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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커다란 인권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11.02.0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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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식구가 되어 따뜻한 일터를 경험한지가 어느 덧 6개월 전이라니...설레는 마음으로 북촌창우극장 건물의 계단을 몇 달 밟으니, 벌써 해가 바뀌었다. 새로운 가족이라고 변호사님들의 귀여움을 받은 것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13기 인턴을 선발할 때가 온거다. 새삼 아쉬운 마음이 들어 인턴 지원할 때 제출했던 자기소개서 폴더를 열어본다. “제가 새롭게 발견하게 된 인권의 범위는 아주 넓습니다. 그러나 넓은 인권을 시작하기 위해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인권부터 보호하고자, 인권의 시작점인 공감에 지원합니다."


내가 경험한 공감은 그야말로, ‘인권의 시작점’이었다. 물론, 아직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고는 생각했지만, 공감에서 일하면서 꼭 해결해야 할 최소한의 인권문제가 아직도 너무 많다는 사실은 내가 알지 못했던 현실을 피부로 직접 느끼게 해주었다. 차별과 불평등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노출된 여성과 장애인들,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빈곤과 복지문제, 그리고 난민문제까지... 언제나 바쁜 공감이 아무리 바쁘게 움직여도 모자라기에, 이제 공감의 구성원들은 늘 느긋한 마음으로 문제를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 습관이 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차근차근 풀려가는 문제들에서 감동과 희열을 느끼는 구성원들을 통해, 훈훈함을 얻고, 보람을 느끼는 곳이 바로 이 곳, 인권의 시작점, 공감이다.


공감을 통해 우리가 인간으로서 행복을 추구하며 살 수 있는 권리의 시작점을 느껴보았기 때문에, 이제는 공감에 지원하기 전에 내가 관찰했던 조금 더 커다란 인권이 실현될 그 날을 꿈꾸고 싶다. 나는 2009년 봄, 여름 학기동안 덴마크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했다. 흔히 복지국가 ‘북유럽’이라 불리는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를 여행하고, 북유럽 사람들과 6개월을 함께 하면서, 나는 ‘조금 더 커다란 인권’을 발견하게 되었다.


코펜하겐 시내에서 오후시간대에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 풍경은, 유모차에 아이를 싣고 산책을 나온 남편의 모습이다. 한 두명도 아니고, 평균 2m 신장의 북유럽 남성들이 아기자기한 유모차를 밀며 공원을 산책하는 모습이 한국사람에게는 정말 어색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모습들에 숨겨진 덴마크의 인권의식, 특히 여성의 노동권, 남성의 육아권을 생각해보면 유모차를 밀고 있는 남성들의 풍경이 얼마나 자연스러워야 할 모습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덴마크 남성들은 결혼 후에 여성과 동등하게 가정에서의 의무와 권리를 갖는다. 덴마크 여성들은 일터에서 남성과 아주 동등하게 의무와 권리를 갖는다. 남성이 가정에서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다하고, 여성이 일터에서 다른 남성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업무시간을 갖기 위해서 아주 자연스럽게 남녀가 함께 육아를 담당하는 인권의식을 엿볼 수 있는 예이다. 어떤 업무나 사건에서 남녀를 동등하게 생각하는 것은 물론, 회사와 가정에서 자신이 맡은 의무를 다할 수 있게 나의 시간을 존중해주는 것 역시 북유럽 사람들에게 ‘인간의 권리’로 의식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예로는, 개인적으로 특별히 경험할 수 있었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교환학생 도중에, 나와 같은 기숙사에 살던 리투아니아에서 온 친구가 우울증으로 자살을 하고 말았다. 그 때 나는, 슬픔도 컸지만 타지에서 처음 겪게 된 친구의 죽음, 그리고 죽음을 맞게 된 방법에 대해 커다란 충격을 받게 되었다. 따라서 나 역시, 그 사건 이후로 한 달 이상을 힘들게 지내야 했던 기억이 난다. 특별한 것은, 그 사건이 일어난 바로 다음날부터 덴마크 지역정부에서 무료로 심리상담치료 서비스를 제공했던 것이다. 내가 외국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구사하는 통역치료사가 우리집에 와서 상담을 해줬다. 정성들여 이루어지는 상담서비스가 약 한달간 매일같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고, 덴마크의 복지제도가 왜 유명한지 알겠다고 말했더니, 많은 덴마크인들이 ‘뜻하지 않은 사고에 정신적 상처를 받은 것은 당연히 완전하게 치료받아야 할 너의 권리’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통해서도, 아직 내가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권리라고 생각했던 인권의 범위가 아주 좁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밖에도, 국민의 교육권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대학교와 대학원의 학비까지 전액 무료로 제공되는 점, 아직 일터를 가질 능력이 없는 청소년에게 주거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점, 서로를 완연한 인간으로 존중해주기 위해 평등한 일터의 분위기를 만드는 점 등, 조금 더 커다란 인권의 범위는 그러한 의식 속에서 생활하는 ‘나’라는 인간의 존재감을 더욱더 존중해주는 느낌을 주었다.


아직은 우리 사회에서 모든 사람들이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권리부터 찾아야 할 시기이지만, 조금 더 우리의 인권의식수준이 높아지고 튼튼한 사회제도의 틀이 마련된다면, 훨씬 커다란 ‘인권’의 범위를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무엇보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기에, 내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혹은 2011년을 살아가는 인간의 존재로서, 실현해야하는 권리, 주장할 수 있는 어떤 권리가 있는지 알아야 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공감에서 준비하는 아동의 인권교육 프로그램이 참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한다. 일상의 곳곳에서, 함께하는 사람들과 내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의 범위가 얼마나 커져가는지 늘 관심을 갖는 2011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공감 12기 인턴 윤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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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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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2.08 19:55
    좋은 경험을 하고 왔네요. 우리나라가 교육과 복지를 제대로 하려면 북유럽에서 공부를 많이 하고 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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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2.15 13:57
    회사에 가서도 많은 생각을 했네요 부지런히 글도 쓰고!ㅋㅋ 조만간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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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2.16 01:23
    설연휴 동안 부지런히 올렸어요 히히. 보고싶어요 ㅠ ㅠ 우리의 미모 염변부흥회와 염변호사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