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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계열 17번~ 000! 새 계열 12번~ ●●!" - 영화 '방가?방가!' 후기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10.10.1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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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아지 계열 17번~ ○○○! 새 계열 12번~ ●●!

강아지와 새의 종류에 대한 학술문구 같은, 이 외침은 무엇일까요? 동물에 대한 학술회에서 나온 질문일까요?? 아닙니다. 영화 '방가?방가!'에서 최강백수 방태식과 부탄사람 방가의 1인 2역을 한, 배우 김인권이 이주노동자에게 욕강의를 하면서 내뱉는 외침입니다. 그럼 왜 이주노동자들은 욕강의를 통해, 아름다운 말이 너무나 많은 한국어 중 욕을 배우는 것일까요? 




  "안녕하세요~ 전 부탄에서 온 방가입니다! 방가방가^^"

영화는 백수 태식이 끝없는 취업실패 끝에, 부탄사람 방가로 위장하여 가구공장에 취업하면서 시작됩니다. 그의 얼굴은 한국인보다는 동남아시아인 쪽에 가까웠기 때문에, 부탄 출신 이주노동자로 신분을 속여 취업을 하게 된 거죠. 방가는 일에 대한 미숙함과 여러 오해로 이주노동자들과 잘 지내지 못하고, 또 한국인 노동자들에게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괄시를 받습니다. 그러다 친구 영철과의 작전으로 이주노동자 사이에서 영웅이 되고, 그들과 가까워 지게 됩니다. 그리고 점차 그들의 편에 서게 되고,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불법체류로 붙잡힌 그의 친구들을 구해주기까지 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취업의 목적으로 이주노동자들에게 다가갔던 태식이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을 이해하게 되고 교감하는 친구가 된 것이죠. 영화의 내용은 우리가 싶게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에요. 하지만 이 영화는 이전의 이주노동자관련 다큐 등의 영상물이 무겁고 진지했던 것과 달리, 웃음으로 이주노동자 문제를 다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면이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향하게 된 이유 중 하나죠. 

  ○○○은 무슨 말이에요?  ●●은요??


어떨결에 원곡동 외국인 대표 회장이 된 방가는 '초보외국인 적응교실'에서 일일 강사가 됩니다. 초보외국인이 한국에 쉽게 적응하기 위해 만든 이 강좌에서 방가는 한 외국인으로부터 질문을 받게 됩니다. "○○○은 무슨 말이에요? ", "★★자식은 누구 자식이에요?" 이렇게 시작된 한국 욕에 대한 질문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옵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방가는 초보외국인이 한국에 쉽게 적응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 욕에 대해 정통해야한다고 판단하여, 욕강의를 하게 된 것입니다. 이주노동자에게 어원별 학습, 응용표현, 예문활용, 따라읽기 등의 방법을 총동원하여 한국 욕을 가르쳐주는 방가의 모습……. 영화를 볼 때는 웃기에 바뻣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씁쓸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장면의 상황은 코믹 그 자체였지만, 그 내용에 전혀 웃기지 않는, 멸시와 차별을 당하는 이주노동자의 모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인 한국말도 느릿느릿하는 외국인이 발음도 어려운 한국 욕을 발음하면서 질문하는 모습은 그만큼 자주 한국어 욕을 듣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니까요. 우리는 욕강의 장면에서, 웃음의 방식을 통해 이주노동자에 대한 멸시와 차별의 단상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Immigration!! - 그들에겐 호환, 마마보다도 무서운 말!!

Immigration!! 영화에서 아마 가장 많이 나온 영어단어일 것입니다. 이 단어는 '출입국관리사무소'를 뜻하는데, 영화에서 immigration 이란 말만 나오면, 이주노동자들이 혼비백산하며 달아나는 장면이 코믹하게 나옵니다. 우리가 공항에서 쉽게 보는 이 단어가 이주노동자에게는 호환, 마마보다도 무서운 공포의 대상인거죠. 그 이유는 한국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고용정책과 큰 관련이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고용정책은 2003년 제정된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과 그에 기초해 도입된 고용허가제가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산업연수생제도’(1993년 도입)가 2007년 폐지되면서 일원화된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 고용정책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는 등, 정책의 방향은 고용주의 이익과 편의에 집중해 있습니다. 또한 체류연장의 신청(재고용 연장 신청)을 노동의 당사자인 이주노동자가 할 수 없고 고용주만이 할 수 있는 조항 등은 이주노동자들을 미등록 상태로 내몰게 하고, 미등록 상태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그들을 강제추방을 할 수 있는 출입국관리소를 두려워하게 된 것입니다. 실로 물고기를 그물로 유인한 후 그물로 낚는 경우와 똑같은거죠.




  동냥은 못할망정, 쪽박은 깨지마라!

국경과 국적은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래서 한국 땅에서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과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은 완벽하게 동일한 취급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이면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인권의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각국의 사정에 따라 일정한 원칙에 의해 부여되는 국적과는 달리, 인권은 국민과 외국인의 구분과는 상관없이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는 원칙적으로 모든 인간에게 부여된 인권이라고 부를 수 있음에도, 많은 이주노동자들은 자신의 인권이 무시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차이가 차별로 되고, 인권마저 무시당하게 된거죠. 임금체불, 산업재해에서 열악한 주거환경, 신분증압류까지……. 그들의 일상에는 인권이 무시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같은 인간이고, 같은 한국 땅에 살고 있는 이웃인데, 그들의 인권은 왜 무시되고 방조하는 걸까요? 피부색이 달라서, 같은 민족이 아니어서? 이런 질문에 방가는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나는 한국 사람입니다. 한국에서 일하고, 한국에서 돈 벌고, 한국에서 밥 먹는 나는 한국 사람입니다.”

영화를 다 본 후 저의 머리 속에 계속 맴도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영화에서 태식(방가)가 친구 용철에게 하는 말입니다. "동냥은 못할 망정, 쪽박은 깨지마라!"  이 말은 용철에게만 해당되는 말일까요?


글_ 12기 인턴 최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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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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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15 12:13
    예고편 보고는 단순한 코믹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여러가지를 곱씹어보게 하는군요. 글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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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15 13:54
    좋은 영화에, 좋은 영화평이네요...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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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15 14:52
    저두 방가 방가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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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20 16:06
    방가방가~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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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20 16:07
    방금 글쓴이로부터 새 계열이 뭔지 생생하게 들었습니다~리얼한 발음이 인상적.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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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29 15:26 신고
    보러가야겠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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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1.02 16:12
    꼭 봐야겠네요.ㅋㅋ 저도 광고만 보고 그냥 또하나의 코믹영화려니, 혹은 청년실업에 대해 툴툴거리는 영화려니 했는데 단순히 그것은 아니군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