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초대권으로 장애인도 이용 가능하죠?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10.10.04 11:27

본문


 

초대권으로 장애인도 이용 가능하죠?


 9월, 나는 한 행사에 자원활동가로 참여를 했다. 관심 있던 행사라서 참여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자원활동 할 사람들을 모집 한다 길래 더 의미 있게 참가해보고 싶었달까.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주최 측에서 초대권 두 장을 자원활동가분들께 드린다는 것이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초대권을 누구에게 줄까 잠시 고민했다. 한 장은 요즘 빡빡한 현실의 문제로 많이 지쳐있는 나의 친구에게, 한 장은 내가 좋아하는 한 사람에게 주기로 결정했다.


 '안녕하세요. 초대권 관련해서 전화 드렸는데, 드릴 분들 성함 말씀해주실래요?'

 '한 명은 xxx이구요, 한 명은 yyy입니다. 그런데, 휠체어를 이용하는 분인데 괜찮죠?'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에 전화 건너편의 담당자의 목소리는 조금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아, 장애인이신거죠? 네, 장애인석이 있을거예요.'


 그래서 나는 마음을 놓고 다른 활동들에 매진했다. 수업을 듣고, 일을 하고, 그러는 사이에 차츰 행사 날짜가 다가왔다. 그런데 행사가 시작되기 바로 하루 전. 초대권 관련해서 말씀 드리고 싶다는 문자와 함께 전화 한 통이 왔다.


 '죄송합니다. 초대권 좌석이 임의배정이라서, 장애인 분은 개인적으로 예매하셔야 할 것 같아요. 끝자리 예매하셔서 옆에 휠체어 놓고 자리 앉으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기, 초대권 중에서 가장 자리 한 자리라도 주실 수 없는 건가요?'

 '네, 좌석이 어떻게 배정될지 저희도 알지 못해서 불가능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그렇게 짧은 전화는 끝이 났다. 그런데 그 때 부터 나는 불편함을 느꼈다.


 초대권은 누구든 초대 가능한 것으로 안다. 초대권에 초대 불가능한 사람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명시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제약 하나가 있었다.



(어디든 자유롭게 앉을 수 있는 비장애인)초대권

 


사소한 에피소드였지만 나는 이 일이 우리 사회의 장애인 문제의 축소판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그 날 느꼈던, 그렇다면 내가 대신 비용을 부담하고 이를 원래 초대하려던 사람에게는 초대권이라고 줘야하나, 를 생각하면서 느낀 개인적 부담감. 이는 장애를 가진 사람, 장애를 지닌 사람을 가족 구성원으로 둔 분들이 느끼는 심리적·경제적 부담감이 아닐까 싶었다.

 일반 학교로 진학하기 위해서도 장애인들은 높은 문턱을 넘어야만 한다. 일단은 좋은 성적을 얻는 게 유리하고, 그래야 학교에 보다 편리한 시설을 개조해달라고 요구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비장애인에게는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동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도 지하철에 드러눕는 등 끊임없이 투쟁 해야만 한다. 장애로 인한 의료비용 역시 대부분 개인이 부담해야만 한다. 거기다가 장애인은 '비정상'이라는, 그리하여 장애인은 장애인끼리 살아야한다는 편견어린 시선까지 마주하며 이를 부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만 한다.

 나는 이러한 사회가 불편하다. 말로는 우린 다 같은 사람이라고 하면서도, 여전히 장애인들을 시설로 보내는 사회. 어째서 유전자의 작은 변형에서 비롯된 일로 인해 한 개인의 삶이 이토록 달라져야하는지 모르겠다. 그 개인이 얼마나 학식이 높은지, 인격이 성숙한지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은 채 '장애인'이라는 꼬리표 하나로 '비정상'이라고 생각해버리는 사람들. 그러나 다수인 비장애인들이 만든 '정상'과 '비정상'이란 게 얼마나 무의미한 기준인지, 나는 반문하고 싶다. 만약 장애인이  다수였다면 우리가 그토록 '정상'이라고 자부하는 비장애인들이 '비정상'이 될 수도 있는 게 아닐까? 권력의 구도로 생겨난 ‘정상/비정상’의 함의를 파악하지 않은 채 누군가를 그의 몸의 '다름'을 보며 '비정상'으로 낙인찍는 게 과연 올바른 행동인지를 반문해보고 싶다.



 "어째서 장애인들이 정상이 아닌 건데? 정상/비정상 그런 걸 나누는 게 그리 중요해?"

 

다시, 초대권 이야기로 돌아가자. 결국 그 날 내가 초대하려던 분은 일이 바빠서 오지 못했다. 어차피 못 올 사람이었으니 결과적으로는 아무 일도 없었겠다고 생각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그 날 분명히 보았다. 초대권의 이용에 있어서도 장애인은 제외되어 있음을. 물론 장애인을 초대권으로 초대하는 사람이 몇 이나 되겠냐며 나의 고민을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할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언젠가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공연을 즐기고 자유롭게 초대권으로 초대 가능한 세상이 될 수 있으려면, 내가 그 날 느낀 불편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초대권으로 초대할 분들 말씀드릴게요. xxx와 yyy와 zzz입니다. 한 분은 휠체어를 이용하시고 잘 보지 못하세요. 한 분은 잘 듣지 못하시고요. 그 분들이 편안한 곳으로 부탁드릴게요.'

 '아, 그렇군요. 휠체어를 이용하시는 분들을 위해서는 별도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으니 그 곳으로 배정해드릴게요. 그리고 잘 듣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서는 자막이 지원되는 자리로 배정해드리겠습니다.'


 이런 사회, 언젠가는 올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그러한 사회를 꿈꾼다.


                                                                                              공감 12기인턴 이진주



※ 공 SNS 에서 공감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 바로가기

  >> 트위터 바로가기 

 

※ 공 블로그 구독하시고, 아래의 '추천','좋아요'도 눌러주시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의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