미친 놈.” 어느 영화의 패러디물이 아니다. 통상의 대중적 사고는, 나와 같은 사람을 ‘좋은 놈’, 나와 반대파이면 ‘나쁜 놈’, 그리고 이해조차 할 수 없으면 ‘미친 놈’으로 구분한다고 한다. 이 때, ‘나쁜 놈’은 적어도 설득과 소통의 대상이 되지만 ‘미친 놈’은 그조차도 되지 못한다. 마주치기도 역겨운, 격리되어야 마땅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조국 교수님은 바로 이것이 우리들이 손쉽게 타인을 재단하기 위해 끌어오던 차별의 잣대라고 하셨다. 그리고 이 영향력은 실로 가공할만한 것이어서, 어떤 하반신 장애인이 정당한 대중교통이용을 위해 버스 밑에 드러눕게 만들었고, 한 사법연수원생이 종교적 신념을 위해 감옥에 가게 했으며, 10대 베트남 여성은 ‘도망가지 않는 숫처녀’라는 꼬리표를 달고 후불제로 한국남성과 결혼하게 했다.

이와 같이 누군가를 ‘미친 놈’으로 규정하는 현실은 잔인하기만 하다. 외국인노동자, 이주여성, 동성애자, 장애인, 비정규노동자, 형사피의자, 혼혈인, 양심적병역거부자…. 우리 사회의 수많은 소수자들은 모두 ‘그렇게’ 규정된 사람들이다. 이들은 각각 하나의 온전한 ‘인간’으로서 대우받지 못한다. ‘미친 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 즉 인권은 결국 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이들의 목소리를 공론화, 제도화하는 작업인 것이다.


애석하게도 교수님은 이 작업이 결코 쉽지 않음을 지적하셨다. 반드시 다수자의 ‘비용’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들은 공식적으로 약자와 소수자 인권 존중과 보호를 외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불편이 초래되면 입장이 돌변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아왔다. 이 대목에서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나는? 다수자로 살기를 표방해왔고, 이미 수많은 분류 속에서 다수자로서 서 있지 아니한가? 그렇다면 내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소수자를 옹호할 수 있을 것인가?

고맙게도 누군가 질문을 했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한 모양이다. 교수님은 ‘내 밖의 괴물은 물론 안의 괴물도 몰아내라’고 주문하셨다. 아마도, 그 순간 나는 내 안의 괴물조차 쫓아내지 못한 체 다른 다수자의 괴물에 분노하며 한참을 버둥거리고 있었나보다. 하지만 여전히 내 괴물을 안에서 쫓아내기란 녹록치 않았다. 다시 생각의 꼬리를 물었다. 돌이켜보면 내 자신도 소수자의 경험이 꽤나 있음을 발견했다. 나는 ‘여성이고, 키도 작고, 예쁘지 않고, 부유하지 않으며, 황인종’이다. 물론 내가 속한 집단 안에서도 수많은 차이가 존재함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경험은 내가 어떤 일정 사안에 있어 소수자로서 다른 이들과 연대할 수 있으리란 기대와, 내가 속하지 않은 다른 이들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치환하여 접근하리라는 감수성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좋은 법률가는 ‘머리’에서 내려와, ‘가슴’으로 느끼고, ‘손발’로 행동해야 한다.” 교수님의 마지막 당부이다. 일단 ‘머리’를 채우기 위해 우리들은 앞으로 몇 년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정신없이 공부해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정말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 강연과 캠프를 통해 ‘뜨거운 가슴’을 함께 준비하였고, 서로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좋은 자극이 되어줄 100명의 든든한 친구들을 얻었다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언젠가 우리의 ‘손발’이 모이고 모여, 더 살만한 세상을 위한 행동을 개시하는 날! 정녕 오늘을 추억할 것만 같다.

 

글_ 최정지(4회 공감 인권법 캠프 참가자)

 

공감 에세이집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 출간 - 박원순 시장, 신경숙 작가 추천사 

 

※ 공 SNS 에서 공감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 바로가기

  >> 트위터 바로가기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