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한 사회와 다른 사회의 만남 - 제3회 난민인권워크샵 후기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10.11.30 11:22

본문




장면#1 
오늘도 고속터미널에서, 지하철에서 뛴다..

(9호선 개통 뉴스에서 보고 화려하다고 욕했었는데, 이렇게 고마울수가 없다. 여의도까지 한번에 갔다..)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3회 난민인권워크샵 '난민 사회권의 제도적 보장 : 현황과 과제'에 참석하기 위해 수요일 오후 서울가는 길에 올랐다. 금요일을 제외하고 유일한 공강이 있는 수요일 오후에 열리는 워크샵이고, 지난 번 수료한 제1회 난민법률지원교육과 관련해서 더 배울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냉큼 신청했으나, 오전 수업이 12시까지 있어서 2시부터 시작하는 워크샵에 맞춰가기 위해 택시, 고속버스, 지하철 등... 연결 구간은 뛰고 뭐 그렇게 도착했다. 가는 도중 오늘 참석을 이번주 출근으로 해도 좋다는 실장님의 문자를 받고 발걸음은 더욱 가벼웠다.^^ 먼저 도착한 공감 인턴들이 좋을 자리를 선점하고 있어서 환영사를 제외하고는 모든 발표를 평온하게(?) 잘 들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 참석자들이 많아서, 특히 난민들을 포함한 외국인 참석자들이 많아서 적잖이 놀랐다. 주제가 난민 사회권의 제도적 보장이다. 그것도 현황과 과제이다. 제정을 기다리는 난민법을 중심으로, 난민에 대해서는 한 걸음 더 나간 논의가 될 것이다.

 

 

장면#2  워크숍 발표자들도 달리듯이 발표를 하고...

  시간에 비해 정말 많은 패널들이 많은 내용을 준비해오셨다. 그래서 급한 진행 속에서도 각자 준비한 분량의 반도 말씀 못하시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먼저 신혜수 유엔인권정책센터 상임대표의 '난민의 사회권 보장' 발표가 있었다. 난민중 특별한 관심과 보호를 받아야 할 집단으로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셨다. 성적학대, 명예살인, 여성할례, 인신매매 등의 문제가 있으며, 난민법에도 여성관련 법령이 반영되어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난민의 사회권보장을 위하여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 라는 화두를 제시하셨다. 국제기준의 국내이행이 중요하고, 한국인은 문제를 알면 고치는 나라라는 어느 UNHCR사무국장의 말을 인용하시며,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알게 하고 고치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이 자리에 많은 전문가 분들과 각 부처 실무자들과 관심있는 많은 참석자들이 모인 것이라 생각되었다.

 

  이어서 김철효 유엔난민기구 컨설턴트의 '한국내 난민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난민의 사회권 보장은 정책적인 '지원'에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입법과정에서 국제인권법 이행의 고려와 난민 및 외국인의 '권리'보장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셨다. 이어서 여러 패널분들이 단상위에 올라 차례로 주제별 발표를 하였다. 서로 질문과 토론을 하려고 계획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시간 관계상 각자 준비하신 발표를 하시기에도 바빴고, 사회자분도 진행하시느라 멘트를 거의 하지 못하셨다. 객석에 많은 참석자들에게 발언의 기회도 거의 없었다.

 

  황필규 변호사님은  '난민 등의 지위와 처우에 관한 법률안 상 난민등의 권리'에 대하여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를 중심으로한 발표를 하셨다. 후기를 위해서 아이폰으로 황변호사님 사진을 찍으면서 문득, 계속 난민관련 프로그램을 참석하다보니 황변호사님의 팬클럽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앞에 앉아있던 외국인들도 카메라를 가지고 계속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사회자의 마무리 멘트 때 그분이 우리나라에서 난민신청이 받아들여져서 체류하게 되었고, 국적까지 취득하신 분이란걸 알게 되었다. 



 황변호사님의 발표는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거침없는 경향이 있다. 책자에 발표문은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 발표는 그 중에서 피력하고 싶으신 부분만 강하게 말씀하시는 것이다. 우선 난민협약 가입당시 국내법 정비가 미비했음을 지적하셨다. 가입시 관련 법규를 부실검토하여 사회권이 고려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난민협약규정과 국내법규정을 비교하여 설명했고, 제정을 기다리고 있는 난민법과 현 출입국관리법상의 난민관련 조항을 비교하며 난민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자세한 내용은 책자를 참고해야했지만 마지막으로 예산과 관련하여 말씀하신 의견에는 정말 동감했다. 어떤 정책을 시행하는데 반드시 '시설'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에서 뭔가 예산을 들여 사업을 하면 건물부터 지어야하고 현판부터 걸어야하는, 즉 땅부터 파야하는 생각은 불필요한 예산 부풀리기, 가시적 성과만들기의 폐해를 야기할 수 있다. 그래서 대규모 시설보다는 분산시설에 예산이 더 가야하고, 품과 인력에 많은 부분 할애되야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덧붙여 사회자 박찬운 교수님이 인권위원회 예산 등과 비교하면서 난민법안시행에 드는 예산은 정말 적은 것이라는 멘트도 있었다. 요즘 국격을 이야기하는 것이 유행인가보다. 정말 국격을 높이는 일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장면 #3 양복에 노란 꽃 양말을 신은 중국인

  옆자리에 중국인 두 명이 앉아 있었다. 나와 통역장비를 번갈아 끼는 걸로보아 한국인은 아니라 생각했는데, 발표중에도 핸드폰을 받아 중국어로 마구 통화를 하는 것이었다. 정장을 입긴했는데, 중국인 특유의 냄새도 나고 해서 나란히 앉은것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그런데 통역기를 통해서 발표를 열심히 듣고, 옆에 일행과 뭔가 심각한 이야기도 주고 받고 메모도 열심히 하는 걸로 봐서 이분들도 난민들이 아닐까하는 추측을 해보았다. 그분이 내 쪽으로 다리를 꼬면서 바지가 살작 올라갔다. 그 때 예쁜 양말이 살짝 눈에 띄었다. 회색양말인데, 발목에 노란 꽃들로 둘러져있는 양말이었다. 나도 그런 양말을 신은 적이 있다. 엄마가 한번씩 시장에서 이런 디자인의 양말을 한다스씩 사오곤 했다. 한켤레 몇백원 하는 이 양말을 한동안 온 가족이 신는 것이다. 잠시였지만 그 중국인의 양말을 보면서 묘한 느낌이 들었다. 난민의 사회권이란 어쩜 우리가 토론하는 것처럼 거창한 것이 아닐지 모른다. 난민이라는 절차를 통해서 한국에 와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리와 같이 생활하면서 필요하고, 누릴 수 있는 권리들일 것이다. 일을 하고 필요한 것을 사고, 아이들은 학교도 가고, 아프면 병원에가는, 주말에는 문화생활도 한번씩 하는 그런것 말이다. 



 장면 #4 한 사회와 다른 사회의 만남 

  뜨거운 참여열기에 비해 시간관계상 많은 질문은 받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하고 싶어했지만 단 세 명만 질문을 할 수 있었다. 여러 관련 부처 실무자들이 나와서 토론자료들을 발표했는데, 그 내용보다도 이러한 토론의 자리에 실무자들이 참석했다는데 더 큰 의미를 둘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하고 싶어했는지 모르겠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질문, 파룬궁 수련자 관련 질문이 있었다. 그리고 내 앞에서 열심히 워크샵을 경청하던 한 흑인 외국인이 질문을 하였다. 이 분은 난민신청이 받아들여진 분인데, 행정처리에 있어서 실무자들에 의해서 담당이 아니라는 이유로 여러 부처로 보내지셨던 모양이다. 결국에는 한국인이 아니라고 안된다는 대답을 받았다고 했다. 이 질문과 맥락이 통하는지는 모르겠으나, 황변호사님도 한 질문을 하셨다. 관련부처 실무자들이 난민협약이나 시행령을 검토하고 숙지하고 있는지 여부에 관한 것이었다. 앞으로 난민법이 제정되면 난민법도 포함한 문제일 것이다. 질문은 믾았으나 역시 확실한 대답은 나오지 못했다.

 

   난민들이 어려운 절차를 거쳐서 어렵게 어렵게 우리나라에 살게 된 것은(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그렇다.) 한 사회와 다른 사회의 만남인 것이다. 생활하고 살아가는데 있어서 이건 중요한 문제가 된다. '한사회'와 '다른 사회'는 서로 만나 '느껴야'되는 것이지 설명하고 이해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것 같다. '난민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이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하는 관심, 우리나라처럼 없는 사람들 살기 팍팍한 곳에서 다른 사회에서 힘든 일 겪다가 오신분들은 정말 살아가기 막막할텐데 하는 마음을 느끼는 일이 중요한 것 같다. 내 옆에 앉았던 중국인의 노란 꽃 양말을 보고 내가 싱긋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와 함께 우리사회에서 우리 방식으로 살고 있는 난민들(혹인 다른 외국인들)도 어차피 우리와 같은 권리들이 필요한 사람들이란 단순한 생각을 그냥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글_12기 인턴 오진숙


※ 공 SNS 에서 공감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 바로가기

>> 트위터 바로가기

※ 공 블로그 구독하시고, 아래의 '추천','좋아요'도 눌러주시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의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