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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들을 분노케 하는가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비회원 2010.11.1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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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행동 난민인정불허결정처분 취소 항소심




장면 하나
  
   

작년 8월 13일 버마행동 소속 8인의 버마민주화 활동가들이 제기한 난민인정불허처분취소소송에 대하여 서울행정법원은 이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였다. 서울행정법원은 이들의 수년간에 걸친 꾸준한 버마민주화 활동을 “단순 가담”, “소극적인 방법”, “활동수준도 미미”, “소극적인 활동”으로 폄하하였다. 이 법원은 더 나아가 “불법체류자 단속이 강화된 이후에서야 이 사건 난민 신청”을 하였고, “시위자들의 얼굴을 고의로 노출시키는 방식을 사용”하였음을 지적하며 “불법체류자로서 본국에 송환되면 더 이상 대한민국 내에서의 경제적 활동이 곤란해질 것이라는 염려에서 이 사건 난민신청을 한 것으로 추단”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이는 이들의 난민지위를 부정하는 것을 넘어 이들의 버마민주화운동의 진정성을 부정하고 이들을 사리사욕을 위해 민주화운동을 수단으로 악용하는 파렴치범으로 규정하는 것이었다.

 

장면 둘


올해 11월 2일 서울고등법원은 위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들이 버마에 돌아가게 되면 한국에서의 “적극적”인 정치활동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 이들의 활동에 “난민으로 인정받기 위한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고 6년이 넘도록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반정부활동을 해 온 것으로 보아 이들의 “정치적 활동의 진정성을 쉽사리 부정하기도 어렵다”는 것이었다. 비록 결론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한국에서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난민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5-6년간 매년 수십 차례 집회․시위를 하여야만 그 진정성을 조금이나마 인정할 수 있다는 매우 엄격한 판단이 전제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매일 데모해야 난민인정된다면서요?”라며 어이없어하며 던진 아시아 지역 난민지원활동가들의 언급이 한국에서는 여전히 현실이다.

 

장면 셋

11월 10일 부천 버마행동 사무실에 위 소송 원고들과 변호사, 다른 버마행동 회원들, 미얀마행동과 함께 했던 한국단체 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판결에 대한 내용이 소개되고 이후의 전망 혹은 계획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다른 난민신청자들과는 달리 버마행동 회원들의 난민신청에 대한 과도한 절차 지연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절차지연에 대한 국가배상 등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사건 원고들보다도 먼저 난민신청을 한 버마행동 대표에 대해서 법무부는 6년이 지난 후에야 1차 결정을 하였고 이 신청은 아직도 법무부 이의신청 단계에 있다. 난민신청자들의 삶의 불확실성이 가져오는 고통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는 이를 강요하고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마지막 발언을 한 한 버마행동 회원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그는 매일 아침 6시에 집에서 나와 일을 하고 자정에 귀가한다) 버마민주화를 위한 그들의 활동을 부정하는 그 어떠한 움직임에도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동안 정부와 법원이 보여줬던 모습은 이들 난민에 대한 ‘2차 박해’다. 본국의 박해를 피해 한국에 체류하는 이들은 이제 한국 정부에 대해 분노한다. 이것이 인권선진국을 지향한다는 한국의 자화상이다.

 

글_황필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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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1.21 00:31
    불법체류자로 지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더이상 '적극적'으로 시위를 하라는 건지.. 이건 정말 난민을 박해하는 행위라고밖에는 볼 수가 없네요. 어이상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