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헌법의 사각지대 -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10.05.11 13:41

본문





제목을 잘 지은 영화

오랜만에 여유가 생겨 영화관에 들렀다. 6시 반 R석 15열16열 영화제목 블라인드사이드. 딱히 산드라 블록이 보고 싶어서는 아니었지만, 산드라 블록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는 점에 이끌려 영화를 정한 것은 사실이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블라인드 사이드(blind side)는 우리말로 사각지대(死角地帶)를 뜻하는 말이다. 영화 속 미식축구의 레프트태클 포지션인 주인공이 쿼터백 선수의 사각지대를 보호해준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슬럼가의 흑인들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제목을 보고 영화를 고르지는 않았지만, 영화가 끝나고 제목을 곱씹게 되었다. 영화도 제목도, 티켓 값이 아깝지 않을 만큼 참 잘 만들었다.


인신보호법의 제정과 출입국관리법상 보호처분의 배제

인신보호법은 위법한 행정처분 또는 사인에 의한 시설에의 수용으로 인하여 부당하게 인신의 자유를 제한당하고 있는 개인의 구제절차를 마련함으로써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2007.12.21 법률 제8724호로 제정되어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되고 있는 법률이다. 모든 공권력 행사기관이 체포 또는 구속의 방법으로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 헌법 제12조가 적용되며, 법관에 의해 체포․구속의 적부를 판단 받을 권리를 가짐을 입법적으로 분명히 선언한 것이다. 얼마 전 감명 깊게 본 영화처럼, 참으로 잘 만들어진 법이다. 하지만 영화와는 다르게, 인신보호법은 제2조 제1항 단서로 인해 비극적인 엔딩으로 치닫는다.




인신보호법 제2조 제1항 단서 조항에 깔린 입법자의 저의

인신보호법 제2조 제1항 단서는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보호된 자’를 동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입법자가 어떠한 목적으로 이러한 배제규정을 두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법설명이 없지만,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형사절차에 따라 체포․구속된 자’에 대하여 살펴보면 이미 형사소송법에서 체포․구속적부심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수형자’에 대하여는 일반 국가기관의 처분이 아닌 법원의 정식재판에 의한 판결의 집행이기 때문에 이를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보호된 자’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특별한 사유를 발견하기 어렵다. 출입국관리법에서는 체포․구속적부심 제도가 규정되어 있지 않고 단순한 이의신청 절차만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 법 조항을 제정한 입법자의 목적을 추정해 보면, 퇴거가 예정되어있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체포․구속적부심청구권을 배제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퇴거가 예정된 외국인과 신체의 자유

체포․구속적부심사청구권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12조 제6항은 ‘누구든지’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권리의 주체를 대한민국 국적자로 한정하고 있지 않다. 헌법 제12조 제6항의 구속적부심청구권은 신체의 자유에 대한 절차적 보장을 의미하고 신체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주체는 국가권력의 영향 하에 있는 모든 인간의 권리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에 거주할 권리가 없는 자는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신체의 자유가 부당하게 침해하더라도 절차적 권리를 갖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미등록외국인에게는 신체가 없다고 말하는 만큼이나 웃긴 얘기이다. 외국인이 아니라 외계인에게도 신체가 있고, 이를 침해받지 아니할 신체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맹점을 극복하는 법

눈이 부시다고 눈을 감아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광학적으로 시각세포가 빛을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듯, 사회 안에 살아가는 우리 역시 작지만 중요한 부분들을 시야에서 놓치고 있다. 그럴수록 우리는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면면을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출입국관리법이 정부 측 발의안대로 개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구속적부심사청구권에 대해서는 이번에도 피해갔지만, 여러모로 개악(改惡)이라는 평가가 많다. 요즈음 드는 생각인데, 이명박 정권은 가수 비의 팬이 아닌가 싶다. 그토록 태양을 피하고 싶으니 말이다. 지금은 태양을 피할 때가 아니라, 당당히 인권의 빛살 아래로 나아갈 때라고 생각한다.


글_11기 인턴 김한준

 

※ 공 SNS 에서 공감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 바로가기

  >> 트위터 바로가기 

 

※ 공 블로그 구독하시고, 아래의 '추천','좋아요'도 눌러주시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의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