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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아빠되기 정말 힘들었어요."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비회원 2010.10.0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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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고 사무실에 들어와보니 반가운 손님이 와계셨습니다.
6년전 쯤 만났던 네팔분 P씨였습니다. 
당시 P씨는 한국인 여성과 사이에서 출생한 아들을 홀로 키우고 있었습니다.
아이엄마는 집을 나간지 한참이었고 연락두절 상태였습니다.
혼인신고도 아이 출생신고도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아빠는 강제퇴거될 위험에 취학연령에 다다른 아이는 학교에 입학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었습니다. 

이웃분들의 증언 덕분에 아이의 출생신고가 가능했습니다.
출생신고로 한국 국적을 취득하게 된 아이는 한국에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빠는 여전히 '불법'체류 상태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법은 한국인과 사실혼 관계에서 출생한 아이를 키우는 외국인에게는 체류자격을 주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혼인신고가 되어 있어야만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예외적으로 인도적인 사유가 있을 때 부여하는 특별체류자격이 있지만, 
사실상 거의 운영되고 있지 않은 비자로 신청 단계에서 거부당하기 일쑤입니다.
언론과 국회의 도움을 끌어내 법무부로부터 어렵게 '특별'체류허가를 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아이 아빠가 네팔에 돌아갔다 와야만 특별체류자격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지금의 '불법'체류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나갔다 새로이 들어와야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동안 아이는 어떻게 하냐는 호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형식적인 이유를 댔기 때문에 의아하고 답답했습니다.
결국 그 벽을 넘지는 못하고 P씨는 아이를 잠시 이웃들에게 맡기고 네팔에 다녀와야했습니다.
 
오랜만에 방문한 P씨는 
현재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
본인은 동대문과 다른 2곳에서 네팔 식당을 운영중이라고,
올해 11월이면 5년 거주요건을 충족시켜 귀화신청을 할 예정이라며 기쁜 소식을 전했주셨습니다. 
참 다행이었습니다. 잘 지내시고 계신다니.

 
그렇지만 문제는 
여전히 혼인신고도 못하고 
비자도 없이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미등록 이주자 분들에게 
'특별'체류자격은 하늘에서 별따기라는 것입니다.


글 소라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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