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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변의 미국생활기 36] 영화 ‘포화 속으로(In to the Fire)’ 시사회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goodcountry 2010.06.0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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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스탠퍼드 대학교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내가 소속해 있는 아․태연구소 주최로 아직 개봉되지 않은 한국영화 ‘포화 속으로’의 첫 시사회가 열린 것. 6월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포화 속으로’는 6. 25 전쟁 당시 포항을 지켰던 학도병 71명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차승원, 권상우, 빅뱅의 탑 등이 주연으로 출연하고 113억의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 영화로 한국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었다.


시사회 코디네이터를 맡으신 연구소의 헤더 안 선생님은 시사회를 준비하면서 걱정이 태산이셨다. 시사회 직전까지 영화 편집이 안 되고 있었고, 자막 번역이 진행 중이었으며, 영화사 쪽에서 DVD로 상영할지, 16㎜로 상영할지도 결정이 안 되어 있었다. 또한 2년 전 2008년에도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를 상영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리 관객이 많지 않았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도 관객들이 많이 안 올 지도 모른다는 것도 큰 걱정거리였다.


나도 걱정이 되어서 여러 지인들에게 신청하라고 권하고, 산호세 한인회 회장님께도 한인회 회원들과 함께 꼭 참석해주십사 요청을 드렸다. 그러나 흥행에 대한 걱정은 완전 기우였다. 한국에서 35명이나 되는 대규모 기자단이 올 것이라고 하였고, 시사회 장소인 커버리 강당 전체 400석은 신청접수 5일 만에 마감되었으며, 대기자도 줄을 이어서 100명으로만 제한을 둘 정도였다. 대규모 기자단을 위해 기자 출신의 방문 연구원 두 분이 훌륭하게  보도자료를 만들었다.


애들 엄마도 영화의 주연배우인 권상우가 온다는 소식에 직접 권상우 얼굴을 볼 수 있겠다고 들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3명이나 되는 우리 아이들이었다. 미국에서 전쟁 영화는 무조건 제한상영등급인 R 등급으로 17세 미만의 아이들은 볼 수 없다고 하여서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는데, 마침 영화를 소개해드렸던 지인 한 분이 대학에 다니는 딸에게 아이들을 맡도록 하셔서 걱정을 덜 수 있었다.


당일 시사회에는 몰려든 기자들과 관객들로 인해 북적였다. 시사회 장소인 커버리 강당 로비에선 6. 25. 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 포항 등지에서 벌어진 참상을 담은 사진전도 개최되었다. 난 헤더 안 선생님의 부탁으로 강당 출입문을 지키다가 화장실이 급하여 잠시 자리를 떴는데 화장실 입구에서 팬들에게 둘러싸인 권상우를 보게 되었다. 유명 스타를 그렇게 가까이서 본 건 이영애(아름다운재단에 기부금 전달차 왔을 때 나도 끼여서 함께 사진도 찍었다^^;) 이후 처음이었는데 넉살 좋게 인사를 건내고 싸인도 받았으면 좋았으련만 소심하게 그냥 지나쳐서 애들 엄마한테 타박을 들었다.


한참 공부에 열중하여야 할 71명의 학생(권상우가 연기하였던 구갑조는 학도병이 되어 비로소 학생이 되기도 했다.)은 ‘학도병’이라는 이름 하에 포항을 사수하라는 중대장의 명령을 받고 학교를 지키게 된다. 한번도 쏴보지 못한 총을 메고 학교를 지키게 된 학도병들은 ‘포화 속으로’ 뛰어들겠다는 각오로 혈서를 써서 머리에 두르고 목숨을 바쳐 학교를 지킨다. 적을 죽이지 않으면 자신들이 죽게 되는 피의 현장에서 전쟁의 참혹한 모습에, 학도병들 간의 뜨거운 동지애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당시 남한의 학교에서는 북한 사람들을 ‘사람’이 아닌 ‘괴물’이라고 가르쳤지만, 전장에서 맞닥뜨린 북한군은 우리와 똑같이 고향에 둔 부모를 그리워하는 ‘사람’이었고, 우리와 똑같은 얼굴을 한 ‘한민족’이었다. 그들도 피를 부르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 ‘휴머니스트’였다.


올해는 특히 6. 25. 전쟁 발발 60주년이 되는 해이고, 최근 천안함 침몰사태로 인해 전쟁의 위기가 높아진 상황에서 전쟁으로 인한 비극과 상처, 아픔을 생생히 보여준 영화 ‘포화 속으로’는 전쟁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영화 초반에 나온 한반도 지도에서 동해(East Sea)를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한 것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다.

한국에선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의 발표로 인해 우리의 국군을 해친 북한을 상대로 전쟁도 불사하자는 강경론이 한참 힘을 얻고 있다. ‘천안함 침몰’은 매우 슬프고 가슴 아픈 사건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전쟁이 벌어지는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 전쟁은 어느 편이 이기던 간에 모두를 패자로 만든다. 수십 아니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게 될 것이고, 한반도 전체가 폐허가 될 것이다. 이를 회복하려면 최소 수십년이 걸릴 것이다.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으로 인한 동족상잔의 비극이 벌어져서는 안된다.


다음글: [염변의 미국생활기 37] 나를 일깨우는 ‘불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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