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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장애인권 후기 - 임성택 변호사님

공감이 하는 일/공감 인권법 캠프

by 비회원 2011. 2. 2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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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와 인권, 그리고 법률 강연 후기> 


“더 불편해지고, 더 답답해지고, 더 상처받자!”  


  장애인권이라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몸이 불편하여 잘 움직이지 못하고, 무엇을 하든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며, 가정형편까지 어려워 경제적 이유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사회의 한 구석에 방치되어있는... 화면을 통해 이분들의 삶을 접할 때, 그들의 삶이 가슴 아프면서도 , 아직 경제적 무자력자인 내가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다가 , 결국은 눈물을 애써 참고, 무력감에 빠져든다. 그리고 외면하게 된다. 아프지만 보고싶지 않은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이번 인권법 캠프에서의 장애인권 강의를 대하는 나의 마음은 이중적이었다. 내가 알던 현실들과 관련한 ‘뻔한’말을 듣겠지 하는 생각과, 그동안 내가 미처 알지 못한 부분들을 알고 깨닫게 되는 ‘의외의’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감... 이렇게 두 마음을 갖고 장애인권 강의에 참석하였다.

  강의의 첫 순서는 “2인 1조 시각장애인 체험”이었다. 인도자는 눈을 가린 사람의 손을 잡아줄 수 없으며 오직 소리로만 길을 인도해야했다. 안대로 눈을 가리자 온 세상은 암흑이 되었다. 3층에서 1층 로비까지 인도자의 목소리만 듣고서 , 지팡이에 의존하여 내려가야 했다. 특히 계단의 첫 발을 내디딜 때에는 계단이 어디서부터 시작인지, 계단의 높이는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방향감각과 높이감각 등이 무뎌지면서 더욱 무서웠다. 막연히 사는데 불편하겠지 라고 생각했던 시각장애란 것은 매우 공포스런 경험이었고, 특히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미미한 우리나라에서 살아간 다는 것은 거의 하루하루가 생존전쟁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순서로, “지렁이 꿈틀”이라는 제목의 지체장애인 선철규씨의 자립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영상물을 시청하였다. 선철규씨는 본인을 ‘지렁이’라 지칭한다. 몸을 자신의 의지대로 다룰 수 없는 뇌병변이란 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바퀴달린 침대에 실려서 누군가의 도움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의 선철규씨는 장애인 시설에서 12년간을 살아왔지만, 시설을 탈출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만의 독립생활을 꿈꾸게 된 것이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독립생활을 실행으로 옮긴 날, 그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물론 선철규씨가 모든 일을 스스로 하는 것은 아니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혼자 해낼 수 있는 영역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전동휠체어 타기를 연습함으로써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에 도전하고 있다. 흔히 몸도 불편한 사람이 편히 시설에 있지 밖에는 왜 나오려하나 라는 생각을 하지만 그것은 비장애인인 우리를 위한 이기적인 생각의 발로일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대부분의 몸이 불편한 분들은 장애인으로서 살아갈 때,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족에게 외면당하여 시설에 들어오기도 하고, 시설에 들어와서는 그 곳에서 지급하는 트레이닝복으로 사계절을 보내고, 음식선택 ,이동하는 것까지 많은 것들이 수동적으로 이뤄진다. 때문에 이들에게 있어 “독립적”으로 어떤 것을 해낸다는 것은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는 유일한 행복의 창구인 것 같았다. 따라서 몸이 불편하지 않은 사람들이 장애를 가진 분들의 편함과 불편함에 대한 기준을 자의적으로 정하고, 그들에게 값싼 동정을 보내는 것은 그 분들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의 시선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 순서로는 임성택 변호사님의 강의가 있었다. 장애인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 그 인식이 드러나는 유형으로 3가지를 들어주셨다. 첫째는 ‘차별’이다. 차별은 다시 직접차별과 간접차별로 나뉜다. 직접차별은 시각장애인이 여행자보험을 드는 조건에 있어서 일반인과 차이를 두는 등의 명백한 차별을 말하며, 간접차별에 대해서는 얼마 전 개봉한 영화‘글러브’를 예로 드셨다. 그 영화는 청각장애를 주제로 하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개봉할 당시에는 화면에 자막이 없었다고 한다. 이 영화를 보러 올 영화 ‘밖’의 청각장애인들은 애초에 고려되지 않았던 것이다.
 
  두 번째는 ‘배제’이다. 예를 들어 정신장애인은 이웃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며 일반인의 삶의 무대에서 장애인을 배제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격리’이다. 격리의 대표적 예로는 과거의 “형제복지원 사건”이 있다. 부랑자 등을 모아서 강제노역을 시키고 인간을 동물 다루듯 했던 사건에서, 그 당시 대법원은 이를 정당행위라고 판시했으며, 특수감금죄의 죄목에선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엘리트라 불리던 사람들이 갖고 있던 장애인들의 인식정도를 드러내는 판결이라 할 수 있다.

  장애인권 강의가 끝난 후,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만큼만 세상을 알아가고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였다. 나 역시 시각장애인 체험을 해봄으로써 그들의 삶에 대해 아주 조금, 그러나 그 느낌만큼은 내 살갗으로 전해오는 만큼 생생하게 느끼고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은 경험들이 훗날 시각장애인분들의 권리를 위해 같이 싸워나가야 할 때에 내 권리를 위해 싸우듯 진심을 담을 수 있는 삶의 토대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글의 제목과도 같은 다짐을 하게 된 것이다. 나 자신을 더 많이 불편하게 하고 , 답답하게 하고, 상처받게 하는 상황에 노출시키며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로스쿨에 재학하면서도 관련 동아리에 가입하여 소외된 분들의 실상을 접하고, 이들과 같이 상처받아가면서 , 먼저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의 진심을 배우고 지켜나가고 싶다. 이로써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며 , 이러한 진심으로 소외된 자들과 내가 소통하고, 나와 세상이 소통하고, 소외된 자들과 세상이 소통하는 날을 그려본다.


글_ 4회 인권법캠프 참가자 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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