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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라는 이름의 차별-영화<친구사이?>청소년관람불가 등급분류 취소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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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에 대한 혐오, 편견, 비합리적인 공포심은 ‘청소년 보호’라는 명목으로 더욱 과장되고 확산됩니다. 영화 <밀크 (Milk, 2008)>는 ‘우리 아이들을 지키자’라는 구호 하에 동성애자 교사들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1970년대 미국사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법안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동성애자 교사들이 아이들을 동성애자로 만들려고 한다. 그러니 동성애자들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한국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연예인 홍석천 씨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한 이후에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퇴출당하였습니다. 또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청소년보호법시행령은 ‘동성애를 조장하는 것’을 청소년유해매체물의 개별 심의기준으로 삼고 있었습니다.

 

1990년대 이후부터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금지 및 인권보장이 국제사회에서 보편적인 인권기준으로 인정받고 있고, 의학적으로도 동성애는 이성애 ‧ 양성애와 동등한 입장에서 가치중립적인 성격으로 진단 및 분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동성애는 그 자체로 청소년들의 모방위험이 높은 것,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최근 영상물등급위원회가 김조광수 감독의 영화 <친구사이? (2009)>에 대하여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영화”(청소년이 관람하지 못하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영화)라는 이유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분류결정을 한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영화 <친구사이?>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와 영화사 ‘청년필름’이 공동 제작한 영화로써, 20대 남성 동성애자인 주인공이 군복무 중인 애인을 면회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동성애자인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밝고 유쾌하고 그리면서도, 주인공이 면회 신청서의 관계 란에 “애인”이라고 적었다가 다시 새까맣게 지우고 “친구”라고 적는 장면 등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자신들의 관계를 인정받거나 드러내지 못하는, 한국사회의 대다수 동성애자들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아픔도 사실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영화들과 비교하여 이 영화의 구체적인 표현수위가 훨씬 낮음에도 불구하고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이 영화를 ‘청소년관람불가’로 결정한 것은, 영화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라기보다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혐오감, 그리고 불편함이 작동하였기 때문입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이 영화에 대하여 ‘주제’와 ‘모방위험’의 항목에서 ‘다소 높음’으로 판단한 것과, ‘청소년들에게 보여주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영화’라고 강조한 것에서도 동성애에 대한 비합리적인 공포심, 편견과 혐오감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러나 청소년들에게 비교육적인 것은 오히려, 다름과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태도가 아닐까요?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은 영화 <친구사이?>에 대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결정이 동성애 자체는 비정상적인 것,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것이라는 이성애중심적인 전제에서 비롯된 ‘자의적인 판단’이므로 위법하다고 판단하고, 청소년관람불가 등급분류규정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어 지나치게 추상적으로 규정되어 있어 이러한 자의적인 판단이 가능하도록 하는 문제가 있다고 보여, 2010.2.4. 서울행정법원에 이 영화에 대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청소년관람불가 등급분류결정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관련기사: 2010.2.4. 프레시안] 영화 <친구사이??> 등급 논란…"동성애 차별이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10100204114700 

 

글_ 장서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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