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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등교육법 개악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생긴 일”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공감이 2010. 10. 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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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27일 오전에 약 60여 개 단체와 함께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초중등교육법 개악 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어요.
경기도에서는 학생인권조례안이 의회를 통과하는가 하면, 서울에서는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가 발족하면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각계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니 정부도 이를 저지하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거든요. 초중등교육법의 개악 내용은 나중에 자세히 짚어 볼게요. 일단 오늘은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요.
저는 이 자리에서 ‘정부가 마련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시안의 법률적 문제’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과 함께 플래카드 앞에서 나란히 서 있었어요.
제 옆으로는 피켓을 든 몇몇 사람들이 있었지요. 규탄 발언이 이어지고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려던 즈음 종로경찰서 담당 경찰관이 스피커를 통해 “여러분은 지금 기자회견을 가장한 미신고 옥외 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집회를 해산하지 않을 경우 강력하게 대처하겠으니 지금 당장 해산하십시오”라고 외치면서 기자회견을 방해하기 시작했어요. 스피커의 소리가 커서 참석한 사람들은 기자회견을 제대로 낭독할 수 없었지요. 담당 경찰관은 계속해서 경고 메시지를 날리더니 제1차 해산명령을 했어요. 순간 저는 ‘이러다 모두 잡혀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담당 경찰관한테 가서 말을 걸었지요. 시간을 벌기 위한 속셈이라고나 할까요.
담당 경찰관에게 말했어요
“아니 기자회견하고 있는데 이게 왜 집회라는 거지요?”
담당 경찰관은 이렇게 말했어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기 때문이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위치면 기자회견이 집회가 된다는 말인가요. 도대체 어디에 그런 말이 써 있지요. 근거를 대보세요”
“그건 제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지, 당신이 관여할 바가 아닙니다”
담당 경찰관은 거기까지만 이야기했어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친다고 해서 기자회견이 집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기자회견과 집회가 반대되는 성질의 것도 아닙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기자회견도 집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집회란 무엇일까요.
집회가 무엇인지 정의하고 있는 법률은 없습니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은 ‘시위’에 대해서는 정의하고 있지만 집회에 대해서는 정의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헌법학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집회는 다수인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평화적으로 일정한 장소에서 일시적으로 회합하는 행위를 말한다”
공동의 목적이 반드시 정치적인 것일 필요는 없습니다.
만나서 함께 있으면 무슨 이야기를 해도 회합이니까요.
다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2명이다, 혹은 3명이다라는 논쟁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2명이면 충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공동의 목적을 가진 두세 명의 사람이 모여 있다면 집회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따라서 이번 기자회견도 피켓을 들었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구호를 외쳤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집회인 것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집회를 길거리처럼 폐쇄되지 않은 공간에서 했으니 옥외집회고요.
이와 관련하여 우리 집시법은 옥외집회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고를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생각이 같은 사람 두 명이 길거리에 있으면 옥외집회에 해당하므로 미리 신고를 해야 할까요?
규모나 내용을 불문하고 옥외집회의 경우에 무조건 미리 신고를 하도록 정하고 있는 법조문이 이상한 건 아닐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글- 윤지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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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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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07 10:28
    윤변호사님의 말을 들어보니, 정말 문제가 있네요. 정부와 경찰은 항상 법치국가 운운하며 법대로 처리한다고 하지만, 허점있는 법을 자기식대로만 해석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공유되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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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07 15:25
    그렇다면 옥외 시위라고 바꿔야 하는 걸까요? 모호한 법조문때문에 피해가 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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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08 16:06
    집회와 기자회견의 경계가 다소 모호한건 사실 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보다는 현 정권 들어서 국민들의 소리를 자꾸 막으려는 시도가 많아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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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13 16:31
    슴님 말씀에 동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