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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 관련 법 개정에 관한 강의 - 정정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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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으로
서초에서 1시간을 넘게 지하철을 타고 달려온 보람이 있었다. 시원스럽게 뚫린 도로와 그리 높지 않은 빌딩들.  오랜 만에 화창하게 갠 날씨 속에 안산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에서 있는 정정훈 변호사님의 외국인 근로자 법 강좌를 보기위해 찾아 온 경기도 안산의 풍경은 참으로 시원스러웠다.

강의 전 분주하게 세미나를 준비하시는 지원센터 직원들의 모습은 마치 재밌는 영화 한편을 보러온 관객들의 모습처럼 들뜨고 가벼운 분위기였다. 매일 외국인근로자들의 애로사항을 접하고 상담하고 해결해줘야 하는 이분들에게 정변님의 법률 교육은 그동안 가려웠던 곳, 답답했던 부분들을 해결해 주는 신나는 일인 듯 했다. 파바로티의 노래와 셀린 디온의 아름다운 선율들에 취하고, 서로 서로 차와 과자를 권하며 즐거운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쯤, 약간 늦게 도착하신 변호사님은 서둘러 강의를 시작하셨다.

개정된 외국인 근로자 관한 법률 브리핑
강의의 시작은 2009년 개정된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에 대한 간략한 설명으로 막을 열었다. 대체로 어려운 한자 투의 법 문장들을 좀 더 알아듣기 쉽게 풀이해서 쓴 것이 이번 개정의 주였지만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들이 있었다.

첫 번째로 3년 동안 외국인 노동자가 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기간이 지나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고(18조 2항), 6개월 이내에 본국에서 신청을 하여 다시 한국으로 재입국 할 수 있었던 것이 개정 이전의 법이라면, 2009년 개정에서는 3년의 기본 취업기간이 다한 외국인 근로자는, 근로자를 고용한 "고용주가 요구할 경우" 그 노동자의 체류기간을 2년간 더 연장 할 수 있게 해 놓았다. 보통 외국인 근로자들은 5년의 비자를 받기 때문에 3년 이후 추가로 2년의 연장기간을 준 것일 것이고, 그 만큼 외국인 근로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갔다 오는 번거로움 없이 더 일을 할 수 있는 편의가 제공된 것이지만, 정변님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기존에 노동자들이 3년을 일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다시 3년의 비자를 받고 재입국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던 취업 및 비자 알선 브로커들로 인하여 피해를 입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았는데, 개정된 법에서도 아직 3년 근로 후에 2년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브로커의 개입의 여지가 여전히 남아있고, 또한 "사용자" 즉 고용주의 요청이 있어야만 2년의 연장이 가능하다고 하는 부분에서 불공정한 계약이나 여타의 인권침해 사항이 생길 수 있는 개연성을 남겨 놓았다는 것이다. 차라리 아예 비자 기간에 맞추어 근로 기간을 5년으로 하는 개정이 더 깔끔했을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두 번째로 짚을 사항은 외국인 근로자 문제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사업장 변경, 즉 근로자들이 일 할 곳을 옮기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였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3년간의 취업기간 동안 3번 근무지를 옮길 수 있는데(이것은 한번에 1년 계약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근무지를 옮기는 이유들이 법에 명시되어있다. 2009년 개정된 법에 의하면 그 항목하나가 추가 되었는데, 그것은 근무지에 환경이 계약과 다르다거나, 계약위반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다거나, 누구나 봤을 때 더 이상 같은 근무지에서 일할 수 없다고 생각 되는 경우에 한해서 계약기간이 만료되지 않아도 근무지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25조 1항에 제4호). 일반인들은 이것이 당연히 있어야 하는 조항이라고 생각 할 것이다. 그러나 정변님의 설명은 그 의미를 넘어 25조 전체를 보며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단 근무지를 3번의 제한을 두고 변경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위헌적 문제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 번째 근무지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가 위의 제4호에서 이야기하는 근무지에서 부당한 대우를 당한다든지 할 경우 더 이상 근무지를 바꿀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이미 세 번의 변경을 한 이상 출국이냐 참고 일을 하느냐 하는 선택 밖에 남지 않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참고 일을 하는 쪽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을 강제노동을 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 되고, 이는 곧 근로기준법을 위반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원래 개정 이전의 법에는 (즉 1항 제4호가 추가되지 않은 법) 부당한 대우나 계약위반의 사례들은 제2호("휴업, 폐업 그 밖에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그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 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의 "그 밖에"라는 법적 근거에 의해 근로자가 근무지를 옮길 수 있도록 하였고, 이는 세 번이라는 변경제한에 카운트되지 않았었다(25조 4항). 그러나 제 4호의 신설로 인해 오히려 근로자들은 부당한 대우에 의해 사업장을 변경하는 것조차 제한될 개연성이 남아있게 된 것이다.



질의응답 및 토론
정변호사님의 브리핑은 여기서 끝나고 이어 질의응답과 사례들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역시 가장 많은 질문들은 사업장 변경과 관련된 이야기들이었고, 실제로 고용하는 사람이나 고용되는 외국인근로자들에게 충분히 홍보되지 않은 법과 절차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례들이 상당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임금체불이나, 숙박비 공제 등으로 피해를 보는 사례들도 그 뒤를 이었다. 일례로, 숙박비 제공을 이유로 월급에 그 만큼에 금액을 제한 경우, 그 동안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여 왔지만, 정변님의 설명은 이는 명백한 위법 행위라는 것이다. 숙박비라는 항목은 임금의 내용에 포함 될 수 없으며 최저 임금법과 현금 지급의 원칙 즉 임금은 일단 계약상의 전액을 지급해야하는 원칙에 의해 숙박비를 공제하는 것은 위법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또한 다른 예로 최근 판례를 예로 들면서 설명하시길, 추가노동을 한 시간에 대한 임금지급의 관해서, 농축산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그 적용에서 제외한다는 법이 있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근로기준법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일단 현대 농업 등은 대형화되고 기계화된 사업으로 예전과 같이 불규칙한 노동시간과 방식을 취하기보단 일정한 근무량과 공장과 같은 많은 시간과 양의 노동이 투입된다. 따라서 일반 사업장과 꼭 같은 것으로 취급되어야 하고, 고용계약을 할 당시에도 계약서에 추가노동에 대한 추가 임금지급항목이 언급되어 있다면 이는 근로자와 고용주간에 추가로 근로할 경우 이에 대한 보상을 한다는 의미가 명백하므로, 농업이나 축산업 등에서 종사하는 근로자라 하더라도 그 예외 조항에 따라 추가노동 임금지급에서 제외되는 것은 근로기준법 상 옳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명백하게도 이러한 복잡한 법리를 적용하지 않고도, 간단히 최저 임금법의 취지에 따라 근로한 것에 대한 보상을 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이는 위법이 된다는 정변님의 설명이 계속 이어졌다. 1시간 반이 넘는 열띤 질의 토론이 끝나고 난 뒤, 정변님은 우리의 외국인 근로자 법은 물론 대만이나 일본의 현실에 비하면 굉장히 선진화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우리가 따라가야 할 것은 상식적으로 잘못된 법을 가진 후진국들의 모습이 아닌, 미국이나 유럽의 국가들처럼 외국인 근로자들이 자유롭게 사업장을 바꾸고 일반 노동자들과 동일하게 노동의 자유를 누리는 모습이라고 강조하셨다. 


강의가 끝나고
강의 후 지원센터 직원 분들과 함께한 점심식사에서 한국 사회가 외국인을 대하는 이중 잣대나 장기 고용에서 오는 노동력의 유연성과 효율성 등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다. 다양한 재료들이 한 데 어우러져 저만의 맛을 내는 샤브샤브를 먹으며,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문화로 어우러져 맛깔스런 맛을 내는 한국사회의 미래를 희망해보았다. 


글_11기 인턴 이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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