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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이 지독한 핏줄들! <고령화 가족>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10.04.0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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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 - 10점
천명관 지음/문학동네

 모든 행복한 가정은 엇비슷한 이유로 행복하고, 모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이유로 불행하다, 라고 톨스토이는 그 유명한 <안나 까레리나>에서 말했습니다. 과연.. 그런가요? ..흠, 아마도요. 사람은 묘하게도 행복할때는 그 원인에 대해서 별로 생각하지 않죠. 행복이 주는 안락한 기분에 빠져 그 기분을 즐기기에만 집중하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불행할땐 반대로 불행의 원인에 대해 천착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유란 것이 얄궃게도 대개는 나보다는 타인에게 귀결되곤 하죠. 아오, 신경질나. 너 땜에 내 인생이 이게 뭐야! 라든가.. 니가 순진한 날 꼬드겨서 이 모양 이꼴로.. 라든가.. 뭐 기타등등.

   <고래>로 한국의 마르케스와 같은 포스를 풀풀 풍기며 한국소설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작가 천명관이 <고령화 가족>으로 그 분노하는 인생들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네, 인생'들' 입니다. 그 면면도 어찌나 화려한지.. 하나만 있어도 '어우, 저 화상' 할만한데, 여럿이 모여있으니 '정상의 기준' 이 모호해질정도입니다. 넘버 원, 전과 오범의 걸어다니는 멧돼지. 넘버 투, 영화 말아먹은 주제에 '가오' 만 잡는 삐쩍이. 넘버 쓰리, 두번의 결혼을 말아드신 꺽다리. 넘버 포, 세상에 무서운게 없는 싸가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넘버 파이브, 이 찌질한 인간들을 모두 사랑으로 품으시는 어머니, 아 어머니!

   스스로를 그닥 '바르고 선량한 이 시대의 모범시민' 정도로높이 평가하고 있진 않지만, 아 진짜 이 인간들은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답답했습니다. 낄낄대며 웃다가도, '뭐지 이 화상들은..' 하며 쯧쯧 혀를 찰 수 밖에 없었던것이죠. 루저중의 루저. 그들의 면면이 너무도 찌질해 스스로를 좀 한심하다 여기곤 하는 내 눈에조차 한심바이러스가 풀풀 풍겨댈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또 책을 읽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던걸요. 에이씨, 좀 찌질해도 행복하면 안돼? 인생 좀 구질구질해도 행복하면 안되냐고오~

   예로부터,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고 했던가요. 사람을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언제나 그 사람을 '대충' 알면서 이러쿵 저러쿵 평가하게 되는 함정에 빠지게 되는것 같습니다. 사람이란 워낙 복잡한 존재라서 무수히 많은 면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몇몇 지표들로 그 사람을 단순히 평가하고 낙인찍는것이죠. 천명관의 인물들도 그랬습니다. 사회가 들이대는 기준에서는 '낙오자' 였지만, 알아갈수록 그 기준이라는것에 의문이 들기 시작하더라구요. 콩가루 집안이라고 하지마! 이 끈끈한 가족애를 당신들이 알어?

   천명관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 각양각색의 특징있는 캐릭터, 아버지의 부성이나 엄마의 모성을 강조하지 않아도 뭉클하게 다가오는 가족애, 이 모든것들이 잘 어우러져 <고령화 가족>이라는 한 편의 맛있는 소설의 탄생했습니다. 지지고 볶고, 싸우고 악다구니를 써도, 내게는 너무 소중한 가족들. 봄이 살살 다가오고 있는 4월, 외롭지도 않고, 우울하지도 않을, 이 봄의 동행자 <고령화 가족>을 만나보기를 권해 드립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덮으면, 아마 여러분도 저와 비슷한 묘한 기분에 휩싸이게 되실겁니다.  '어우..이 웬수들! 근데..이상하게 찡하네'
 
 

글_11기 인턴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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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 프로필 사진
    2010.04.07 10:31
    바이런이 누구지?
    • 프로필 사진
      2010.04.07 16:40
      11기 김미진입니다^^;
      조금 자유로운 느낌의 글을 써보고자..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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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4.08 01:05
    책이 읽고 싶어지게 하는 서평인데요^^~
    • 프로필 사진
      2010.04.08 10:59
      헤헤. 격려 감사합니다~
      앞으로 저희 홍보팀이 다양한글들을
      블로그에 선보일 예정이에요^^

      '미진'한 제가 '매진'하는 모습을 지켜봐주세욬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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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4.08 10:14
    아! 미진씨가 쓴 서평이었군요^^ 저두 어제 알라딘에서 이 책 샀다눈~
    • 프로필 사진
      2010.04.08 10:59
      봄이 오니까 이런 유쾌한 소설이 더 땡기는것같아요~ㅎㅎ
      저는 이 책과 전혀 관계는 없지만..재미는 보장합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