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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적재일동포 사건을 떠올리며

공감이 하는 일/자원활동가 이야기

by 비회원 2010. 1. 1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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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적 재일동포와 관련된 사건을 접하면서 나는 책장에 꽂혀 있던 책 하나를 꺼내었다. 일 년 전쯤 인가, 무슨 동기로 사게 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마음을 스산하게 했던 책, 서경식의 ‘디아스포라 기행-추방당한 자의 시선’이다.

 

디아스포라. 어감이 예쁘기도 하다. 어원을 살펴보니 더 예쁘다. ‘Dia+spero' 는 ’Over+snow' 즉, 무언가 위에 눈을 흩뿌리는 것 같은 느낌의 단어인가보다. 로마가 번성하던 시기 여러 정복지에 이주민을 흩뿌렸던 것에서 기인한다고 알려진 이 단어는 지금 여기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 것일까?

 

디아스포라 기행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서경식 (돌베개,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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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의 마음을 스산케 했던 첫 번째 힘은 광주에 대한 필자의 감상이다. 나 역시 지난 3월 처음 광주를 밟았을 때, 필자처럼 약간의 흥분과 떨림이 있었다. 사돈에 8촌을 둘러봐도 전라도 ‘~잉’ 악센트를 들을 길 없는 경상도 토박이 집안사람으로서, 나에게 전라도는, 광주는 일본보다도 더 멀었었다. 그런 곳이었기에 내 기억 속 ‘광주’는, 국사 교과서 뒤편 현대사 귀퉁이 사진과 오버랩되는 픽션과 논픽션 그 중간 어디쯤이었다. 민주화의 성지, 5·18의 기억 등등의 사실들이 아마 나를 설레게 했으리라. 나의 감상과 완전히 겹치지는 않지만 필자 역시 광주에 그런 애틋함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 본 광주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과거의 트라우마가 질기게 뒷덜미를 당기며 현재와 조우하는 기묘한 곳이었다. 필자 역시 그랬을까? 아마도 내가 처음으로 ‘이방인’ 이라고 느꼈던 곳이 광주이었기에, 필자의 디아스포라 삶의 고단함이 내 마음에 닿았을 것이다.

 

디아스포라로서 살아가기가 여간 쉽지 않았을 것임이 짐작되고 남는다. 굳이 구구절절 설명하고 싶어 하지 않아하는 작가의 태도에서 그 동안 그가 받았던 일련의 짜증이 느껴졌다. 사춘기 시절 누구나 한 번 물어봤을법한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끊임없이 마주해야 하는 ‘팔자’란 정말 쉽지 않겠지. 그래서 필자가 소개한 많은 디아스포라의 인생들은 ‘예술’이라는 피안의 세계로 숨어버렸던 게 아닐까. 부정하고 싶어도 혹은 알고 싶어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팔자’의 고됨을 잊기 위하여 그림, 문학, 음악 등의 예술의 세계로 도망가는 것 말고는 별 다른 도리가 없었던 것이 아닐까. 필자의 취미생활만 봐도 오페라 감상, 그림 감상처럼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주니 아주 틀린 추측은 아닌 것 같다. 안 그래도 외로운 처지의 사람들이 스스로 현실 도피를 선택한다는 것은 꽤 상징적이다.

 

얼마 전 알게 된 디아스포라 한 분이 있다. 공익과 인권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한국의 젊은 여학생이 신기하신 듯 이것저것 많은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 중 힘주신 부분이 ‘역사의식’이었다. 언제나 역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분의 말씀을 듣고 생각해 보았다. 역사적 관점에서 조선적 재일동포 사건은 어떻게 될까? 아니, 이 사건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 다시 ‘역사’의 이름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선에서 종결 될까? 치사하고 또 치사한 승리한 자의 역사는 얼마나 많은 디아스포라를 꾸준히 만들어 낼 것인지 한번 생각해 볼 타이밍이다.

글_10기 인턴 방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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