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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과 헌법센터 - 2010년 미국 공익법단체 탐방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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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 ‘인권과 헌법센터(이하 ‘센터’ http://www.centerforhumanrights.org/)’를 이번 탐방에서 방문단체로 결정하게 된 이유는 주요하게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이주민과 난민의 의료, 교육 등에 관한 집단소송을 주로 한다는 점이 우리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센터는 이주변호사들에게 이주아동의 교육권을 인정한 미국 판결례로 널리 알려진 사건을 1980년대에 직접 수행한 곳으로, 공익소송의 많은 분야 중에서도 헌법문제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주민과 난민에 관한 연방법원 소송을 주로 하는 곳입니다.

둘은 조직 면에서 ‘인권과 헌법센터 재단(Center for Human Rights and Constitutional Law Foundation)’과  ‘인권과 헌법센터 회사(Center for Human Rights and Constitutional Law, Inc.)’가 공존하는 구조여서, 비영리단체와 영리단체가 어떻게 같이 가는지, 혹시 이것이 센터의 재정에 도움을 주는지, 기금 조성과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했었습니다.



 

약속시간 전에 도착한 센터 건물은 2층 주택을 사무실로 꾸며 쓰는 구조로, 수많은 판결을 쏟아내는 사무실로 보기에는 분위기가 고즈넉하기까지 했습니다. 곧이어 우리는 센터의 사무국장인 피터 슈이(Peter A. Schey) 변호사님을 만날 방으로 안내받고서, 1980년대 이래로 센터가 성공적으로 이끈 각종 소송을 소개한 빛바랜 신문기사와 사진 기록들에 둘러싸이게 되었습니다.  


잠시 후 아침식사용 샌드위치를 들고 나타난 피터 슈이 씨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약속한 시간이 1시간이어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심도 있게 나누기에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피터 슈이 씨는 이를 의식이라도 한 듯 가장 기본적이고도 주요한 사항들에 집중하여 센터에 관한 이야기를 쏟아내었습니다. 아래에서 대화 내용을 간단히 소개합니다.  




Peter A. Schey(이하 ‘P’) : (공감과 참석한 사람들의 업무를 간략한 소개받은 후)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지 않는다는 면에서 공감은 우리와 비슷하군요. 먼저 로스엔젤리스에 온 것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반갑습니다. 공감이라는 단체를 알게 돼서 기쁘고 미래의 긍정적인 관계로 발전할 것을 기대합니다. (설명을 들어보면) 우리 센터가 하는 일은 공감과 비슷합니다. 센터는 정부로부터 (재정 면에서) 독립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포커스를 두는 것은 취약한 계층을 위해서 일하는 것입니다. 내 생각에는 취약한 계층에 이민자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센터가 하는 일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우리는 하이 임팩트 케이스(high impact case)를 주로 합니다. 법률구조사건이나 개인 사건은 하지 않습니다. 이 점에서 차별화되어 있습니다. 개인소송은 법률구조를 할 수 있는 사무소(리걸에이드)로 보냅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케이스에 더 집중합니다. 센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창조적인 법적 사고를 요하는 사건, 커뮤니티[*이주민 커뮤니티를 말함]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사건으로 이러한 사건들을 처리하는 데 시간을 쏟습니다.


또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커뮤니티 리더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커뮤니티 지도자, 종교 지도자, 정치인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커뮤니티 사이의 분쟁에서는 거리를 둘 때도 있지만, 되도록 많은 커뮤니티 리더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특히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직접적으로 커뮤니티와 관계를 갖는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센터는 깃발이고, 커뮤니티는 바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깃발은 바람이 부는 대로 움직이는 것처럼, 센터는 커뮤니티의 필요에 따라 정치적, 법적인 액션을 합니다.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빅 이슈를 다룹니다. (어떤) 커뮤니티가 센터에 오면, 센터는 법적 액션에 필요한 충분한 자원을 가진 상태에서 사건과 사실관계를 파악하며, 커뮤니티를 대변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입법이나 정책 활동에 나섭니다.


공감 : 만약 커뮤니티가 잘못된 길로 가면, 센터는 어떻게 하십니까?


P : (센터는 깃발이고 커뮤니티는 바람이라고 말하였지만) 동시에 우리는 커뮤니티의 변호사로서 커뮤니티 리더에게 영향을 주려고 합니다. 정보를 주고 판결을 존중하도록 하기 때문에 우리가 바람을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변호사로서 커뮤니티 리더에게 중요한 것은 신뢰를 쌓고 (커뮤니티 리더가 우리를) 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커뮤니티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센터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한쪽 커뮤니티가 제대로 일을 하고 있다면 센터는 다른 커뮤니티도 그쪽 방향으로 (제대로 하는 방향으로) 할 수 있도록 이끕니다.


공감 : 의뢰인이 개인인 사건은 전혀 하지 않습니까?


P : 우리는 (의뢰인이 개인인 사건을)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빅 케이스를 다루고 집단소송(class action)을 합니다. 한 번에 수천 명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 말입니다. 그리고 창조적인 변호사가 수준 높은 소송을 합니다. 굳이 퀼리티를 비교하자면 하버드 출신 변호사가 하는 것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10년 이상 길어지는 소송도 있지만 포기하지 않습니다. 거기에다 정치적인 지원을 받아 압력을 행사합니다. 사건의 외곽에서, 커뮤니티, 종교계, 미디어, 기사 등 그 사건을 지원하는 집단의 도움을 받습니다. 소송뿐만 아니라 하나의 캠페인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법률문제/소송이 가장 중요하기는 합니다. 왜냐하면 소송 자체가 정부에 대한 위협이 되고, 제3자인 판사가 개입함으로써 (소송으로써 문제제기한) 전체적인 상황을 바꿀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판사가 파워를 잃게 되면 많은 케이스가 조정으로 끝납니다. 하급심에서 이기고 상소했을 때, 대법원에서 이기고 파기 환송되었을 때 등등 각각의 단계에서 조정으로 사건을 종결하게 되고 그 비중은 전체 사건의 약 75%입니다. 조정에서는 정부와 일대일로 정책에 대해서 협상하게 됩니다. 센터는 더 큰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나, 연방정부를 상대로 하는 소송에서 연방정부를 피고로서 조정 테이블에 데리고 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입니다. (센터가 대리하는 원고가) 하급심에서 여러 차례 이겨야만 연방정부는 우리에게 합의하자고 합니다. 우리는 대부분의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주변부에서 정치적인 압력을 행사하고자 합니다.


P : 센터가 이러한 일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미국법의 몇 가지 도구가 있습니다. 첫째는 집단소송(class action)입니다. 한국에 집단소송 제도가 없다면 한국에서도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입법활동을 하는 것이 좋을 것 입니다. 집단소송 근거법률을 번역하여 한국에서 입법할 것이라면 (우리가) 도와줄 수 있습니다. 집단소송은 한 사건에서, 예컨대, 수천 명의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집단소송 자체는 사기업을 상대로 하지 않고 정부를 상대로 합니다. 따라서 노동조합과도 같이 일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용자를 상대로 소송을 하지 않습니다. (정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이것이 정부를 압박할 수 있습니다. (정부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집단소송을 사용해 법원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노동자를 위한 캠페인을 합니다.


P : 둘째는 기술적인 부분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손해(damage)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신) 금지명령(injunction)을 생각합니다. 우리는 법원의 명령이 정부가 하는 것(정책 등)을 바꿀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이것은 다시 2가지 방법에 의존합니다. 하나는 (어떤 상황에서) 정부의 어떤 행위가 법률을 위반했는가 여부를 검토하는 것입니다. 정부의 정책이나 매뉴얼이 법률과 맞지 않다면 그것을 소송으로 내고 법원 판결에 의하여 정부의 행위를 바꾸자는 것입니다. 둘은 ‘적법절차 위반이다’, ‘균등처우 위반이다’, ‘정당하지 않다’, ‘비합리적이다’ 등을 주장하는 것과 같이 헌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는 것입니다.이것이 기본 도구입니다. 이것은 (일종의) 해머입니다. 당신들(정부)이 하고 있는 일이 제대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판사에게 가서 말하겠다는 것이죠.


P : 본격적인 소송으로 가기 전에 정부의 방해가 있어 아마 열 단계(?)의 고난이 라운드를 극복해야 합니다. 몇 가지 단계를 극복하면 판사가 보기에 이 사건은 (중요하니까)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단계가 됩니다. 매 사건마다 몇 년 씩 걸리고 조정절차만 1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규정을 새로 만들기도 하고. 중요한 것은 우리가 판결로 이기거나 조정이 성립하면 변호사비용을 받게 된다는 점입니다. 합의로 끝날 경우 변호사비용은 감면하면 안 되겠냐고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받는 쪽입니다.


P : 이렇게 센터 재정은 전부 승소한 사건의 변호사보수로 충당합니다. 다른 모금활동은 하지 않습니다. 연례 만찬이나 로펌 기부, 그랜트는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유롭습니다. 커뮤니티가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공감 : 사건은 어떻게 선택하십니까? 패소의 위험 부담이 있는 경우는 어떻게 하는가요?


P : 먼저 우리는 주로 미국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데, 이론적으로 미국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변호사비용은 내지 않아도 되고 정부에서 소송하면서 일반적으로 쓴 비용-복사비, 장거리 전화비용 등등-만 물면 되기 때문에 비용 자체가 크게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센터에서 한 사건을 진행하면서 5년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이 센터가 할 적합한 사건인지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사건을 선택할 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기준을 봅니다. 첫째, 얼마나 긴급한가. 둘째,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들의 생활을 바꿀 수 있는가. 셋째, 성공률은 어떠한가. 넷째, 비용이 얼마나 소요될 것인가. 예컨대, 전국적으로 외국인보호소에 수용된 사람들 120명의 진술서를 받아야 하는 사건이라면 비용이 얼마나 소요될 것인지 예상이 필요합니다.


공감 : 센터가 입법 활동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나요.

 

피 : 입법 활동에도 관여합니다. 분명히 할 것은 우리는 법정으로 가지만, 때로는 법률이 있어야만 성공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법원에서 소송했을 때 법률과 관련해서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법률이 헌법을 위반하는 경우입니다. 이건 정말 어렵습니다. 둘은 법률은 좋은데, 법률의 집행이 잘못 되었을 때입니다. 우리는 소송을 통하지 않은 직접 입법 활동도 합니다. 우리가 한 어떤 사건은, 진행 도중 국회에서 법원의 관할권을 박탈하는 입법을 하는 바람에 4건의 소송이 관할권을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대규모 입법 캠페인과 로비를 통해 4년 후 국회에서 법률을 바꾸었습니다. 이 사건이 해결되는데 15년이 걸렸습니다. 


공감 : 재단과 회사가 공존하는 형태인데, 어떤 식으로 가능한가요.


P : 이것은 8년 전 결정한 것입니다. 센터는 홈리스 아동을 위한 쉼터인 ‘카사-리브레’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주로 라틴계 이주 아동들을 돌보았습니다. 미국 이민법에는 부모 없이 혼자 온 아동들에게 영주권을 줄 수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쉼터 운영은 사회복지서비스의 일종이라서 센터 안에서 다루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쉼터는 센터(재단)가 출자한 회사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P : 로스앤젤레스에서 기금 모금행사를 할 생각이 있으면 내가 한인변호사들에게 공감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 마련해 줄 수 있습니다. 우리 집을 이용해도 좋습니다. 집이 좋은 편이에요. 보통 비영리 변호사는 돈을 많이 벌지 못합니다. 저는 10년 전 어린 아이들이 자라나서 수입이 더 필요했을 때부터 일주일에 50시간은 센터 일을 하고 토요일 10시간은 개인 업무를 해서 수입을 보충하고 있습니다. 1주에 10시간 인권과 무관한 일을 하면 두 세배의 보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번 시도해 보세요.  


공감 : (웃음) 감사합니다. 오늘 여러 가지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정리_차혜령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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