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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을 선택하지 않을 자유 그리고 권리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10.10.1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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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환씨는 결국 또 기다려야 했다. 국적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더 정확히는 한국이 원하는 국적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국 땅을 밟을 기회를 또 기다려야 했다. 항소심 재판부에게, 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사에게 묻겠다. 국적의 선택을 강요할 권리는 누구에게 있느냐고.

 

얼마 전 정부는 제한적이나마 복수국적을 허용했다. 찬반양론이 있었지만 정부가 복수국적을 허용한 이유를 밝히면서 ‘국제화 사회 흐름에 발맞추기 위함’ 이라는 근거를 내걸었다. 그렇다. 우리는 국제화되고 세계화된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정부가 바라보는 국적에 대한 시선도 그렇게 옮겨가고 있음이다. 물론 복수국적 허용도 제한적이다. 복수국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본인의 외국국적에 기한 권리를 대한민국에서 행사하지 않겠다는 서약문을 제출하면 두 가지 국적 모두를 가질 수 있다. 어찌되었건 ‘서약서’라는 것이 필요하긴 하지만 복수국적을 가진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방향의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조선적 재일동포라 불리는 사람들 역시 그러한 의사를 존중받을 권리가 있지 않은가? 그들이 그 수많은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조선적’ 이라는, ‘조선’ 이라는 존재하지 않는 나라의 ‘적’을 가지겠다고 하는 그들의 의사 역시 복수국적자들처럼 존중받아야만 한다.

 

조선적 재일동포 문제는 남과 북의 분단문제와 한국과 일본 간의 과거사 청산 문제 등 다양한 역사의 현장을 포착하게 한다. 조선적 재일동포들은 우리가 겪었던 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개인의 삶으로 끌어들여야 했다. 그들이 종국으로 가지고 싶은 국적은 그들의 조상이 일본 땅으로 건너오기 전 가졌던, 남북으로 갈라지지 않은 온전한 한반도 안에 존재했던 나라의 국적이다. 그들의 국적을 선택하지 않을 자유는 그들의 이러한 뿌리에 대한 의식이며 확고한 존재의식이다. 그것을 강제할 대한민국의 법률규정은 그 어디에도 없다. 헌법에서도 찾을 수 없다. 그들의 의사를 심사할 수 있을지언정 그들의 의사를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다시 ‘국제화’ 된 세계의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복수국적을 인정하면서 정부는 변화의 흐름을 언급했다. 결혼이주민들이 증가하고 고급인재를 유치할 필요성도 증가하면서 정부는 시대의 변화를 주목했다. 하지만 정부가, 법원이 가지고 있는 조총련에 대한 판단은 아직도 여전히 반공시절에 머물러 있다. 조총련을 일본의 북한으로 취급하면서 그들과의 접촉은 곧 북한과의 접촉으로 간주되며 그런 접촉이 있었던 자는 모두 국가의 안전보장과 공공복리를 해칠 위험이 있는 자로 간단히 정리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조총련은 정부가 기억하는 수십 년 전의 모습과 많이 달라져 있음이 각종 매체를 통해 알려지고 있다. 1세대들이 운영했던 조총련의 모습과 현재 2,3세대들이 운영하는 모습에는 많은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변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조총련=친북단체=안보위협’ 이라는 등식을 ‘국제화’된 현 사회에서 간단히 사용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정영환씨는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국적을 선택하지 않을 자유와 권리를 인정해 주길 바라면서. 어쩌면 그보다 그는 그가 바라는 국적을 가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더 이상 역사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인생을 아프게 해서는 안 된다.

10기 인턴 방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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