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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변의 미국생활기 30] 슬픈 인디언의 눈망울이 아른거리는 산타페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goodcountry 2010.03.1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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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아이들의 1주일 방학기간에 예술의 도시 산타페에 다녀왔다. 뉴멕시코 주의 수도인 산타페는 인구가 6만 여명 밖에 안 되는 작은 도시이지만, 미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도시로 손꼽히기도 했다. 작은 도시 산타페에는 박물관만 8개나 되고, 시내에 널려 있는 수많은 갤러리와 예쁜 상점들은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산타페는 아도브(Adobe)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로도 유명하다. 아도브(Adobe)는 원래 햇빛에 말려서 벽돌을 만드는데 쓰이는 점토를 가리키는 말이다. 뉴멕시코 지역은 산림이 없는 사막지대여서 단열이 잘 되는 벽돌 건축 양식이 발전했다고 한다. 진흙으로 아담하게 지어진 산타페의 건물들은 참 예뻤다.

우리는 그 많은 박물관 중에 어디를 갈지 고민하다가 인디언 예술문화박물관(Museum of Indian Arts and Culture)과 뉴멕시코 역사박물관(New Mexico History Museum) 2곳을 다녀왔다. 인디언 예술문화박물관은 이름 그대로 인디언들의 생활상과 그들의 문화, 예술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곳이고, 뉴멕시코 역사박물관은 인디언들이 초기 정착하던 때부터 스페인 점령기, 미국의 서부개척을 통한 뉴멕시코 편입기, 미국인들의 인디언 박해 등 뉴멕시코 주의 역사를 차근차근 보여주는 박물관이었다.


아메리카 대륙에 인간이 살기 시작한 것은 3만5천년~2만5천년 전쯤에 아시아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을 연결해 주는 베링해협을 통해 아시아로부터 인류가 이주하면서부터라고 한다. 이들이 바로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시조로 아메리카 대륙으로 들어와 계속 남쪽으로 이동하여 지금의 미국뿐 아니라 남미로까지 내려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500년대에 스페인 사람들의 원정이 시작되기 전까지 뉴멕시코 지방은 평화로운 인디언들의 지역이었다.

원래 인디언은 인디언(인도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다. 황금과 향신료를 찾아 대서양을 건너 인도에 가려던 콜럼부스 일행은 카리브해의 바하마 제도에 도착하였다. 자신이 인도에 도착하였다고 착각한 콜럼부스는 스페인 국왕에게 줄 보고서에 그곳에서 살고 있던 아라와크 족을 ‘인디언’이라고 칭하였다. 그 이후 유럽인들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인디언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황금을 찾지 못한 콜럼부스는 인디언들을 노예로 사냥하여 스페인으로 돌아갔고, “성부․성자․성령의 이름으로 모든 잘 팔릴 만한 노예를 계속해서 공급하자.”고 기록하였다고 한다.


바르톨로메는 <인디언의 역사>라는 책을 저술하여 인디언들의 문화와 풍속 뿐 아니라 유럽인들이 인디언들을 어떻게 다루었는지에 대해 폭로하였다. “...(인디언)남편들은 광산에서 죽어갔고, 아내들은 과로에 죽어갔으며, 아이들은 먹을 젖이 없어 죽어갔다....” 콜럼부스 이후 아메리카로 건너온 유럽인들은 인디언들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철저한 종족말살’이라는 결과를 남겼던 것이다.


남미와 멕시코를 정복한 스페인은 1598년 지금의 뉴멕시코 지방과 그 주변을 포함하는 지역을 뉴멕시코라 부르고 이곳에 스페인 사람을 보내 정착을 시작하였다. 1824년 멕시코가 독립국가가 된 이후 뉴멕시코도 멕시코에서 다스리게 되지만 영토확장에 혈안이 되어 있던 미국인들이 멕시코와 전쟁을 일으켜 1848년에 뉴멕시코 지방을 비롯한 지금의 미국 서․남부 지방이 미국이 차지하게 되었다.


1800년대 중반 인디언 부족들이 거주하고 있던 미국 남서부 지역에 금이 많이 매장되어 있음을 알게 된 미국인들은 금을 찾아 서부지방으로 몰려오게 된다. 이것이 골드러쉬(Gold Rush)이다. 미국 정부는 서부개척자들과 마찰을 빚었던 나바호 부족에 군대를 보내 공격하였고, 1864년 8천 여명의 나바호 부족들을 그들이 살던 지역에서 강제로 추방하여 뉴멕시코의 수용소로 강제 이주시켰다. 강제이주 과정에서, 열악한 수용소에서 많은 나바호 부족들이 사망하였다.


이후 미국 정부는 1868년부터 인디언 보호구역(Indian Reservation)을 설정하여 인디언의 자치정부를 허용하고 인디언들이 그들의 방식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해주었다. 인디언 보호구역은 백인 이주자들의 토지 확보를 위해 인디언들을 일정한 지역에 모아두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인디언 보호구역은 미국 전역에 310개소에 이르는데, 보호구역에 거주하는 많은 수의 인디언들이 마약이나 알콜․도박에 중독되어 있다고 한다.


뉴멕시코 역사박물관에는 링컨의 인디언에 대한 학살의 역사를 반성하는 내용의 문구가 적혀져 있다. "We cannot escape history... we will be remembered in spite of ourselves.(우리는 역사를 피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기억될 것이다." 그렇지만 인디언들을 몰아낸 터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에게 인디언의 문화와 예술 그리고 역사를 팔아 돈을 벌고 있는 모습이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박물관에서 나와 시내를 걷다보니 인디언들이 노상에서 자신들이 만든 장신구들을 팔고 있었다. 박물관에 걸려 있는 슬픈 눈망울을 한 인디언 모자의 사진이 오버랩되면서 마음이 저려왔다.


 


다음글: [염변의 미국생활기 31] 미국의 장애인 P&A(Protection & Advocacy - 보호 및 권리옹호)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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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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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3.18 17:32
    아 마지막 사진의 문구가 울컥합니다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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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3.18 22:25
    저도 미국에 있을수록 정말 여행하고싶어지는 곳이 타오스와 산타페입니다. 미국의 화려한 도시들보다도 꼭 마음에 담아가야할 모습은 오랜역사 이곳에서 살아오던 사람들의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다음주말에 가려고 계획 중인데, 살아있는 후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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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3.22 14:42 신고
      진숙님도 미국의 역사와 문화을 흠씬 느끼고 오시길 바라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