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배움’을 실천하는 용기 있는 청년, 고원형 기부자를 만나다
7월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기부자님께 한통의 문자를 받았다.
“‘아름다운 배움’을 검색하고 오시면 도움이 되실 거예요.”
마치 작전에서 암호를 부여받은 듯, 긴장되는 마음으로 검색해 보았다.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해 심도 있는 인터뷰를 진행하겠다는 초심은 어느새 ‘아름다운 배움’이라는 단체에 대한 호기심으로 바뀌어 있었다. 자신만의 비전과 확고한 신념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청년, 고원형 기부자를 만나보았다.
‘교육받을 권리’는 인권
공감의 인터뷰가 진행된 날, ‘아름다운 배움’ 사무실은 아직 채 짐을 풀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사 온지 얼마 되지 않아 바쁜 와중에도 고원형 기부자는 환한 얼굴로 맞아주었다. 공감 9기 인턴으로 활동하면서 기부를 시작한 그는 특히 교육과 시민사회에 관심이 많다.
“저는 교육받을 권리도 인권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복지, 빈곤, 가난 등 모든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열쇠가 교육에 있어요. 인권신장도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지요.”
고원형 기부자는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배움’(이하 아움)을 설립했다. 아움은 소외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두드림 멘토링’을 실시하고 있는데, 기존의 학습지원 멘토링이 아니라 독서토론 멘토링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현재 왜곡된 교육현실에서 저희가 모든 학년을 대상으로 할 수는 없습니다. 스스로 고민하고,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독서토론과 문화 체험, 봉사활동 등 다양한 일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멘토링을 통해 변화된 아이들의 이야기를 할 때마다 고원형 기부자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아움은 멘토링 외에도 ‘리더십 연구소’를 통해 리더십 프로그램을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그는 현재 리더십 프로그램들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지적한다. 일부 학생들만 받는 리더십 교육이 ‘그들의 이야기’였다면,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들의 이야기’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당차다. 리더십 프로그램으로 수익을 마련하면서 재원구조도 탄탄하게 다질 수 있었다고 한다.
공감에서의 인턴경험이 ‘아움’을 시작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었냐는 물음에, 그의 얼굴이 환해졌다.
“공감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막막했을 거예요. 시작하면서 공감의 실장님들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홈페이지 구축부터, 소식지, 기부자 관리, 후원금 자동인출 프로그램(CMS) 구축, 인턴 수료증까지 모두 공감을 벤치마킹했기에 만들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일일이 찾아서 해야 하는 것들인데, 공감에서 배웠기 때문에 바로 적용해 볼 수 있었던 것이죠.”
포기할 수 없었던 공감 후원
본인도 기부를 받는 시민단체 운영자이면서 다른 단체에 기부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 간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익살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진짜 끊고 싶었어요.(웃음) 처음 맨 땅에서 시작하면서 멘토 선생님들 활동비도 못 드릴 정도였으니까요. 끼니를 거르거나 라면만 먹고 지낸 적도 있을 만큼 힘든 시간이 찾아왔었죠. 당장 처지를 생각하면 후원을 끊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정말 한 순간이었어요. 끊으면 안 된다, 당연히 계속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더군요. 그때 잠깐 생각한 후 아예 잊었던 것 같아요.”
시민단체에서 일하면서 열악한 현실에 눈뜨게 되었다는 고원형 기부자. 시민단체 종사자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치 있는 일들을 하지만, 기부와 후원을 받는다는 부담에 그만큼의 보수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공감 구성원들이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부금으로 나마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그의 진심이 와 닿았다.
'낮은 자세로 희망을 그리는 상록수 시민사회사업가'
글_ 11기 인턴 박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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