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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인권정책센터에서 주최한 국제인권 워크숍에 다녀왔습니다.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10.09.2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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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강의를 해주신 신혜수 위원님과 함께


  

공감 인턴들은 지난 9월 9일과 16일. 사단법인 유엔인권정책센터(KOCUN)에서 ‘여성인권활동가 국제역량강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주최한 ‘국제인권 워크샵’에 다녀왔습니다. 2주간 두 분의 강사님들을 모시고 인권의 개념과 국제인권, 특히 유엔 산하의 기구들과 활동들에 대하여 배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5시간이라는 장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두 번의 강좌였지만 강사님들은 시간 내내 열정적인 강의를 선사해주셨습니다.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는 한국의 대표적인 국제인권 전문가 분들로부터 인권에 관한 설명 뿐만 아니라 '국제인권 활동가가 된다는 것'에 관한 고견을 들을 수 있어 매우 뜻 깊은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9월 9일의 첫 강의에서는 KOCUN의 이성훈 부소장님이 인권이라는 개념과 유엔인권이사회(Human Right Council)에 대해 개관해주셨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코피 아난 전 총장의 인권에 관한 메시지로 시작한 강의는 인권의 정의와 특성, 가치, 원칙, 그리고 인권의 분류와 같은 세부적인 설명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어진 강의에서는 유엔인권이사회를 비롯한 유엔 산하 인권 기구들의 발전 과정을 연대 순으로 살펴보고, 구체적으로 각 기구들의 역할과 활동을 설명해주셨습니다.

 

이번에 다녀온 16일의 강의에서는 전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의 위원이자 현 사회권위원회의 위원이신 신혜수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겸임교수님이 UN에서 비준된 8개의 국제인권 조약과 모니터링 절차들을 설명해주시고,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차별철폐협약과 관련한 개인진정 사례들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지난 강의에서 이미 유엔의 인권 기구들의 개괄적인 소개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주의 강의는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1966년 유엔에서 자유권 규약과 사회권 규약이 제정된 후, 인종차별, 여성차별, 고문방지, 아동권리, 이주노동자권리, 장애인권리와 같은 주제별로 별도의 협약이 마련되어 발효되었으며, 강제실종협약도 발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 가운데 사회권 규약, 이주노동자권리협약, 강제실종협약을 비준하지 않았고 비준한 협약 가운데에서도 많은 유보조항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협약에 가입한 국가는 정기적으로 이행보고서를 각 협약별로 조약기구(Treaty Bodies)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고, 이에 대한 심의과정에 국가의 정부대표단 뿐만 아니라 NGO들 역시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는 점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국가보고서에 대응되는 NGO 보고서가 별도로 제출되며, 정부대표단과 별도로 조약기구 위원들과 접촉하여 대안적인 정보를 제공하여 최종권고문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합니다.

 

 

 

신 위원님의 두번째 강의가 시작하기에 앞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에서 간략한 단체와 활동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얼마 전 반올림은 미국 공중보건학회로부터 '산업안전보건상' 국제부문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기사(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00919214936§ion=02)를 참고하세요.


 

 

이어지는 강의에서는 조약기구의 하나인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제기된 ‘개인진정’의 사례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여성차별철폐 협약의 선택의정서에는 이러한 개인진정 절차가 명시되어 있고, 이러한 개인진정절차를 비준한 국가의 개인은 국내의 구제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도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 조약기구에 직접 개인진정을 제기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13개의 개인진정 사례에 관하여 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개인진정 절차는 협약에 비추어 위반 여부를 판별한다는 점이나 사안이 인용되거나 각하된다는 점, 위원들 간에도 자주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이 갈린다는 점 등에서 마치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연상시켜 흥미로웠습니다. 많은 경우 국내 구제절차가 모두 소진되지 않았거나 선택의정서가 비준되기 전의 사안이라는 이유로 각하되거나 심리가 불가능한 것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습니다. 비록 위원회의 결정이 강제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나, 지속적인 follow-up을 통해 해당 국가에 국제적 압력을 증대시킴으로써 많은 경우 위원회의 권고가 받아들여진다고 합니다. 질문시간에는 NGO의 활동이 활발한 선진국의 경우에 개인진정의 빈도가 높으며, 그러한 점에서 개인진정 절차에서도 NGO의 역할이 크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의 단체 사진. 신 위원님이 가리키는 분이 유엔최고인권대표사무소(OHCHR)의 최고대표인 Navi Pillay씨라고 합니다. 그 왼쪽에 계신 분이 신 위원님.


 

 

여성인권활동가들에게 초점을 맞춰 기획된 프로그램인 만큼, 유엔 인권기구들의 제도적인 부분과 활동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개인진정과 같은 절차들, 또 국제 기구 내에서 NGO들의 역할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10월부터는 여성인권과 관련한 구체적인 문제들을 여성차별철폐협약과 연결지어 6회에 걸쳐 살펴보는 프로그램이 기획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번 강의를 통해 배운 기초적인 지식들을 더욱 심화시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큰 기대가 됩니다.

 

평일 오후에 열리는 강의였지만 참석자의 수가 많았고, 강의 후의 질문 역시 참석자 분들의 열의가 느껴지는 수준 높은 것이었습니다. 한국 사회가 기존의 담론에서 벗어나 기본권과 인권이라는 가치들을 인정하고 확산시키는 것을 촉진하기 위해 이번 강연자와 참석자 분들을 비롯한 많은 전문가 분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얼마 전 학교에서 들었던 사회학 수업에서, 교수님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주요 발전국가를 대체로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정치적·사회적 권리가 보장되는 생활세계(Life-world)의 수준과 사회적 안전망을 보장하고 자기계발을 가능케 하는 체계(System)의 발전수준이 모두 높은 국가인 북유럽의 나라들, 전자는 발전했으나 후자가 발전하지 못한 서유럽과 영미 · 일본과 같은 나라들, 그리고 둘 다 발전하지 못한 남·동유럽 및 한국과 같은 나라들로 나뉘어진다는 것입니다. 또한 체계는 고도로 발달하되 생활세계가 발달하지 못한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지금의 한국 사회에는 경제적 풍요를 우선 추구하여 체계의 발전을 이루어낸 후에, 정치적 · 사회적 권리, 바꿔 말하면 기본적인 인권을 달성할 수 있다는 담론이 주류적입니다. 그러나 교수님의 강의에 의하면, 경험적로 그러한 모델은 사실 지금까지 존재한 적이 없는 허구적인 것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부소장님이 전해주신 코피 아난 전 총장의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안전 없이 발전을 향유할 수 없을 것이고, 발전 없이 안전을 향유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인권에 대한 존중 없이는 두 가지 모두를 향유할 수 없을 것이다.”

 

코피 아난의 선언은 위에서 말한 체계중심의 담론의 오류를 지적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다시말해 인권에 대한 존중 없이는, 사실 체계의 발전도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메시지마저도 체계 중심, 경제 중심의 담론으로 환원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생깁니다. 발전을 위해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인권이란 생활 세계 전반에 스며들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사회가 너무나 공고하게 세워놓은 체계중심의 세계관 자체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하곘다는 생각이 머릿 속에서 맴돌았습니다. 


12기 인턴 장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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