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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울림 피해는 왜 보상이 안 되나요?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goodcountry 2010.10.2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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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는 고대 법학전문대학원 산하 로스쿨 학생들의 법률실무교육을 하고 있는 CLEC(Clinical Legal Education Center - 법률실무교육센터) 사무실에 다녀왔습니다. CLEC는 장애인 인권팀, 난민 인권팀, 국제인권팀 등 3개의 팀이 꾸려져 교수님들의 지도 아래 학생들이 그 주제와 관련된 실무를 배우는 교육센터입니다.


최근에 장애인 인권팀에서 군복무 중에 사격훈련 등으로 이명(귀울림 현상) 피해를 당한 의뢰인들이 소송을 제기하고자 한다며 저에게 소송을 의뢰하였습니다. 저도 군복무를 하면서 사격훈련을 할 때에 귀가 멍멍해지고 울리는 현상을 경험해보았습니다만, 이명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은 군 제대를 한지 한참 지났음에도 하루 24시간 내내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로 인해 다른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없는 피해를 당하고 계신 분들이었습니다.
 

이처럼 군복무 중 생긴 이명현상으로 피해를 겪고 있는 분들이 모여 군 이명 피해자 연대를 꾸렸고, 현재 등록한 회원만도 4천여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군 복무 중에 원치 않는 이명 피해를 입었지만 국가는 그에 대해 아무런 지원도 대책도 없었습니다. 보훈처에 항의를 하면 보훈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준다고 하지만, 이명은 치료가 되지 않는 장애이기 때문에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합니다.


의뢰인 중 한 분은 이명 치료를 위해 전국을 다 다니며 좋다는 약은 다 먹어보았지만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고 하소연을 하셨습니다. 이명 피해자들은 이명 증세 탓에 불면증이 일상화되었고, 어떤 이는 신경과민으로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게 되었으며, 만나던 애인에게서도 버림을 받게 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인생의 가장 황금 같은 시기를 2년 넘게 군에 입대하여 국가를 위해 바쳤지만 군생활이 이들에게 남긴 것은 평생 귓가를 떠나지 않는 윙윙 소리 뿐이라고 의뢰인들은 토로하였습니다. 보훈처에서는 그들의 억울한 심정도 이해는 되지만 규정에 따라 심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도리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가를 위해 군복무를 하다가 이처럼 피해를 당하였으니 국가가 이를 보상해주는 것이 당연할 것 같은데도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할 수만 있으면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혹은 보내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가 봅니다. 그러나 돈 없고 빽이 없는 대다수의 서민들은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수밖에요.


징병제가 유지되는 한 대한민국 건장한 남성이라면 누구나 군대에 가야하겠지요. 그러나 돈 있고 빽 있는 사람도 ‘누구나’, ‘똑같이’ 군대에 가야 하고, 군대 복무 중에 당한 피해는 국가가 그 피해가 크든, 작든 정당한 보상을 해주어야만 한다는 전제가 충족되어야 할 것입니다. 군복무 중에 당한 이명 피해로 평생을 고생하고 있는 이들이 있어도 국가에서 그에 대해 아무런 보상도 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누가 군대에 가고 싶겠습니까,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을 군대에 보내고 싶어하겠습니까.

                                                                                                                       
                                                                                                              글 - 염형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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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26 10:27
    제 주위에도 제대후 이명현상과 청각이 많이 나빠졌다는 친구들이 많이 있어요. 그냥 군대갔다오면 다 그런거야 라고 친구들끼리 얘기했었는데,,,, 그렇게 쉽게 취부할 문제가 아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