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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변의 미국생활기 27] 도요타 사태를 접하며 드는 생각들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goodcountry 2010. 2. 2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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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요타 문제로 미국이 시끄럽다. 현지시간으로 2월 23일에 도요타 자동차의 대량 리콜사태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미국 의회의 첫 번째 청문회가 시작되었고, 두 번째 청문회에는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 직접 출석해 증언하였다. 워싱턴 포스트는 도요타 차량의 결함 부위 설명에만 한 면을 할애하였고, CNN 방송은 가속페달 결함으로 숨진 일가족의 마지막 911 전화통화 장면을 수도 없이 내보냈다. CNBC 방송은 자사 홈페이지에 ‘도요타 주식이나 도요타 자동차를 사겠는가?’라는 제목의 긴급 설문조사를 시작했고, 레이 라후드 미국 교통부 장관은 심지어 “미국 소비자들은 도요타 운행을 멈춰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대량리콜을 포함한 최근의 도요타 사태는 2009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에서 렉서스 차량이 도로를 벗어나 폭발하면서 운전자와 가족 등 탑승자 4명이 전원 사망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이 사고의 원인이 운전자석의 플로어매트가 가속페달을 압박하면서 급가속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도요타는 대량리콜을 단행하였다. 하지만 연이어 도요타 북미 공장 납품업체의 가속페달에서 페달이 작동시 원위치로 복원되지 않는 심각한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이에 도요타는 올해초 가속페달과 관련해 리콜을 결정했고 1000만대 이상의 대량 리콜로 도요타는 사상 초유로 미국 내 생산과 판매까지 일시적으로 중단하게 되었다.


이같은 도요타 사태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계 1위를 노린 무리한 생산확대, 비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잘못을 은폐하려는 일류기업의 병폐, 광고수입에 연연해 문제에 눈 감은 언론, 거대기업과 불편해지고 싶지 않은 일본 정부의 친기업 정책 등을 꼽고 있다. 이러한 원인들은 하나같이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사고에 기인하고 있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지속적인 높은 판매와 소비자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게 된 도요타는 2000년대 들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글로벌 확장에 나서면서 품질관리에 구멍이 뚫리게 되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 즉, 인간은 속도와 규모의 경쟁에서 뒷전에 밀리게 되었다. 한편 2006년 10월 구마모토현에서 5명이 부상당한 교통사고를 계기로 회사 쪽에서 대량 리콜을 발표했을 때, 노조에서 리콜 문제에 적극 대처하지 않으면 기업의 존망이 걸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였지만, 도요타 회사 측은 이러한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일본 구마모토현 경찰에서도 도요타의 조향장치 품질결함 은폐 의혹을 수사한 바 있지만 도요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도요타는 2008년까지 매년 2조엔 정도의 막대한 영업이익을 남겨 12조엔이 넘는 막대한 사내유보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경비절감 차원에서 2008년 말 비정규직 사원들을 대량해고하였다. 또한 생산성이 높은 라인에 봉급을 올려주는 시스템이 작동된 결과 숙련공이 비정규직 신참에게 기술을 가르쳐주려고 하지 않았다.


한편 도요타가 한 해 1000억엔 이상을 광고비로 쓰고 있기 때문에 언론은 도요타에 대한 비판보도를 하지 않았다. 일본 제일의 광고 선전비에 목줄이 잡힌 언론이 도요타의 경영자의 입맛에 맞는 보도만 하고, 정작 일반 시민들이 알아야 할 보도는 하지 않은 것이다.


도요타에 대한 미국 행정부와 언론의 집중포화는 도요타 자동차를 구입하는 소비자, 즉 사람을 우선시해서일까. 꼭 그렇진 않은 것 같다. 오바마 대통령은 무역 불균형 해소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올해 주요 경제 목표로 제시했다. 교통장관이 나서 미국 시민에게 안전성이 의심되는 도요타 차량을 타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고, 미국 언론에서도 포드와 GM 차량의 안전성 문제는 조그맣게 다뤄질 뿐 도요타 기사는 연일 미국 신문의 산업면을 장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은 미국이 자국의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해 정치적 의도를 갖고 도요타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싸게’는 효율성과 양적 성장만을 추구하는 자본의 구호이다. 이러한 속도 경쟁, 규모의 경쟁을 통해 더 많은 자동차를 팔고, 더 많은 자본을 축적하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이라는 가치는 슬며시 사라지게 된다. 이번 도요타 사태는 ‘인간’이라는 가치가 슬며시 사라지고 효율성과 양적 성장만을 추구하는 자본에 대한 경고인 듯하다. 이러한 경고를 무시하고 강력한 라이벌이 흔들리고 있는 이 시점을 시장확대의 기회로만 여긴다면 도요타와 똑같은 사태를 접하게 될 것이다. 브레이크 없는 자본의 질주는 더 큰 파멸을 불러올 수 있다.


다음글: [염변의 미국생활기 28] 장애인 지역공동체, Camphill commu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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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2.25 10:04
    국내기업들이 도요타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기를 바랄뿐입니다.
    좋은글 보고 갑니다. 오랜만에 올렸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