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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래미의 가을 운동회에 다녀왔습니다.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goodcountry 2010.09.2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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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저희집 둘째 경주의 가을운동회가 있었습니다. 삼십년 넘게 한 동네에서 살아서 제가 다녔던 학교를 저희 딸도 다니고 있습니다. 딸이자 초등학교 후배인 셈이죠... 사랑하는 딸래미를 위해 사무실에 오전 반차를 내고 운동회에 참석하였습니다. 화창한 가을 날씨에다 운동장에 펼쳐진 만국기 깃발, 학교에서 울려퍼지는 동요는 제 마음도 설레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있었던 운동회 풍경과 좀 다른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선 학생들이 학년마다, 반마다 다른 체육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2반이 최고’, ‘우리반이 좋아요.’ 등 반마다 다양한 색깔과 문구를 넣은 체육복이 보기 좋더라구요. 둘째는 아빠들이 많이 참석하였다는 점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는(아니 저희 집 큰애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하더라도) 학교 운동회에 거의 엄마들만 참석하였지요.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 3분의 1 정도는 아빠들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엄마들만의 자식이 아닐진데 아빠들도 당연히 관심을 갖고 가능하면 참여하는 것이 옳겠지요. 세 번째로 학부모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엄마․아빠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혹은 엄마․아빠들끼리 달리기 경주를 하고, 줄다리기도 하였습니다. 어르신들은 1학년 꼬멩이들과 오재미로 박을 터뜨리는 게임도 하셨구요. 엄마․아빠들이 아이들 운동회에 관중으로서만이 아니고 직접 참여자로 함께 운동회를 만들어가는 게 참 좋았습니다.
 
또한 집안의 경사도 있었습니다. 우리 집안에 달리기로 1등을 한 사람이 단 1명도 없었는데 드디어 경주가 달리기에서 1등을 한 것입니다. 실은 그냥 달리기만 했더라면 1등을 장담할 수 없었는데, 줄에 매달린 양파링을 따먹고 달리기를 하는 바람에 먹는 일에 누구보다 잽싼 경주가 넉넉히 1등을 할 수 있었지요. 저도 달리기를 해서 ‘종합장’을 받아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몇가지 있었는데요. 우선 달리기 경주를 하는 아이들 중에 잘 달리는 아이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저희 때와 다르게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지 못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10년 전에 비해서 성장은 좋아졌지만, 체력은 저하되었다는 통계도 나온 바가 있지요. 체력저하의 원인은 역시 ‘학원 뺑뺑이’라고 합니다. 자유롭게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이 맨날 학원을 전전하니 체력이 좋아질 수가 없겠지요. 둘째로 먼지 풀풀 날리는 모래운동장입니다. 미국 초등학교의 너른 잔디운동장이 참으로 부러울 수밖에요. 셋째로 학교에 아이들의 놀 거리가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미국 초등학교에선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갖가지 종류의 공들을 충분히 준비하여 아이들이 공을 가지고 맘껏 놀 수 있게 해주었는데요. 한국에 와보니 그런 공들이 있기는커녕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오재미도 빨리 제자리에 갖다놓으라는 방송을 한참 하더라구요.
 
우리 초등학생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우리 어른들, 특히 학부모들부터 ‘학원 뺑뺑이’에서 아이들을 해방시켜줌으로써 만들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초등학생 시절은 친구들과 뛰어놀며 꿈과 희망을 싹틔울 시기이지 공부에 찌들어야 할 시기는 아닌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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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05 04:50
    운동회... 정말 많은 추억이 담겨진 정겨운 이름이네요.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운동회 추억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잘못된 사회적 분위기와 부모들의 욕심에 희생되어 공부에 찌들어 버린 아이들이 참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