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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적은 무지가 아닌 무시, <엘 시스테마>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10.08.2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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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케스트라는 어떤 사람들이 한다고 생각하세요? 물론,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겠죠. 그럼 오케스트라는 어떤 사람들이 해야한다고 생각하세요? 물론, 역시나 음악을 좋아하고 재능이 있는 사람이겠죠. 그렇죠, 근데요, 정말 그런가요? 저는 솔직히 말하자면, '예술은 돈 있는 집 자제들이나 하는것이다' 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중에 하나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돈이 없어서' 예고에 진학하는걸 포기한 지인을 보았고, 미대나 음대를 다니려고 개인레슨을 받는 친구들이 어마어마한 비용을 지불하는것도 보았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슬프게도, 중학교때 엄마에게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다고 그랬다가 '그런거 배우려면 돈 많이 든다' 라는 엄마의 핀잔을 듣기도 했었구요.

  만약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아마 이 영화를 보고는 적잖이 놀라실겁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열정과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는 오케스트라 무대. 말끔하게 옷을 차려입고 눈을 빛내는 그들은, 사실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청소년입니다. 빈민층과 오케스트라, 이 기묘한(?) 조합에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좁은 골목 사이로 총 소리가 빈번하게 들리는 베네수엘라 빈민촌. 그곳에 사는 어린 아이들에게 음악이라는 희망의 빛이 찾아옵니다. 학교에 다녀와서는 남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해, 어린 나이부터 삼삼오오 몰려다니면서 나쁜습관에 물들어 사는 구조속에, '엘 시스테마' 라는 구세주가 등장한것이죠. 아이들은 '엘 시스테마' 라는 오케스트라에 들어가면서 학교를 다녀온 뒤 연습실에서 시간을 보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꿈이없던 그들에게 목표가 생기고, 아이들은 그러한 영향으로 변화되어가죠.

  영화를 보면서 <희망의 인문학>이라는 책이 생각났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 중에 하나인데, 빈민에게 필요한것은 '인문학 강의' 라는 주장을 펼쳐서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바꿔놓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죠. 이 책을 보면서 저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책을 읽기전까진, 인문학이라는것은 '먹고 살만한' 자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러나,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사람들에게 저자인 얼 쇼리스는 먹고 마시는 수준의 '구제' 가 아닌 근본적으로 삶을 바꾸는 인문학을 강의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놀라운 수준으로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죠.

  인문학과 오케스트라. 왜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가난한 자들에게서 당연히 배제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던걸까요. <엘 시스테마>는 <희망의 인문학>과 그 궤를 같이합니다. 배운자 가진자들이 향유하는것이라면, 가난한 자라고 해서 누리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발상이지요. 그리고 그 '당연하지만' 차마 '깨닫지 못하고 있던' 생각들이 펼쳐질때, 믿을 수 없는 변화와 기적이 일어납니다. 사람에 대한 믿음, 누구에게나 배움은 동등해야만 한다는 가치에서 말입니다.

  최근에 읽은 책 <무지한 스승>에서는 '배움의 적은 무지가 아니라 무시에 있다' 라는 말이 나옵니다. 공부의 결과는 개개인의 능력적 차이보다는, 배움에 대한 열정과 노력에 있다는것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말이지요. 오케스트라는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다. 인문학도 마찬가지지요. 우리에게 필요한것은 부르디외식의 '구별짓기' 가 아닌, 모든 인간에 대한 동등한 기회부여, 그리고 '누구든 자격이 있다' 라는 기본적인 평등적 신념이 아닐까 합니다. 오케스트라는 어떤 사람들이 할 거라고 생각하세요? <엘 시스테마>를 보면서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어보시길 바랍니다.


글_11기 인턴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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