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3회] 장애와 여성 - 배복주 활동가

공감이 하는 일/공감 인권법 캠프

by 비회원 2010. 3. 11. 16:22

본문

 
사법연수원 입소 후 MT를 다녀왔다. 사법연수원에서의 첫 주는 여러 교수님들에게서 법조인으로써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한 강의를 듣는 기간이었다. 선배 법조인들께서는 공통적으로 지식과 자질만으로는 훌륭한 법조인이 될 수 없고 사람을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을 지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사람을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을 법을 해석 및 적용을 함에 있어서 어떻게 실현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인권캠프에 참가했던 친구들은 이 의문에 대한 정답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장애와 여성의 주제로 배복주 선생님께서는 두 가지 관점에 대해서 강의하셨다. 첫째, 장애인의 성 활동에 대한 편견을 지적함과 동시에 편견의 시정을 바라셨다. 비장애인은 장애인을 무성적 존재로써 바로보고 있다는 점. 즉 비장애인은 장애인의 성적 활동을 통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있다. 모자보건법에서 우생학적 이유로 인한 장애인의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은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하지만 비장애인은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성적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장애인도 스스로 성적 활동을 할지 여부를 결정하고 이 결정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 자유로이 생각하고 결정해서 이에 따라 행동할 자유는 기본권으로 최대한 보장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 행동이 장애인에게 불이익적인 결과를 낳는다면 자기책임의 원칙에 따라 스스로 책임지도록 함이 헌법에 부합한 조치일 것이다. 장애인을 보호의 객체로만 보는 지금의 관념을 버려야 한다. 물론 보호의 대상임을 부정할 수 없지만 기본권의 주체로 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저도 장애인을 보호이 대상으로만 바라봤었는데 큰 깨달음이었다.




둘째는 장애여성 성폭력사건에서 피해자를 대리함에 있어서 어려웠던 점을 지적하셨다.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피해자인 장애인의 시각에서 수사 및 재판을 해주기를 바라는 선생님의 바람이었다. ‘여성은 남성과 함께 승강기 안에 있으면 무서워한다’는 점을 남성들은 알지 못한다는 점. 여성과 남성이 다른 점이 있음에도 남성이 이를 간과하고 남성 위주의 사고를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동일한 관점에서 공정한 재판을 하기 위해서 판사는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다르다는 점을 알고 비장애인의 시각에서 재판해야 한다고 말하셨다

지금까지는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쟁점을 찾아서 그 쟁점에 관한 판례나 이론을 적용해서 사안을 해결하는 것이 법조인이 하는 역할이라고만 생각했다. 피해자의 시각에서 진실을 읽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몰랐었다. 사법연수원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이 점에 대한 얘기를 해주곤 한다. 이 친구들이 실무가가 되었을 때 꼭 피해자의 시각에서 수사 및 재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장애인의 기억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 장애인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판의 신속을 기해야 한다고 하셨다.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 헌법규정이 명백히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권리로 보고 있지 않는 판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 장애인 대상 범죄에 있어서 정확한 재판을 하기 위해서라도 재판 신속을 위한 특별 규정을 두었으면 좋겠다.

사법경찰관이 기록한 영상녹화물이 재판의 증거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셨다. 이로 인해서 검찰 단계에서 피해자가 다시 진술을 해야 하고 법정에서도 다시 진술해야 한다는 점.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려야 하는 피해자를 위해서 시정을 바라셨다. 이 부분은 강의 전에 어느정도 예상했던 문제였다. 장애인 뿐 아니라 성범죄에 있어서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 진술을 한번만 하게 하는 특별 규정을 두었으면 좋겠다.




형법과 성폭력범죄 특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폭행, 협박, 위계, 위력,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서의 개념에 대한 한계가 모호한 점도 지적하셨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판례군의 형성에 의해 해결되리라 본다.

마지막으로 인권 캠프에 다녀 와서 쓴 일기를 옮겨보고자 한다.


인권이란 무엇인가? 라는 장대한 주제보다
지금까지 법은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미명하에 소수자를 보호의 객체로만 바라보고 있다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이 소수자의 주장이라는 점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인권변호사라는 것이
소수자의 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것도 있지만
소수자의 소리에 귀 길이우면서 사실관계 파악, 법 해석, 적용을 하는 것도 포함하는 개념이라는 것 나아가 입법을 하기 위한 노력도 포함한다는 점.
관행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시각에 의한 접근이 필요하다.

글_문경재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