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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검침원 아주머니들 퇴직금 청구소송 판결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윤지영변호사 2011. 2. 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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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검침원 아주머니들을 대리하여 퇴직금 청구 소송을 진행했어요.
그리고 몇 주 전 기다리고 기다리던 1심 판결 선고가 있었어요.
결과는 뜻밖에도 전부 승소였어요.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처음 이 사건을 맡을 때부터 이기기는 어렵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사건을 맡겠다고 나선 이유는 소송 결과가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해당될지 모를 사항이니 잠시 소개를 할게요
.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퇴직금 청구권은 그 어떤 채권보다도 강력한 보호를 받아요.

퇴직금은 퇴사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되어야 하고,

최종 3년 동안의 퇴직금은 최우선으로 보장되어요

이렇게 퇴직금 채권이 강력하게 보장 받는 이유는 당장 일자리를 그만두면 생계가 막막한 상황에서 퇴직금 채권은 생계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에요.

또한 퇴직금은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서 미리 떼어 놓은 임금의 일부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매 달 100만원의 임금을 받던 사람이 10년 일하면 그 사람은 퇴사할 때 1,000만원 정도의 퇴직금을 받는 것이지요.

이처럼 노동자 입장에서는 퇴직금 채권은 한꺼번에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권리인데 역으로 사용자 입장에서는 한꺼번에 큰 지출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려고 꾀를 부리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면 매 달 임금에 퇴직금을 분할하여 함께 지급한다는 약정을 체결하는 것이지요.


지금까지 우리 법원은 이러한 퇴직금 분할 약정이 아무런 효력이 없음을 분명히 해 왔어요
.

그런데 작년 봄에 아주 중요한 대법원 판결이 있었어요. 대법원은 이렇게 판결했어요.

퇴직금 분할 약정은 무효지만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 역시 노동자에게는 부당이득이므로 노동자는 지금까지 받은 퇴직금 명목의 금원 중 2분의 1을 사용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퇴직금 분할 약정의 효력을 인정한 셈이지요. 

이 대법원 판결이 힘 없는 노동자들에게 미칠 영향은 불 보듯 뻔했어요.

사용자의 요구에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는 힘 없는 노동자들에게 사용자는 퇴직금 분할 약정의 체결을 강요할 것이고, 그 결과 노동자는 사실상 퇴직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도시가스검침원 아주머니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어요
.

사용자는 도시가스검침원 아주머니들에게 매월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서 서명할 것을 요구했고 도시가스검침원 아주머니들은 사용자의 요구에 응했지요. 사실 도시가스검침원 아주머니들에게 근로계약서는 종이 쪼가리에 불과했어요. 근로계약서의 내용은 대체적으로 아주 비현실적이고 형식적이었으니까요.  

문제는 도시가스검침원 아주머니들이 받은 임금에서 퇴직금 명목에 해당하는 금원을 빼면 최저임금 아래로 내려간다는 것이었어요.

회사가 없어지고 난 후 도시가스검침원 아주머니들은 사용자에게 퇴직금을 달라고 요구했어요.

하지만 사용자는 퇴직금 분할 약정을 근거로 퇴직금의 지급을 거부했어요.

이러한 상황에서 퇴직금 지급 청구 소송을 벌인 것이지요.

지난 봄에 나온 대법원 판결을 형식적으로만 놓고 본다면 도시가스검침원 아주머니들은 퇴직금의 일부만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두 가지를 주장했어요. ‘근로계약서는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다. 아주머니들은 사용자와 퇴직금 분할 지급에 대해 합의한 적이 없다’, ‘아주머니들이 받은 임금에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빼면 최저임금 밑으로 내려간다. 따라서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금원은 그 실질이 임금이다


다행히 법원은 우리의 주장을 받아들였어요
.

근로계약서의 효력을 부정하고 사용자는 도시가스검침원 아주머니들에게 퇴직금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지요. 하급심 판결이기는 하지만 다른 사건에서도 충분히 고려될 수 있는 중요한 판결이지요. 2, 3심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지만 그 동안 어려운 싸움을 해온 아주머니들의 밝은 미소를 보니 기분이 아주 좋아졌어요.

 

글 _ 윤지영 변호사

 

공감 에세이집 '우리는 희망을 변론한다' 출간 - 박원순 시장, 신경숙 작가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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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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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2.08 09:04
    와 정말 다행이네요~ 앞으로도 계속 승소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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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2.08 19:48
    저도 글을 읽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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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2.17 09:11
    그때 그 사건이로군요. 끝까지 좋은 결과 있길 바라요! 피곤한 아침에 기분좋은 소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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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2.23 04:24
    검침원 아주머니들이 기뻐하셨을 생각을 하니 저도 빙그레 웃음이 납니다. 웃음이 계속 번져나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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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4.22 09:53
    검침원으로 3년동안 일을하고 그만두면서 퇴직금을 한푼도못받았습니다
    그만둔지 2년이 지났는데 지금도 받을수있는지요? (사용주는 지금도 업체를 운영하고있슴)
    받을수 있다면 어떻하면 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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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4.23 12:19
    안녕하셔요.
    공감 변호사 윤지영입니다. 퇴직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받을 수 있습니다. 사무실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찾아가셔서요. 퇴직금 지급 진정을 하시면 됩니다. 아무쪼록 꼳 받아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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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9.20 11:46
    안녕하세요..
    저희 엄마가 전기 검침원으로 근무한지 10년이 지났습니다.
    곧 정년이 다가오기 때문에 퇴직금 소송을 검침원 분들끼리 진행하려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변호사 수임료로 200만원 정도를 내고 하려고 하셨는데, 사업주가 소송 진행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조사해서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엄포하고 있는 실정이라 소송을 포기하려고 한다고 하시더라구요.
    문제는 저희 엄마의 경우 내년 7월이면 퇴직금 채권 소멸시효인 3년이 되는 시점이라 고민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저희 엄마 회사의 경우 2년에 한번씩 회사가 입찰을 하는 방식으로 해서 눈에 보이는 것은 한 회사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회사인 경우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2년 전에 실제 회사가 바뀐 상태입니다. 당장은 재계약이 되지 않을 것 같아 포기를 하게 되면 영영 퇴직금 청구를 할 수 없는 것인지..아니면 회사의 실제 사업주가 바뀌더라도 같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근로로 간주하여 퇴직금 소송을 추후에라도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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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9.22 15:52
    검침원 자녀님께,
    안녕하셔요. 공감 변호사 윤지영입니다. 질문 잘 읽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기재하신 내용만으로는 사실관계를 판단하기가 어렵네요. 괜찮으시다면 02-3675-7740으로 전화주시겠습니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