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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빈곤과 복지 - 김영수 변호사, 전은경 활동가

공감이 하는 일/공감 인권법 캠프

by 비회원 2010. 3. 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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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권리가 마땅히 보장되는 사회

공감인권법캠프의 두 번째 주제마당이었던 <빈곤과 복지> 강연에서는 전은경 참여연대사회복지위원회 팀장께서 ‘기초생활보장법의 의의와 문제점,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소개를, 그리고 공감의 김영수 변호사께서 몇 가지 주목할 만한 판결과 함께 공익소송 일반을 다루어 주셨다. 빈곤의 문제는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상존하며 여러 가지 많은 것들이 얽혀있다는 점에서 그 대안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 사회보장제도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그 해결을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서의 공익소송의 실례들을 접하면서, ‘빈곤과 복지’라는 막연했던 주제를 구체적으로 바라보고 고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강연에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먼저 기초생활보장법의 주제에서는 ‘최저생계비’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기초생활보장법의 제정은 국민의 생존권 보장을 시혜적 차원이 아닌, 국민의 권리로서 인정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 그러나 생활이 어려운 자들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활을 조성’ 하며(기초생활보장법 제1조),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생활의 유지가 가능하도록 한다는(제4조) 기초생활보장법의 입법 목적은 현실 속의 최저생계비를 직시할 때 공허하게만 들려왔다.

현 기초보장제도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로 구별된다고 한다. 첫째는 수급대상자 선정에서의 문제점이다. ‘부양의무자’ 규정때문에 실제로 부양능력이 없거나 현실적으로 부양행위를 하지 않는 ‘부양의무자’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수급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간주부양비 규정(실제로 부양의무자로부터 받는지와 상관없이 서류상 지급받는 것으로 전제되는 부양비)으로 인해 급여가 삭감되는 것과 비현실적인 재산기준의 문제점도 심각하다.

두 번째는 최저생계비의 수준의 문제이다. (그리고 ‘전물량방식’이라는 결정방식의 문제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2004년에 KBS ‘열린채널’에서 방영된 “최저생계비로 희망을 꿈꿀 수 있는가”라는 최저생계비 체험캠페인을 강연에 앞서 보여주셨는데, 일반 시민들이 한 달간 실제로 최저생계비로 생존이 가능한가를 체험하고 의견을 나누는 내용이었다. 말 그대로 최저생계비는 생존만 가능해보였다.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생활’을 지향하기 보다는 그저 주어진 예산의 가능한 한도 내에서 지급되는 것으로 밖에는 볼 수 없었다. 2008년도에 계측된 최저생계비는 평균 가계지출의 37% 수준이라고 한다. 





'나라 전체가 어려운데...', '예산이 빠듯해서...', '스스로 열심히 일해서 살아가야지...'라고 말하는 사람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빈곤이 게으름의 문제나 시혜적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분명히 현재의 기초생활보장법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연자께서 제안하신 ‘부양의무자 및 간주부양비 규정의 삭제’는 사회 복지의 주체를 개인에서 국가로 옮겨간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며, 복지정책의 실효성을 증대시킬 것이므로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되었다. 그 밖에도 강연자께서는 최저생계비의 계측방식을 상대빈곤 방식으로 전환할 것, 수급자 선정을 위한 재산기준을 합리화해야 한다는 대안을 함께 제시해 주셨다. 어느 제도이든 완벽한 것은 없고, 제도마다 그림자의 영역이 존재하겠지만, 최저생계비의 문제는 충분히 표면화되어 그 비현실성이 드러난 만큼 더 이상 그 해결에 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
 
기초생활보장법의 문제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빈곤과 복지의 여러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공익소송이다. 공익소송의 정의와 설명에 관하여는 공감인권법캠프의 자료로 대신하고, 여기에서는 소개되었던 공익소송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주민등록 전입신고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중심으로 나의 느낀 점을 간략히 적어보고자 한다.

비닐하우스촌과 같이 비전형 주거시설에서 거주하는 많은 도시빈민들은(전국적으로 30만 추산) 실제 거주지인 동사무소에서의 전입신고 거부처분으로 인해 법외의 영역에서 방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현행 주민등록법상, 30일 이상 거주목적으로 일정한 주거에서 생활하면 해당 지역관청은 전입신고를 받도록 하며, 이 수리 여부에 주거지가 ‘불법 건축물’인지의 여부는 고려대상으로 명기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자치부에서는 비전형 주거시설에 거주하는 주민의 전입신고를 거부하는 지침이 운용되고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행정청의 거부처분에 대하여 최근 대법원은 기존의 판례를 변경하여 “투기나 이주대책 요구 등을 방지할 목적으로 주민등록전입신고를 거부하는 것은 주민등록법의 입법 목적과 취지 등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2008두10997). 이 의미 있는 판결에 따라 행정기관들은 30일 이상의 실질적 의미의 거주 목적만 확인되면 전입신고를 인정하도록 되었다고 한다. 





이 사안을 보면서 주민등록 전입신고처럼 어찌 보면 나에게 너무나 당연했던 그 무엇, 전혀 불편함 없이 누릴 수 있었던 그 권리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원하는 권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복지 정책에 대한 우리 모두의 감수성이 더욱 세심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상태를 빈곤이라 정의하고, 국민의 기본적인 욕구와 권리를 국가가 의무로서 충족시켜 나가고자 하는 것이 복지라 한다면, 입법자나 법률가들은 그 기본적인 욕구와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고 있는지 꼼꼼히 재점검해봐야 하지 않을까.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를 그들에게 주는 것은 결코 시혜적 조치가 아닐 것이다. 지금 삶의 터전을 누리는 곳에서 전입신고를 하고 내 아이가 우리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해주는 것, 매일매일 아껴 써도 늘 가계부가 적자일 수 밖에 없는 비현실적 최저생계비를 현실에 맞게 수정하는 것 등은 그들이 국가에 요구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라고 봐야 할 것이다. 당연한 권리가 마땅히 보장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미래의 법률가인 우리들이 풀어야 할 과제는 (물론 무척이나 많겠지만...) 인권에 대한 감수성과 그것을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의 고민을 놓치 않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글_송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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