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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변의 미국생활기 25] 그대 아직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있는가? (책 서평)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goodcountry 2010.01.2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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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NG-HAE-YO, MR. OBAMA" (사랑해요, 오바마!)

 

지난해 11월 19일 오전, 광화문 세종로 사거리에서는 5,000여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이 모인 대규모 행사가 진행되었다.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청와대로 향하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한 행사였던 것. 이들은 오바마 미 대통령을 환영하는 플랜카드와 손피켓을 내걸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연신 흔들었다. "일본에게 무조건 항복을 받아내 대한민국을 출범하게 하였고, 오늘날과 같은 번영한 대한민국을 있게 한 나라"인 미국의 대통령을 그들은 진심으로 감사하고 환영하고 있었다.

 

서울 세종로네거리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오바마 대통령 환영대회를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국민들의 미국 유학 규모는 해마다 늘었다. 지난해 미 국토안보부의 비이민비자 입국통계를 보면, 학생비자(F1) 신분으로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 유학생 수는 12만7천185명으로 출신국가별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자녀의 조기유학을 위해 자녀와 부인을 미국 등지로 보내고 남편만 홀로 한국에 남아 유학비용을 대는 '기러기 아빠'는 이제 보편적인 가족의 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시민’이 되려는 한국인의 행렬도 꾸준히 이어져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숫자는 20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아메리칸 드림의 쇠퇴와 유럽의 소리 없는 경제 기적

 

이처럼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미국이라는 나라는 "은인의 나라"이자 지금까지도 "희망과 꿈의 나라"이다. 많은 이들이 미국이 하는대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미국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요, 우리가 살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200년 이상 미국의 정신이 되었던 ‘아메리칸 드림’이 점차 쇠퇴하고 있음을 『유러피언 드림』의 저자 리프킨은 지적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과 부자들의 소득격차는 갈수록 커져서 소득불균형 면에서 미국은 선진국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무르게 되었고, 아동빈곤수준도 선진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반면 평균 살인률은 인구 10만명당 6.26명으로 EU의 거의 4배에 달했다. 노력해도 성공하기 어려워진 미국 사회에서 미국인들은 노력해서 성공하려 하기 보다는 인생 역전의 기회를 찾는 경향이 높아져 복권과 카지노․경마 등의 합법적 도박에 2002년에만 680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또한 저자는 경제적인 면에서도 EU가 미국을 앞서고 있음을 통계로 보여주고 있다. 많은 이들이 아직까지 세계 최고의 부자 나라가 미국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유럽연합 헌법의 비준을 코앞에 앞두고 있는 EU가 경제 부문에서도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 2003년 EU의 국내총생산(GDP)은 10조 5000억 달러로 미국의 10조 4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상품 무역 뿐 아니라 서비스 무역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포춘》이 선정한 140개 대기업 에는 61개가 유럽 회사, 50개가 미국 회사로 유럽 회사가 더 많은 이름을 올렸다. 세계 1위 휴대폰 업체는 미국의 모토로라가 아니라 핀란드의 노키아이고, 세계 비행기 시장을 장악한 회사는 미국의 보잉이 아니라 유럽의 에어버스이며, 세계 4대 은행 가운데 3개가 유럽 은행이다.

 

 

유러피언 드림의 태동

 

우리는 점점 더 서로 연결되고 가까워지는 세상을 맞이하고 있다. 미국 증시의 변동에 따라 한국 증시가 춤을 추는 일은 이제 원칙이 되어버렸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으며, 안보와 경제 문제, 환경 문제 등 많은 중요 사안들이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와 머리를 맞대어야만 해결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처럼 상호의존성이 높아진 세계에서는 개인의 배타적인 자유와 끝없는 부의 축적, 무제한적인 발전, 쉼 없는 일, 일방적 무력행사로 표현되고 있는 아메리칸 드림보다는 공동체 내의 관계, 다양성의 존중, 삶의 질 추구, 심오한 놀이, 보편적 인권, 지속가능한 개발로 표현되고 있는 ‘유러피언 드림’이 전 인류가 나아갈 방향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서부 개척시대의 케케묵은 사고방식은 쇠퇴하고, 새로운 유러피언 드림이 태동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아메리칸 드림이 목숨을 바칠 가치가 있는 꿈이라고 말하곤 하지만 새로운 유러피언 드림은 삶을 추구할 가치가 있게 해주는 꿈이다.”

 

 

미래는 공감의 시대가 될 것이다

 

중세 때는 기독교적 영구구원을 꿈꾸며 삶의 중심에 신앙이 있었다. 근대에 들어와서야 물질적 진보를 위해 모든 이들이 이성을 추구했다. 미래에는 상호의존성이 높아진 만큼 개개인은 더욱 취약한 위치에 놓여있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통된 취약성을 상호 인식하고 보편적 인권을 보장받기 위해 추구할 이상이 무엇일까. 바로 ‘공감’이다. 공감은 온갖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개개인들이 서로 다른 이들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 경험을 깊이 나누는 것이다. 다른 이들과 상관없이 자신만의 자율성을 가지고 끝없이 부를 추구하며 흑백논리에 따라 ‘나’와 다른 ‘남’을 적으로 규정하고 일방적으로 무력을 행사하는 ‘미국의 꿈’은 이제 폐기되어야 한다. 저자는 새로운 시대에 요구되는 가치가 바로 ‘공감’이고 미래는 ‘공감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사실 인권과 공감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네가 대접받기 원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성경의 말씀은 보편적인 인권보장과 공감이 바로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나와 상대방이 같지 않다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내가 원하는 것은 다른 사람도 원하는 것이고, 내가 원치 않는 것은 다른 사람도 원치 않는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바로 인권감수성이자 진정한 공감이다. 앞으로 미래에 펼쳐질 ‘공감의 시대’를 맞아 우리는 새로운 ‘유러피언 드림’이라는 꿈을 꿀 때가 되었다.


다음글: [염변의 미국생활기 26] 감동을 주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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