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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변의 미국생활기 31] 미국의 장애인 P&A(Protection & Advocacy - 보호 및 권리옹호) 제도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goodcountry 2010.03.3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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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뉴욕주 상원의원이자 존 F. 케네디의 동생인 로버트 F. 케네디는 뉴욕주 윌로우브룩(Willowbrook)에 있는 발달장애인시설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윌로우브룩의 발달장애인시설은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발달장애인들을 함께 수용하고 있는 대규모 시설이었다. 그곳에 있는 발달장애 아동들은 옷도 입지 못하고 벌거벗은 채로 있었고,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있었다. 2~3명이 70여명에 이르는 아이들을 보호하고 있었고, 그들에게 손으로 음식을 퍼서 밥을 먹여주었다. 그들은 하루종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누구와도 얘기도 나누지 못한 채로 완전히 방치되어 있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1975년에서야 발달장애인법에 장애인시설에서 살고 있는 발달장애인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장애인 P&A(Protection & Advocacy - 보호 및 권리옹호) 제도가 도입되게 되었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권리옹호제도(PADD - Protection and Advocacy for Individuals with Developmental Disabilities)를 시작으로 하여 1984년에 직업재활서비스를 받으려는 장애인들을 위한 권리옹호제도인 CAP(Client Assistance Program)이 도입되었고, 1986년에 정신질환자를 위한 권리옹호제도인 PAIMI(Protection and Advocacy for Individuals with Mental Illness)가 도입되었으며, 1993년에 그 외의 장애인들을 위한 권리옹호제도인 PAIR(Protection and Advocacy for Individual Rights)이 도입되었다.



1998년에는 휠체어와 같은 보조공학기기 이용에 관한 권리옹호제도인 PAAT(Protection and Advocacy for [Individuals in Need of] Assistive Technology), 1999년에는 사회보장수급자를 위한 권리옹호제도인 PABSS(Protection and Advocacy for Beneficiaries of Social Security), 2002년에는 외상성 뇌손상자를 위한 권리옹호제도인 PATBI(Protection and Advocacy for Individuals with Traumatic Brain Injury), 같은 해인 2002년에 투표 접근성 확보를 위한 권리옹호제도인 PAVA(Protection and Advocacy for Voter Access)가 각각 도입되었다.


인디언 보호구역을 포함하여 미국 전역에 56개의 P&A 기관이 설립되어 위와 같은 다양한 P&A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초로 발달장애인을 위한 권리옹호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1975년 이래 지금까지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미국 전역의 P&A 기관들은 격리 및 강박, 학대와 방임 등의 다양한 인권침해로부터 장애인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왔다.


예컨대 뉴욕의 P&A 기관은 25년 이상 특별한 주정부 조사권한과 예산으로 격리와 강박사건을 최소화시키는 데에 있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 기관은 5천건이 넘는 사망사건을 조사하였고, 조사결과에 따라 수백건 권고 및 광범위한 시설개혁을 하였다. 한편 1999년에 일리노이 주 전역의 학교에서 6살 정도 밖에 안되는 장애학생들을 가두는 사건이 알려졌다. 학교에서는 위험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서 한번에 몇시간 동안 학생들을 작은 방에 가두고 있었다. 일리노이 주 P&A 기관은 그러한 관행의 위험성에 대해 주 의회 의원들을 교육시켰고, 1999년에 일리노이 주 학교에서 격리와 강박의 사용을 제한하는 주법이 통과되었다.


우리나라 장애인시설에서의 인권침해 문제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광주의 모 청각장애인시설에서 벌어졌던 조직적인 성폭행 문제를 고발한 공지영의 소설 ‘도가니’는 장애인시설의 인권침해와 비리문제를 해결하기가 얼마나 고되고 어려운 일인지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학대와 방임, 폭행, 수급비 횡령, 심지어 성폭행에 이르기까지 잊혀질만 하면 언론을 장식하는 장애인시설에서의 인권침해 문제는 이제 더 이상 쉬쉬하거나 그때그때 땜방식으로 처리하여 넘길 문제가 아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의 P&A와 같은 장애인에 대한 권리옹호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보건복지가족부에서는 올해 시범사업으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를 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로 지정하여 장애인인권침해예방사업을 실시하기 시작하였다. 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는 인권상담을 통한 사례개입과 긴급 위기 사례지원, 장애인 인권침해 실태조사, 인권교육 등의 사업을 벌여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인권침해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그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활동을 벌인다고 한다.


장애인시설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에 대해 고발을 하여도 집행유예나 벌금 같은 너무도 관대한 처벌만 이루어지고, 지역주민들이 정신질환을 가진 장애인을 내쫓으려고 해도 속수무책인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미국의 장애인들에 대한 체계적인 권리옹호제도인 P&A 제도가 너무나 부럽기만 하다. 우리나라에도 미국의 P&A 제도와 같은 장애인 권리옹호제도가 하루빨리 도입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다음글: [염변의 미국생활기 32]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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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4.07 15:28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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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4.14 17:07
    염변호사님 미국에서 안녕하신지 궁금하였는데
    이렇게 생활기를 연재중이셨군요! 벌써 31회째!!
    재밌게 잘 읽겠습니다 ^^
    건강하시길~!!!

    -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