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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자 인터뷰] 앓음다운 사람들의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기부회원 이야기

by 비회원 2010.07.1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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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배움’을 실천하는 용기 있는 청년, 고원형 기부자를 만나다

7월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기부자님께 한통의 문자를 받았다.
“‘아름다운 배움’을 검색하고 오시면 도움이 되실 거예요.”

마치 작전에서 암호를 부여받은 듯, 긴장되는 마음으로 검색해 보았다.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해 심도 있는 인터뷰를 진행하겠다는 초심은 어느새 ‘아름다운 배움’이라는 단체에 대한 호기심으로 바뀌어 있었다. 자신만의 비전과 확고한 신념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청년, 고원형 기부자를 만나보았다.


‘교육받을 권리’는 인권

공감의 인터뷰가 진행된 날, ‘아름다운 배움’ 사무실은 아직 채 짐을 풀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사 온지 얼마 되지 않아 바쁜 와중에도 고원형 기부자는 환한 얼굴로 맞아주었다. 공감 9기 인턴으로 활동하면서 기부를 시작한 그는 특히 교육과 시민사회에 관심이 많다.

“저는 교육받을 권리도 인권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복지, 빈곤, 가난 등 모든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열쇠가 교육에 있어요. 인권신장도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지요.”

고원형 기부자는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배움’(이하 아움)을 설립했다. 아움은 소외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두드림 멘토링’을 실시하고 있는데, 기존의 학습지원 멘토링이 아니라 독서토론 멘토링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현재 왜곡된 교육현실에서 저희가 모든 학년을 대상으로 할 수는 없습니다. 스스로 고민하고,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독서토론과 문화 체험, 봉사활동 등 다양한 일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멘토링을 통해 변화된 아이들의 이야기를 할 때마다 고원형 기부자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아움은 멘토링 외에도 ‘리더십 연구소’를 통해 리더십 프로그램을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그는 현재 리더십 프로그램들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지적한다. 일부 학생들만 받는 리더십 교육이 ‘그들의 이야기’였다면,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들의 이야기’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당차다. 리더십 프로그램으로 수익을 마련하면서 재원구조도 탄탄하게 다질 수 있었다고 한다.

공감에서의 인턴경험이 ‘아움’을 시작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었냐는 물음에, 그의 얼굴이 환해졌다.

“공감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막막했을 거예요. 시작하면서 공감의 실장님들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홈페이지 구축부터, 소식지, 기부자 관리, 후원금 자동인출 프로그램(CMS) 구축, 인턴 수료증까지 모두 공감을 벤치마킹했기에 만들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일일이 찾아서 해야 하는 것들인데, 공감에서 배웠기 때문에 바로 적용해 볼 수 있었던 것이죠.”



포기할 수 없었던 공감 후원

본인도 기부를 받는 시민단체 운영자이면서 다른 단체에 기부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 간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익살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진짜 끊고 싶었어요.(웃음) 처음 맨 땅에서 시작하면서 멘토 선생님들 활동비도 못 드릴 정도였으니까요. 끼니를 거르거나 라면만 먹고 지낸 적도 있을 만큼 힘든 시간이 찾아왔었죠. 당장 처지를 생각하면 후원을 끊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정말 한 순간이었어요. 끊으면 안 된다, 당연히 계속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더군요. 그때 잠깐 생각한 후 아예 잊었던 것 같아요.”

시민단체에서 일하면서 열악한 현실에 눈뜨게 되었다는 고원형 기부자. 시민단체 종사자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치 있는 일들을 하지만, 기부와 후원을 받는다는 부담에 그만큼의 보수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공감 구성원들이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부금으로 나마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그의 진심이 와 닿았다.


'낮은 자세로 희망을 그리는 상록수 시민사회사업가'

문득 고원형 기부자의 별명이 궁금해졌다. 단번에 돌아온 대답은 ‘고반장’.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던 중, 진지한 답변이 이어졌다.

“저 스스로는 ‘낮은 자세로 희망을 그리는 상록수 시민사회 사업가’라고 소개합니다. 어떤 이슈든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가 되게 하려면 낮은 자세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을 시작하면서 당연히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그래서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상록수를 닮고 싶습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쉬어갈지언정, 등은 돌리지 말자는 결심을 지키고 싶어요. ‘시민사회 사업가’는 시민사회에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자생적 조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자력갱생’을 바라는 뜻에서 붙여보았습니다.”

고원형 기부자가 앞으로 꿈꾸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어떤 목표가 그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움직이고, 실천하게 만드는 지 궁금해졌다.

“저는 공동체가 살아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우리는 보통 ‘공동체’하면 경제공동체만 떠올리지요. 그렇지만 교육, 문화 공동체를 만들면 경제공동체는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간혹 어떤 분들은 저를 이상적인 사람으로 봅니다. 그러면 저는 이렇게 되묻지요. ‘당신은 언제 한번이라도 이상적으로 살아봤습니까?’ 저에게는 그 미래가 보이고, 그려지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거죠.”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유연하게 대답하는 그의 모습에서 뚜렷한 소신과 강직함을 엿볼 수 있었다. 아울러 그의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우리말 ‘아름답다’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아름답다는 것은 ‘나답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가하면 소설가 박상륭은 ‘아름다움’이란 '앓음다움'이라고 했는데, '앓은 사람답다'는 뜻이다. 즉, 고뇌한 사람, 혼돈의 현실 속에서 번민하고 갈등하고 아파한 사람다운 흔적이 느껴지는 것. 그것이 앓음다운 사람,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것이다. 어떤 뜻을 따르든, 고원형 기부자는 참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_ 11기 인턴 박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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