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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변의 미국생활기 24] 미국 운전면허증 따기

공감의 목소리/공변의 일상

by goodcountry 2010.01.1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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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을 한국에서 발급받은 국제운전면허증으로 운전을 하고 다니다가 얼마 전에 미국 운전면허증을 땄다. 그런데 운전면허와 관련해서 왜 그리도 설(說)들이 다양한지... 캘리포니아 주는 국제면허증을 3개월 밖에 인정하지 않는다는 사람, 미국에 온 지 6개월이 지나면 무면허 취급을 당한다는 사람, 국제면허증은 국가 간의 협약으로 인정한 것이므로 1년간 그걸로 차를 타고 다녀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사람 등등 운전면허증과 관련해서 제각각 알고 있는 바가 다르다. 또 세세히 그 주장을 파고 들어보면 그 근거가 모호해서 어느 것이 맞는지 아리송하다.(그런 것 중의 대표적인 것이 운전면허 외에 ‘아이가 몇 살부터 혼자 학교에 다닐 수 있는지’이다^^;)

실은 미국 운전면허증을 따려고 마음먹게 된 것은 운전에 관한 미국 면허가 필요해서보다는 ID 확인(본인 확인) 때문이었다. 운전할 때야 경찰에 안 걸리도록 안전운전을 하면 되는 거고(미국은 차선을 막고 음주운전 단속 같은 것을 하지 않는다.), 행여 교통위반을 해서 경찰에 걸렸다고 해도 국제면허증을 보여주고 한미 간의 국제협약으로 1년간 유효하다고 얘기하면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그놈의 Photo ID(사진이 부착된 본인 확인증) 확인이었다. 매장에서 옷을 사려고 신용카드를 보여줄 때에도, 호텔이나 여관에서 하룻밤 묵으려고 해도, 차를 렌트하려고 해도 Photo ID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곤란했던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본인 확인을 위해서 (그토록 중요한^^) 여권을 항상 소지하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미국 운전면허증을 따야 Photo ID 확인 문제 때문에 골치를 썩히지 않을 수 있었다.

미국은 알다시피 운전면허를 주별로 관할한다. 그래서 주마다 운전면허증 발급요건이 조금씩 다르다. 내가 사는 캘리포니아 주는 국제면허증이 있어도 신규로 운전면허를 발급받는 절차와 똑같이 필기와 실기시험을 거쳐야 하지만, 뉴욕 같은 경우에는 국제면허증이 있으면 필기시험만 보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거기에 살다 오신 분이 그렇게 해서 면허증을 발급받으셨다^^;).

운전면허는 DMV(Department of Motor Vehicles - 차량관리국)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DMV는 운전면허 뿐 아니라 차량 등록과 운전기록 관리, 교통위반자 학교 관리, 차량 생산자․판매자․수송업자 관리 등 차량과 관련된 전반적 업무 뿐 아니라 주민등록증 같은 본인확인증 발부, 유권자 등록업무도 맡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DMV에 가면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파산상태여서 예산을 대폭 삭감하여 DMV도 많이 줄여서 DMV에 일을 보러가면 1시간을 기다리는 건 기본이다.

그리고 우스운 것은 줄을 여러번 서야한다는 것이다. 한국 같으면 기계로 순번대기표를 발부받으면 될 일을 DMV에서는 무슨 업무로 왔는지 줄을 서서 기다려 자신의 용무에 대해 얘기를 하고 순번대기표를 받아야 한다. 예컨대 운전면허 신청을 위해서 DMV에 갔다면 자기가 운전면허 신청을 위해 왔다고 얘기하기 위해 한참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그 얘기를 하면 순번대기표를 주는데 자신의 차례가 될 때가지 또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창구별로 업무가 나뉘어 있지도 않은 듯했는데 왜 그것을 일일이 사람에게 맡기는 지 통 알 수 없다.(실은 은행에 가도, 휴대폰 대리점에 가도 왜 왔는지를 일일이 사람이 물어보고 있다. 전화를 해도 처음에 자동응답기로 연결되어 한 얘기를 사람이 나와 또 반복하도록 한다.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게 하는 게 미국 사람들의 취미는 아닐 텐데^^;)

미국에서 운전면허를 딸 때에 한국보다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운전면허 신청을 하고는 바로 필기시험을 칠 수 있다는 점이다. 동양인들이 많은 캘리포니아 주와 뉴욕 같은 데는 한국어 시험지도 준비하고 있어서 또한 좋다. 미국의 운전면허 필기시험은 한국 것보다 훨씬 간단하여 인터넷에 떠다니는, 혹은 한국슈퍼에서 나누어주는 인명록 뒤편에 붙은 모의시험지만 보면 된다. 25문제 정도 출제가 되는데 모의시험지에서 봤던 문제가 그대로 나와서 나도, 얘엄마도 하나도 안 틀렸다^^~

필기시험을 보고는 다시 실기시험(우리처럼 코스와 주행시험을 따로 보지 않고 도로주행시험만 보면 된다) 예약을 하러 왔다고 얘기를 하기 위해 줄을 서야한다. 그렇게 실기시험 날짜 예약을 하고는 예약된 날짜에 자기 차량을 몰고 와서 차량등록증과 보험증을 확인하고 자기 차로 실기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날로 먹는 필기시험과 다르게 주행시험은 쉽지 않다고 주변에서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한국에서 10년 가까이 운전한 베테랑 운전자도 몇 번을 떨어졌다고 하고, 주행 시험 전에 보는 차량 점검에서 브레이크 등이 켜지지 않아서 혹은 서리제거장치가 어디 있는 줄 몰라서 어처구니 없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였다. 좌회전 혹은 우회전 때에 미국에서는 좌 또는 우로 고개를 돌려서 해야하는데 모션을 크게 하고, 여성의 경우에 귀걸이를 해서 흔들리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주행시험 당일날 나도 긴장을 하고 DMV로 향했다. 줄을 서서 차량점검을 기다리는데 앞 운전자는 미리 자기 차의 깜빡이 등을 켜보고는 불이 들어와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시늉을 하며 웃음을 선사하였다. 그런데 이게 왠일이랴. 여유만만했던 앞 운전자는 차량점검에서 빠꾸(^^ 탈락)를 당했다. 드디어 나의 차례가 되었는데 시험감독관은 스페니쉬 출신의 여성이었다. 긴장을 잔뜩한 상태로 시험감독관의 지시대로 DMV 주변을 한바퀴 빙 돌았다. 그런데 거의 DMV에 다 왔을 무렵 STOP 싸인이 있는 네거리에서 내가 갈 차례였는데 갑자기 오른쪽에 있던 중국인이 내가 갈 방향으로 우회전을 해서 들어왔다. 갑작스런 상황이라 짧은 순간에 판단을 하여 그 차를 먼저 보내고 천천히 차를 몰았다. 그러자 시험감독관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내가 갈 차례에 다른 차량이 끼어들었으면 교차로에서 멈칫거리고 있을 게 아니라 경적을 울리고는 내가 먼저 가는 게 맞았고, 나는 교차로에서 멈칫거리는 중대한 교통위반을 한 것이라고... 난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변명을 좀 하다가 바로 나의 실수를 인정했다.(미국인들은 자기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변명하는 것을 참지 못해한다는 얘기가 떠올라서였다.^^;) 그러자 교통안전수칙에 대해 일장훈시를 하면서 주행시험 체크 용지의 ‘Passing'에 확인을 해주었다.

난 시험감독관을 잘 만난 덕에 중대한 교통위반(^^;)을 했음에도 아슬아슬하게 주행시험을 통과했다. 우편으로 부쳐준다는 면허증은 아직 받지 못했는데 빨리 오기만 바랄 뿐이다. 내가 아는 한 교수님은 미국에 오셔서 새 차를 사서 차량등록을 했는데 몇 달이 지나도록 차량번호판을 못 받아 한동안 번호판 없이 차를 몰기도 하셨다 하여 좀 걱정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이렇게 미국 운전면허를 땄다. 이제 당당하게 Photo ID를 확인해줄 수 있게 되었다.^^~


다음글: [염변의 미국생활기 25] 그대 아직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있는가? (책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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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18 12:37
    추카합니다. ㅋㅋ
    뉴욕은 필기 실기 다 봐야하고 아마도 뉴저지가 국제면허증 가져가면 필기만 보고 면허증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뉴욕은 5시간 안전운전교육을 받고 그것을 받았다는 인증번호가 있어야 실기 시험을 치를 수 있게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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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19 13:40
    추카추카!!! 캘리포니아도 지진 난다고 하던데 거긴 괜찮은거야? 요새 뉴스에 아이티 많이 나와서 좀 걱정되더라구... 암튼 운전면허 획득 경축드리옵나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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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21 09:43
    미국에서의 첫 시험에 통과 하셨군요, 감축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